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프로페셔널 - 자신이 믿는 한 가지 일에 조건 없이 도전한 사람들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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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미쳐야 미친다! 조선시대, 하나의 분야에 '제대로' 빠진 10명의 '프로페셔널'을 만나다.

  책 표지를 보면, 화가 최북의 모습이 보인다. 턱수염에서 왼쪽으로 가 보면 다섯 자의 한자가 음과 함께 적혀있다.   벽, 광, 나, 치, 오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癖(벽) ①고치기 어렵게 굳어 버린 버릇 ②무엇을 너무 치우치게 즐기는 성벽
狂(광) (어떤 명사(名詞) 뒤에 쓰이어)그 명사(名詞)가 뜻하는 대상(對象)에 
          열광적(熱狂的)인 성벽(性癖), 또는 그런 사람을 나타냄

懶怠(나태) 게으르고 느림

痴   어리석을 치 ㉠어리석다 ㉡미치다 ㉢열중하다

傲  거만할 오  ㉠거만하다 ㉡업신여기다 ㉢놀다 ㉣거만 

  다섯 한자를 보기만 해도, 책의 내용을 가늠할 수 있다. 세상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이 믿는 한가지 일에 너무 치우치게 즐기는 '벽'이 있었고, 자신이 도전하는 일에는 '광'적으로 빠져들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에는 '나태'하기도 했고, 남들이 '어리석다(치)'라고 할 만큼 그 분야에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거만(오)'할 정도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과 자긍심이 강했다.


#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 더 놀랍고 즐거운 '그들'을 만나다.


  조선시대는 과거 급제와 입신양명의 출세를 위해 모두가 혈안이 되어있는 사회라고 생각했었다. 모두가 반짝이고 밝은 빛을 향해 달려갈 때, 자신이 좋아하는 빛을 향해 서슴없이 돌아섰던 사람들이 있다. 태생이 선비가 아니라서 천하다고 업신여김을 받기도 했고, '양반'인 사람은 자신의 신분에 걸맞지 않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졸렬하고 눈이 바르지 못해, 모든 사람이 예뻐하는 것보다 눈에 잘 띄이지 않지만 밝고 자신의 빛이 있는 것들을 사랑한다. 주류보다 비주류의 삶에 더 끌린다.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뜻을 세워 끝없이 정진한 10명의 숨겨진 보석과 같은 '프로'를 만났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설레는 일이다. 한 권의 책으로 10명의 개성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책 두 권에 달하는 가격이 결코 싸지 않다. 하지만 안에 담긴 내용은 보통의 책 20권보다 값지다.
# 여행가, 바둑기사, 조각가, 책장수 등 다채로운 직업 속에 조선의 모습이 보인다.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모든 산을 등반하고 글과 그림으로 기록을 남겼던 여행가 '정란'의 모습과 나이를 종잡을 수 없고, 조선의 책의 유포에 기여했던 '책장수' 조신선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컴플렉스를 도리어 드러내 당당함이 강했던 '천민시인' 이단전의 당당함과 원하지 않은 일을 거부하기 위해 거문고를 부숴버린 '김성기'의 강개함과 눈을 찔러버린 최북의 기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인상이 깊었다. 
  명인을 꺾고 단 번에 최고의 국수로 등극한 '정운창'의 국수도전기를 보며 '열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조각가 '정철조'와 과학기술자 '최천약'의 두 사람의 업적은, 장영실 못지 않게 부각 받아야 하는데, 이제와서 알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다.

 선비와 유학이 지배하는 조선의 풍경만 생각했던 마음이,   책을 읽고 난 후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더 늘어났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미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 대한 관심만큼 더 깊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혼자 알고 있기엔 아까운, 10명의 개성 강한 인격과 다양한 직업속에 변화하는 조선의 모습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뭔가 도전하고 싶은데, 사람들이 알아 주지 않기에 힘들어하는 이를 만나면, 살짝 건네주고 싶다.  생각의 폭을 넓히고 싶은,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맑고 깨끗한 풍경속에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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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 지식과 교양을 디스플레이하다
고전연구회 사암 엮음 / 포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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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서재를 통해 선인들의 품격을 엿보다.

  안락한 부모님을 품을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내 품에 가득한 책들이 모여있는 장소가 있다면, 행복해서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아직 서재를 갖고 있지 않다. 능력이 된다면, 자연과 함께 어우려지는 작고 아담한 책이 숨쉴 수 있는 서재를 만들고 싶다. 

   옛 선인들은 정자와 서재 하나에도 이름을 붙여 자신의 마음을 다잡던 것 같다.  서재의 이름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선인들의 인생관과 그 당시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었다.

  "당신이 읽은 책을 내게 이야기 해 주세요.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어요" 비슷한 분위기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당신의 서재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이름을 지어주신다면,   당신 품안에 담겨있는 작은 마음 하나를 알려 드리겠어요. 

  선인들의 품격과 시대의 모습이 비치는 작은 거울같은 책을 만났다.

