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 캠핑 it's camping - 초보 캠퍼를 위한 캠핑 가이드&캠핑지 100선
성연재 외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  한 걸음 더 가까이! 자연에서 생활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캠핑!
 
 
  마흔이 되기 전에 해 보고 싶은 100가지 일들이 있다. 그 중 여행과 관련해서 가장 해보고 싶은 일들은 모든 시설이 갖춰진 크루즈를 타고 여행을 떠나보는 일과 캠핑을 통해, 자연과 더욱 가까운 생활을 해 보는 일이다. 주말 예능프로그램에서 나오는 한국의 명소를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을 보면, 텐트를 치고, 야영생활을 하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광고가 유행했을 만큼, 안정된 집이라는 공간을 떠나 생활하는 일에는 많은 준비와 용기가 필요하다. 어디에서 잘 것인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 미리 준비해서 떠나더라도, 다양한 변수들이 생겨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돌발상황이 있기에, 여행은 끝나고 나면 더 진한 추억의 흔적을 남긴다고 생각한다. 초보 텐트여행객에게는 장소선정부터 음식, 프로그램까지, 떠나는 용기를 복돋아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 있다면, 더 용기내서 여행을 떠날 수 있을거라 믿는다. 초보 캠퍼를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it’s camping』은 캠핑을 막연히 꿈꾸는 독자들에게, 실제 떠나보도록, 아름다운 풍경 사진과 친절한 정보로 유혹한다.
 
 
#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캠핑장을 취재한 꼼꼼함이 돋보이는 책.
 
 
  초보들을 위한 캠핑 고수들이 주목한 장소 52곳과 고수들을 위한 대한민국 방방곡곡 캠핑지 48곳, 100개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의 정보가 책에 담겨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초보들을 유혹하는 52곳에 정보에는 텐트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과, 각 캠핑장의 특징이 잘 잡힌 사진들, 그리고 계절, 전기, 시설 등 캠핑을 떠나는 이들이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혼자서 조용히 자연과 벗삼고 싶을 때 좋은 캠핑장, 섬안에 위치해서,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캠핑장, 시설의 수익을 애육원의 원생의 학비를 돕는 캠핑장 등, 다양한 캠핑장에 대한 정보와 사진을 보다 보면, 마음 속에 가보고 싶을 장소를 꼭 찜해두게 된다. 꼭 캠핑을 떠나지 못하더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캠핑장의 정보와 사진을 기초로, 상상여행을 떠나는 일도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는 방법이 될거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캠퍼를 위한, 캠핑장에서 알아두면 좋은 실속 팁들이 알차서 좋았다. 자연환경이 잘 보호되어 있다는 말은, 야생동물과 깊은 수심 등 그만큼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 짐꾸리기부터 상비약, 음식과 설거지 할때의 팁 등, 알찬 정보들이 가득하다. 캠핑장에는 새벽에 들어서면, 다른 캠핑을 즐기는 이의 잠을 깨울 수 있으므로, 아침에 진입해야 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캠핑을 하던 저자가 텐트치는 일을 힘겨워하는 옆 캠핑하는 이의 텐트치는 일을 돕는 에피소드를 읽을때면, 마음이 훈훈해지기도 했다. 혼자 떠나도 좋지만, 여러명 함께 팀을 이뤄서 캠핑을 떠나는 일은, 공동체의 단합을 위해서도 좋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
 
