효자동 구텐 백
백경학 지음 / 푸르메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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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구텐 백'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구텐'은 독일어의'Guten' 즉, 영어의 good 을 일컫는 단어이다. 쉽게 말해서 '마음씨 좋은 백 씨' 정도로 풀이하면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백경학'은 주요 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던중에 독일 유학을 가게 되고, 귀국 직전에 아내와 딸과 함께 영국 여행 도중 교통사고로 아내가 장애인이 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장애인'들이 병원이 아닌 숲속의 길을 걷으면서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 24시간 의료인들이 가족처럼 돌보아 줄 수 있는 병원을 건립하려는 취지를 가지고 '푸르메'재단을 설립하고 '아름다운 병원'을 짓겠다는 생각에서 그 일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많이 느낄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장애인의 날'을 만들고,  장애인에게 돌아가는 혜택들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 및 정책들은 너무도 미비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도 놀라운 것은 인구의 10%가 장애인이라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는 장애인 시설들이 여러 군데 있다. 아마도 서울의 동쪽 끝자락이고, 30여년 전의 개발당시에는 황무지와 같았던 곳이기에 주민들의 민원도 없었을 것이고 해서 개발 초기에 지어졌던 것 같다. 내가 가는 산책로에도 가끔씩 자폐아들이 누군가에 의해서 함께 오는 경우가 있는데, 힘겹게 걷는 모습이 안스러울 때가 많다. 그런데, 우연히도 같은 시각에 산책을 하다보니 마주치는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가 있었는데, 나한테 먼저 '안녕하세요' 하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다. 그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어른은 묵묵히 걸어가는데....  그후에도 그 아이는 만나면 인사를 먼저 하곤했다.  그밖에도 그런 시설이 몇 군데 있다보니 거리에서 마주치곤하는 자폐아들이 있지만, 우리 동네의 사람들은 특별한 반응없이 정상인을 대하듯이 자연스럽게 행동을 한다. 그런데, 이런 시설이 들어서려고 하면 주민들의 반발. '님비 현상'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정상인과 장애인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결국엔 모두 똑같은 인간이라는 존재인 것이 아닐까? 남보다 좀 불편을 느낀다는 것뿐....

또한, 이 글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가? '지선아, 사랑해'의 지선이의 뉴욕 마라톤 이야기는 정말로 감동이 아닐 수 없다. 42.195km를 7시간 22분에 달린(?) 아니 걸은 이야기. 화상 환자는 수분을 흡수할 수 없는 악조건속에서.

지선 씨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늘 새롭게 얻게 될 것을 이야기한다. 누구보다 당당하게 자기의 꿈을 이야기한다. 그런 지선씨가 한없이 위대하게만 보인다. 그리고 그녀는 아직 세상이 살 만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장애'의 시련을 이겨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잇는 것이 아니다. (p92)


푸르메 재단의 창립발기식에서의 김성수 총장의 이야기도 참 인상적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물을 이루고, 조그만 벽돌이 모여 거대한 성채를 이루듯 장애환자를 위한 아름다운 재활전문 병원을 건립할 때까지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자. (창립 발기식에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자신들의 행복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만연한 사회에서 장애인들의 재활치료와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병원이 멋진 모습으로 건립되어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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