# 서재의 이름에 얽힌 뜻과 자연의 풍경, 삶과 마음을 담다.
 

  책은 전체적으로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서재의 이름이 지어진 이야기를 통해서 서재의 주인과 여러가지 모습을 살필 수 있고, 자연과 서재의 정경에 얽힌 이야기는 2부에 담겨있다. 3부에서는 서재를 통해 서재 주인의 인생관을 살필 수 있다.

  간혹 비치는 옛 선인들이 서재에 사용하거나, 책을 볼때 사용했던, 책갑, 책 반닫이, 서안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옛 선인들의 풍경을 미루어 살필 수 있어 좋았다. 현존하는 서재의 모습이 담긴 원지정사, 취묵당, 암서재 등의 모습은 나중에 미루지 말고, 꼭 견학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북을 치면서 마음을 다잡고 공손하게, 그리고 맑은 품성으로 하려고 노력했던 조선 지식인들의 책에 대한 반듯한 마음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거기에 서재의 이름에 자신의 삶의 가치관을 담아, 끊임없이 정진하려는 모습을 살피며, 조선 시대의 유학의 그림자와 유학에 대해 정진하는 선비들의 모습도 알 수 있었다.

  책을 소중히 대하는 그 마음씨, 백 번, 천 번, 만 번, 억만번 되뇌이며 끊없이 정진하는 김득신의 노력, 유배길에 있으면서 자식들이 바르게 공부하지 않을까 염려하며, 삼사재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열심히 공부할 것을 염원하는 아버지의 엄한 부성이 담긴 편지 등 서재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조선시대의 정경에 다녀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 세상으로 다녀온 느낌. 더위도 잠시 잊어버렸다.


# 글과 해설 그림이 잘 어우러진 책.


   옛 글들에서 서재에 관한 이야기를 추리고, 그 서재에 관련된 자료를 모은 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한 저자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서재 주인과 서재에 관한 이야기를 쓴 이와 그 당시 시대상황, 때로는 철학적 내용까지 담긴 내용들이 교양 지식이 물방울이 한 방울씩 컵에 담겨 다 차듯, 아주 조금씩 채워지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서재와 옛 책과 관련된 물건이 담긴 사진은 글만 읽다가 생기는 지루함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막아버렸다.

  제목과 주제를 잘 잡은 책이라고 할까. 편집과 구성이 좋아 옛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쉽게 빠지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서재를 갖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잊지 않고 끌없이 노력한다면, 내 품에 맞는 작은 공간에 내 마음을 살찌우는 예쁜 책을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 날이 올때까지 책을 멀지 하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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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올해의 추리소설 -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산다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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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무더운 여름은, 시원한 추리소설과 함께.

 

 

  공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빼어난 묘사를 보게 되면, 잊혀지지 않고 꿈에 나온다. 꿈속에서 그 모습을 대면하다보면, 어찌할 수 없는 절박함이 무섭다. 여름을 이기는 좋은 방법은 더위를 잊는 무언가에 몰두하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추리소설과 함께 무더위를 보내는 게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소설을 잘 보지 않는다. 한국 추리작가 협회 선정 2006 올해의 추리소설 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안목이 없다면, 타인이 권해주는 책을 읽는게 좋다.  9명의 작가의 짧은 이야기들을 만날 생각에 들떳다. 버스에 앉아 읽기 시작해서, 내릴 즈음에는 더 넘길 페이지가 없었다.



 

 

# 애절함, 엇갈린 마음, 몽환적인 기분 등 다채로운 작가의 매력에 빠지다.
      
  솜씨 좋은 주방장들이 모여 만든 뷔페 식상에 온 기분이라고 할까. 추리 소설이라고 하면, 반전과 감동이 어우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조금은 색다르기도 하고, 다채로운 소재와 이야기의 긴장감을 읽고 나면, 더운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야기의 얼개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된다. 글이 시원하다기 보다, 더위를 인식할 정신을 책에 빠져든게 한다고 할까. 

  이 나라에서 추리문학을 하려면, 미치지 않고는 쓸 수 없다는 서문에 마음이 아파오며,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서미애 작가의 <숟가락 두 개>에서는 살인을 서로 했다고 감싸는 가슴으로 맺어진 부녀관계를 보며, 아내의 소중함과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는 강형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범인은 누굴까 하면서 지켜보다가, 결국 강형사의 회심으로 바뀌는 부분은 '반전'을 예상하는 독자의 예상을 '반전'시켰다. 

  짧고 딱딱하면서 슬픈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김경로 작가의 <차바퀴 인생>에서는

  이곳은 사람이 살해된 곳이다. 불길한 곳으로 낙인찍힌 이곳에 주차하는 차는 없을 것이다.

 사람이 죽은 곳을 피하는 곳은 본질적인 두려움 때문이었다.

  공포소설을 피하는 이유 역시 본질적인 두려움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현리 작가의 <스투디오 몽>에서는  '몽환적인' 느낌과 함께, 부조리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섬뜩함이, 정석화 작가의 <당신의 선물>에서 뻔한 스토리 뒤의 절묘한 반전도 인상적이었다.