 
#  한 걸음 더,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다!
 
 
  자연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는 캠핑생활을 하다보면, 사람에 따라, 전기와 냉장고, 따뜻한 물 등 등 문명의 이기의 소중함을 느끼는 이가 생길 수 있고, 도리어, TV와 인터넷 등 자연생활에서 자유로운 맑은 공기와 함께 다양한 생각과 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캠프를 할 수 있는 장소는 전기와 온수, 인터넷이 다 공급되는 곳부터, 아무것도 없는 야생과 가까운 공간까지 다양했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행락객들이 머무는 곳을 피해, 소중한 가족과 함께, 캠핑의 즐거움을 느껴보는 일은 한 해를 보내며 추억의 흔적을 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낚시와 카누 등 캠핑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더욱 더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좋아하기에, 캠핑장에 도착해서, 텐트와 식사를 한 후, 밝은 랜터은 텐트에서 좀 떨어진 곳에 놓아, 벌레들을 유도하고, 은은한 불빛의 랜턴아래서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바람의 속삭이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즐기는 캠핑!, 때론 몸이 지치고, 불편함을 감내해야 한다. 감내할 용기를 지닌 이에게는, 매혹적이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용되는 용어에 우리말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당구와 낚시에는 일본어 잔재가 많이 남아있듯, 캠핑, 데크, 사이트 등  『it’s camping』에는 캠프때 사용하는 용어의 대부분이 영어였다. 강제적으로 모든 용어를 우리말로 사용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말을 가꾸어, 초보 텐트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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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블루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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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승자에게 많은 게 돌아가는 냉혹한 스포츠의 세계.
   
    자신도 모르게, 금지된 약물에 연루된 사실을 알게된다면..
 
 
  야구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좋아하는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에 행복을 느낀다. 승패와 관계없이 열정을 지닌, 그가 그라운드에 누비는 모습과 타석에 선 안타를 치고 나가려는 타자와 아웃시켜 보내지 않으려는 투수가 진지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열심히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을 마음에 하곤 한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선수생활을 다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스포츠에는 매경기마다 승패가 결정된다. 특히 야구는 개인의 작은 실수가 팀의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고, 다른 선수가 잘함으로써 개인의 실수가 가리워지기도 한다. 개인과 팀 모두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할까. 기량이 떨어지면 언제라도 퇴출될 수 있기에, 그 수가 한정되어 있기에 매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슬럼프에 빠진 유명한 선수일수록, 약물에 대한 유혹의 손길이 거세지고, 더욱 더 심리적인 갈등상황에 빠질거라 생각한다. 금지약물에 몸에 남아있기에 검사를 하면 밝힐 수 있다.
 
  어린 시절 자신도 모른 사이에 자연스럽게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특히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주목받는 유망주라면, 그 충격이 더할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개인의 진실보다 밝혀진 사실을 가지고 그를 평가하기에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선수생활에 곤란에 빠지게 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그가 잘못하지 않았지만, 언론에 밝혀지면 곤란해진다는 숨겨야한다는 마음, 밝히면 좋지않다는 그런 마음이 슬픈 사건의 원인이 된다.
   
   
#  화려한 스포츠 세계의 뒷그림자를 볼 수 있는 독특한 추리소설.
 
 
  하스미 탐정사무소 조사원인 가요코는 가출신고를 받아, 모로오카 신야라는 청소년을 데려오는 일을 맡게된다. 그녀의 곁에는 경찰견 생활을 은퇴한 마사가 늘 함께한다. 신야에게는 모로오카 가쓰히코라는 야구 명문고의 노히트노런을 달성해, 퍼펙트 게임이 기대되는 유망주인 형이 있다. 고시엔(한국의, 청룡기와 같은 고교야구대회) 예선전을 앞둔 가쓰히코가 있던 야구부는 몇주 전 배팅기계가 불타는 사고를 겪었다. 신야와 함께 귀가하던 가요코는 신야의 부탁으로 불탄 현장에 가게 되고, 놀랍게도 뜨거운 불길에 휩싸인 그의 형의 주검을 발견하게 된다. 오열하는 어머니와 상처받은 아버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같은 학교에서 퇴학한 야구부원으로 밝혀지면서 가쓰히코가 다니던 학교는 고시엔 를 포기하게 된다. 상상하지 못한 형의 죽음으로 상처를 받은 신야는, 가요코와 함께 형을 죽인 용의자를 찾기 시작하고, 용의자 뒤에 숨겨진 또다른 범죄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사건의 진상을 밝혀갈수록, 놀라운 사실들에 직면하게 되는데...
 
  모방범, 낙원, 화차 등으로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 - 미미여사의 최초의 장편소설이다. 두개의 사건, 가쓰히코의 죽음과 죽음의 원인이 되는 협박사건을 추적하는 가요코의 시선과 경찰견 마사의 시선으로 사건은 진행된다. 추리소설은 기본적으로 작가가 던지는 미끼가 매혹적이여야 한다 생각한다. 재미가 없다면, 누구도 끝까지 읽을 시간을 내어주기 않기 때문이다. 일단 재밌어야 하고, 그 다음은 작가가 보여주는 풍경속에서 삶을 돌아보게 한다면, 더욱 멋진 소설이라는 개인적 추리소설관을 가지고 있다.
 
  재미있는 소설이다. 사건이 풀릴 듯 하면서, 다른 사건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구성에 빠져, 끝까지 읽게되면, 놀라운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범인과 피해자 모두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할까. 상황에 대처하는 개인의 내면심리에 공감하며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누군가에게 가족을 잃은 아픔의 사건으로 끝내지 않고, 지금 살아가는 사회의 풍경을 살펴보게 하는 힘이 책에 실려있다.
 
  스포츠스타의 폭력사건이나 스캔들에 연루된 사건을 보면, 진실의 여부, 사건의 진상과 관계없이, 결국 이익을 보는 이는 언론매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독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준다는 이유로, 때론 자신의 비밀을 호도하기 위해 펼쳐지는 언론플레이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사건이 밝혀지는 것 만으로도 그 스타를 외면해버리기도 한다. 독자들이 외면할거라는, 진실보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는 현재의 언론시스템에서 독자들이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공인이라고 착각되어지는 연예계, 스포츠 스타들이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받게 되는 일이 많아질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의 여부에 관계없이 언론에 밝혀지는 순간 꿈과 희망을 잃어버릴 아이들을 걱정했던, 사건의 연루자의 마음에 공감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부터, 마음이 더욱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비밀을 밝혀내는 탐정의 기분으로 작가와의 두뇌게임을 벌이고 난 후, 진실보다는 사실 자체에 더 마음을 쓰는 현실세계의 모습에 마음이 씁쓸해진다. 누군가를 믿어준다는 일이, 얼마나 큰 용기와 신념이 필요한지, 왜 우리는 각자, 거리를 두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한 번 더 고민해 보게 된다.
 
  야구부의 에이스가 피해자로 등장하는 소설이지만, 야구를 모르는 문외한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일반적인 소설은 범인을 밝혀내고, 상처와 아픔으로 끝나버린다면, 이 소설에는 다음의 미래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도 느낄 수 있다. 희생된 사람들의 아픔과 함께, 스며든 악을 제거한 후의 더욱 밝아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따스함이 담겨있는 소설이다. 미미여사의 글을 싫어하지 않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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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러브 - 사랑하는 영혼만이 행복하다
메이브 빈치 지음, 정현종 옮김, various artists 사진 / 이레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  너무나 익숙해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랑의 감정. 사진을 통해 다시 느끼다.
  
 
  소중한 존재의 가치가 그가 곁을 떠난 이후에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찾아오는 아쉬움의 감정들은 그 마음을 그때도 알았다면, 더 잘했을텐데라는 후회로 남는다. 뉴스를 보면,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소식과 분노와 짜증이 나게 하는 뉴스가 있듯, 세상에는 즐거운 일과 힘겨운 일이 동시에 공존한다. 힘겨운 일에 마음을 쏟다가, 정작 하루를 살아가게 만드는, 애정, 친밀감 등의 사랑의 마음은 잊고 살아간다.
 
  지하철 안에서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상대를 바라보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 연인의 사진보다, 사랑의 속삭임과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활자를 좋아하는 난, 사진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정현종님이 옮겼다는 이야기에, 사진과 함께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책을 살펴보다보면, 포토에세이가 아닌, 사진집이라는 걸 알게된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M.I.L.K(MOMENTS INTIMACY LAUGHTER KINSHIP - 친밀감과 웃음 그리고 가족애의 순간들) 프로젝트이 열리고, 세계의 많은 사진 작가들이 사진을 보내왔다. 가리고 추려, LOVE라는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 있으신가요?
  
 
  하나의 사진에는, 사진이 말하지 못한, 독자가 놓치기 쉬운, 많은 뒷이야기들이 있다. 프롤로그에 실린, 킴 푹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생각이 더 강해진다. 베트남 전쟁때 네이팜탄에 화상을 입으며, 도로를 뛰던, 벌거벗은 채 울면서 뛰던 소녀가 킴 푹이다. 베트남 전쟁의 폭력성과 사진을 찍은 작가를 풀리처상 수상자로 만든 한 장의 사진에는, 숨어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사진을 찍고, 그가 그녀를 돕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생명을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화상의 치료하는 고통의 순간에 정성들여 돌보아주었던 간호사가 없었더라면, 그녀를 사랑하는 가족들이 없었더라면, 그녀는 유네스코 친선대사로서의 지금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녀가 가장 감동받았던 사진은 머리가 다 빠져버린 아이의 볼에 뽀뽀려는 간호사를 찍은 사진이다. 그 사진을 보며, 그녀는 네이팜탄의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했던 병원에서, 그녀를 정성스럽게 돌봐주었던 간호사 홍을 떠올렸다. 100장의 사진이 독자 모두에게 큰 감동을 전해줄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100장의 사진 중에 한 장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억 아래, 심장에 숨쉬던 추억의 공간으로 여행하는 여행티켓이 되어주어, 마음을 변하게 만들어주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했다 생각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생명의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 할머니의 손을 꼭잡는 예쁜 아이의 모습, 그저 바라보기만 헤도 설레는 순간,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 등 다양한 모습들이 책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사진과 사진 사이에는,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잠언들이 채워져 있다. 적지 않은 글 중, 눈물이 살짝 맺히게 했던 글귀는 잭 다이킹거의 글이었다. 사진작가인 그가 찍은 사진은, 누워있는 남성의 손을 꼭 잡고, 그의 이마에 키스하는 여인의 사진이었다. 맞은 편에는 병실에 누워있는 그를 간호하는 그녀의 모습이 4장의 사진으로 담겨있고, 사진 아래에는 짧은 글이 남겨져 있었다.
 
 
  내 절친한 친구 팀 캐러벨로는 뇌종양으로 투병 중이다.

  집에서 간호하던 마지막 몇 주 동안 그의 아내 린다는
 
  이 친밀한 시간을 사진에 담아달라고 내게 부탁했다.
 
  단 한 번의 접촉으로 수많은 말을 전하는 매 순간이 소중한 시간을.
 
  그리하여 이것이 불멸의 사랑의 마지막 장면이다.

 
 
  돈이 없어 가난한 사람보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았을 때, 추억이 없는 사람이 가장 슬프다는 글귀가 생각난다. 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을 살펴보면서, 추억이 없는 사람보다, 추억이 있음에도, 추억의 순간들을 잊고사는 사람들이 가장 가련한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국가에서 찍은 사진들은, 우리가 경험했거나, 쉽게 볼 수 있는 그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는 에너지를 전해준다.
 
  사진을 보고 상황을 짐작해 보다가, 책의 마지막 부분으로 가게 되면, 사진작가 약력과 사진 설명이 나온다.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했던 사진도 있었고, 전혀 다르게 생각했던 사진도 있었다. 처음에는 사진을 보고, 자신의 추억을 떠올려보고, 두 번째는 사진 설명을 보며, 사진의 뒷 이야기를 알아가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책은 사진으로 채워져, 많은 글이 보이지 않는다. 눈을 감은 채, 귀를 기울이면, 가슴에 숨어있던 이야기들이 가슴에서 추억을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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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은행의 비밀 52
최성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은행을 믿지 마세요(?)
 
 
  어머니께서 적금을 신청하기로 결정해서, 금융기관을 들려 이자율을 알아보는 일을 맡았다. 신협과 농협, 국민은행, 새마을 금고까지, 이자율이 조금씩 달랐고, 적용되는 세금도 달랐다. 같은 은행인데, 왜 이자율이 다른걸까.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는 이자율이 세던데, 금융사고와 파산이 발생했던 뉴스를 보면 불안하고, 그렇다고 제 1 금융권은 너무 이자가 낮고,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는게 없어, 난감했다. 경제지식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1970년 중반 이후, 부모님 세대가 사회초년생일때는 경제발전 시기에는 이자도 높고, 정부와 은행도 저축을 유도하는 분위기라서, 돈을 모아 저축을 하는 일이 매우 유용한 재테크였다. 최대한 아껴서, 적금을 부었다면, 높은 이자율로 인해, 돈이 금방 쌓였다고 할까. 저금리와 다양한 금융상품이 존재하는 지금은 무조건 적금만 했다가는 손해 보는일도 가능하다. 금융 문외한에게는 펀드, 보험, CMA 등등 알려고 시작하면 난해한 용어들이 경제를 더욱 멀게 만든다. 청약저축과 소득공제, 펀드와 보험, 부동산에 대한 기초정보는 알아야 할 것 같은데, 경기의 흐름에 따라, 규칙이 조금씩 바뀌기에,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경제의 흐름에 따라가기 힘들다. 돈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도 했지만, 계속 변화하는 금융지식을 익히기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서, 경제에 관심을 두지 못했던 점도 사실이다.
 
  이자율과 은행의 위험도에 관한 기초적인 정보를 알고싶어 선택한 책이다. (은행가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은행의 비밀 52라는 제목이 맘에 들었다. 특정 금융회사의 직원에 소속되지 않은, 서민들의 재무설계를 돕는 저자의 경력도 신뢰감을 더해준다. 2007년 10월에 출간된, 2008년의 변화되는 세테크의 정보를 담고 있지만, 금융문외한이기에 많은 정보들이 새로웠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금융지식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꾸준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 금융직원들, 그들은 단지 (단점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수없이 줄이 늘어서 있는 번호표, 은행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은행원들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그들에게, 금융소비자로서 그들이 알아서 다 잘 해줄거라는 기대를 했던 마음이 잘못되었다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게 해 주었다. 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장점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단점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은행에 대한 이야기는, 금융상품의 장점 뒤에 숨겨진, 말하지 않은 단점에 관한 이야기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금리'와 '수익률'의 차이, 청약가점제를 내 처지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샐러리맨에게 주거래은행이 필요한지 등 뉴스에서 알려진 상품과 내 금융환경과 꼭 일치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인식하게 한다. 뉴스에서 나온 상품이 무조건 좋지 않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며, 자신의 재무재정의 목표와 계획을 세워, 장점과 함께 위험성을 고려한 선택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 상품을 선택해야 대박이 난다는, 투자를 권유하는 내용이 없어 좋다. 언론이나 금융회사의 직원이 금융상품을 권유하는 이유와 그들이 단지 말하지 않았던 단점을 함께 알려주어, 현명한 선택을 돕는다. 조금 세심히 내용을 살펴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인데, 그냥 바쁘다는 이유와 귀찮다는 마음에 너무나 금융지식에 대해 멀리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중도상환수수료와 거치기간, 보험의 본래 의미와 부동산과 세금에 대한 알아두면 좋은 상식들도 너무나 좋았다. 금융지식이 전무했기에 더욱 크고 알차게 느껴졌다. 왜 부자들이 양도세나 세금에 크게 반응을 하는지, 똑똑지려는 노력없이, 누군가에 의지하는 투자는 나중에 자신을 원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현실이 보인다.
 
 
#  알아야 산다. 꾸준히 배워야 가지고 있는 자산을 잃지 않는다. 
 
 
  거시적인 안목에 관한 책들이 많은 책과 달리, 실제 은행에 갔을 때 만나게 되는, 다양한 기초정보의 의미의 이해를 돕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책에서 소개되지 않는 부분과, 출간 이후 변화하는 금융정책에 관한 내용은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다. 다른 경제 서적과 경제신문을 탐독하고, 금융기관에 자유로운 재무설계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보험이 10년, 20년의 장기적인 돈을 마련하기에 좋은 금융상품이지만, 중도에 해약하면 크게 손해보고, 약관과 자신의 재무환경에 맞게 투자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보험분쟁의 어두운 부분을 많이 알고 있어,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컸는데, 책을 통해 편견을 고칠 수 있었다.
 
  더 많이 벌기 위해가 아닌, 더이상 알아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새는 주머니를 선택하지 않기 위해, 금융지식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돈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지만, 많은 걸 처리해내는 힘을 가진 지금, 금융지식은 필요하다. 로또와 주식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강한, 성실하게 돈을 모으고 싶은 착한 마음을 지닌, 은행이 알아서 잘 상담해주겠지라고 태평하게 생각하는 금융지식이 무지한 독자의 금융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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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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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도전 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우울한 청춘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
 
 
  청춘의 시기는 현실과 타협하는 시기보다, 현실의 모순을 인식하는 시기라 생각한다. 세상이 아름다워보이기보다는 세상의 허물이 더 쉽게 보이는 때라고 할까. 순결하고, 깨끗함을 강렬히 원하기에, 때로 거칠고 타협을 모르기도 한다. 상위 5퍼센트의 안전한 길로 갈 수 있는 끈과 인맥, 학력을 지닌이가 아닌, 비정규직과 취업난, 인턴을 고민해야 하는 88만원의 세대에게, 청춘은 절망과 무력감의 시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20대의 잘못은 아니지만, 세상은 낙오자로 떨어진 20대에게 냉정하다. 이미 생활의 안정을 얻은 기성세대들이 이야기하는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이야기는 청춘의 귀에는 잘난척 또는 무력한 이를 배려하지 않은 가진자의 오만으로만 들린다. 존경할만한 기성세대를 손에꼽을정도로 찾을 수 없는 이때, 청춘들은 누구를 의지해야 할까?
 
  2002년에 출간된 『날다 타조』에 새롭게 추가한 글과 정태련님의 삽화를 추가한 개정증보판인 『청춘불패』에 주목한 이유는 딱 하나, 청춘에게 외치는 이가 이외수 작가이기 때문이다. 유년시절, 군대생활과 사회생활의 차이를 적응하지 못하고 훈장만 움켜지고, 술을 좋아해서 자식과 마누라에게 폭력을 일삼던, 청년시절에는 찢어지게 가난해서, 노숙은 기본, 추운 겨울에는 개집에서 강아지를 껴안고 밤을새운적도 있던, 지독한 가난속에서도 자기만의 마인드로 버텨온,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삶을 살아온, 다시 청춘의 시절로 돌아갈꺼냐고 묻는다면,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이야기는 청춘들이 한 번 쯤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힘겨운 삶을 고민하는 청춘에게 보내는 이외수의 메세지.
 
 
  16가지 상황에 처한 청춘에게 보내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을 무가치하게 생각하는 그대, 부모를 증오하는 그대, 왕따로 고민하는 그대, 백수인 그대, 사랑에 고민하는 그대, 나쁜놈들 때문에 울화통이 터지는 그대, 썩어 빠진 세상이 미운 그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대, 못생긴 얼굴로 고민하는 그대, 열등감에 사로잡힌 그대, 시대에 뒤떨어진 그대, 돈을 못 버는 그대, 종교 때문에 다투는 그대, 장애로 고통받는 그대, 자살을 꿈꾸는 그대, 시험으로 시달리는 그대까지 취업난, 재정난, 사랑의 상처, 열등감, 이기적인 세상 등 사회의 풍경과 자신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청춘들에게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해서,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16가지 상황이 각기 달리보이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인간이기에 가지는 사랑에 대해, 사회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관념을 뒤집어 바라보게 하는 시선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훈계조로 느껴질 수 있는 저자의 설교체의 문장에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고,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임과 함께, 곰곰히 생각해보는 심안과 뇌안을 함께 이용할 여유가 필요하다.
 
  취업을 하기 전에, 정말 내가 잘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서, 『인생의 다섯단계 - 그대는 백수다, 백수는 아름답다』편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백수는 직업을 선별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20대는 선몽기이기에 충분히 10대에 꾸었던 꿈들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말과, 30대에는 연마기이기에 잠을 줄여서 일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도전하는 꿈에 매진하려는 1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했다. 백옥보다 더 고운 언어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어, 저자의 메시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해 주었다. 글과 글 사이에 간혹 등장하는 아름다운 어구는, 잠들기 전과 깨어난 직 후 읽고 싶을만큼 매력적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귀기울일 여유가 있는, 청춘의 시기가 불안하고, 우울한 이에게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날다 타조』를 지닌 독자는 서점에서 『청춘불패』의 작가노트를 먼저 읽어본 후 구매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특별한 비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미처 바라보지 못한 관점을 보게 해주고, 아주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헌혈한 피가 없어, 펜에 피를 찍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작가의 오랜 글쓰기의 내공이 잘 드러나있는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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