  김 연 작가의 <뫼비우스의 꿈>에서는 찰나에 무너질 수 있는 마음과, 찰나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을 동시에 맞볼 수 있어 좋았다.

  최종철 작가의 <짐승을 처단하다>는 자기 생각속에서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되는 것을 행하지만, 엇갈림으로 인해 결국 슬픈 결말이 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현 정 작가의 <포말>을 보곤, 늦은 밤 바닷가와 풍경들이 아른거렸다. 부정적인 마음들이 뭉쳐 만드는 안타까운 결말이 그리 씁쓸하지 않아 내 마음에 잠깐 놀래기도 했다.

  이수광 작가의 <주초위왕>에서는 중종시대의 권력으로 얼룩진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다. 현실역시 이러한 역사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살인자, 범죄심리분석관, 피살자, 강력반 형사 등 하나의 사건과 그에 관한 여러 사람들의 마음과 진술이 잘 짜맞춘 퍼즐을 보는 것 같아 좋았다. 퍼즐 조각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전체적 그림에 또 하나의 그림이 보이는 구도가 좋았다.

# 어울리는 계절을 고르라면.. 여름이 좋지 않을까?


  여름에 무더운 날, 책 한권으로 시원함을 보내고 싶은 이에게 살짝 건네고 싶은 책이다. 빼어난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와 절묘한 묘사, 작가를 경탄시키는 소설을 찾는 이에게는 다른 책을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무더운 여름, 짧은 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다. 미치지 않고서는 추리소설을 할 수 없 수 없는 현실의 슬픈 그림자에 지지 않고, 웃으며 자신의 재능을 발현하는 시대가 꼭 다가왔으면 좋겠다. 

  대작은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범작들 속에서 대작이 나올거라 믿는다. 익숙하지 않는 장르와의 만남, 무더운 늦은 밤에는 추리소설 작가들이 데려온 주인공들과 데이트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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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옥루몽 1 - 대한민국 대표 고전소설
남영로 지음, 김풍기 옮김 / 그린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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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완역된 '옥루몽', 드디어 만나다.

    '홍루몽'이 완역이 되었다. 여름을 맞이해서 12권으로 이루어진 이야기 모음을 읽어보기로 다짐했다. '홍루몽'보다 늦게 편찬되고, '구운몽'의 몽자류 소설과 민간 설화와 고사성어 등의 옛 이야기들이  잘 짜여졌다고 알려진 옥루몽이 완역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국을 살피기 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옥루몽'을 먼저 읽고 싶었다. 

  옛 선인들은 '대설'을 좋아했다. 큰 뜻을 품고, 천하를 보고, 세상의 이치를 보는 글들을 숭상하고,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려, 부모님의 이름을 드높게 하려했다. 대설은 이치는 크지만 정감이 가지 않는다. 졸렬한 난 '소설'을 좋아한다. 고전 소설들 중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는 '옥루몽'은 소설의 흥미와 고전의 이야기들이 잘 모아진 딱딱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일거라는 편견의 벽을 무너뜨렸다.   선과 악의 분명한 대비, 어려운 상황을 절묘하게 피해나가는 솜씨, 다정 다감한 글을 만날 수 있는 두근거림, 매혹적이면서도, 선이 굵은 이야기를 만났다. 기분이 좋다.

# 영웅, 미녀, 절개, 출세, 옛 선비의 꿈이 가득!, 변하지 않는 캐릭터..

  조선 시대 선비가 꿈꾸는 이상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야기는 욕망을 반영하고, 그 욕망은 그 당시 시대의 사람들의 이상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태어날 때부터 범상치 않게 태어나, 어려서부터 비범한 재질을 보인다. 과거 시험에 한 번에 등극하고, 그 빼어난 자질을 모두가 알아보며, 나쁜 간신들의 시기를 받지만, 절개와 충의로 공을 세운다. 양가집 규수에서  기방의 기녀까지 예쁘고 재능있고 마음씨 고운 처와 첩을 함께 얻어 행복한 삶을 누린다. 간신들의 시기 역시, 더 뛰어난 능력과 멋진 인연을 만나기 위한 장치로 둔갑해 버리는 모습들이 보였다.

  현실이 각팍할 수록 이룰 수 없는 꿈에 더 목매여 한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선비가 모든 것을 이루고 달성하는 세상, 제목처럼 인생은 한낱 꿈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부조리한 세상을 꿈을 통해서 비판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만남과 관계에 따라 부딪치고 변화하는 모습을 엿보는 것이 현대 소설의 매력이라 한다면,
무협소설처럼, 한 번 좋은 사람은 끝까지 좋은 사람, 그리고 나를 미워하고 반대했던 사람들도 나중에는 결국 착하게 회개하여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해피엔딩이 될 것 같은 느낌이라 할까.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  과거시험 문제인 '책문'에 답하는 양찬곡의 '답변'속의 부조리한 현실을 엿보다.

 정치에 관한 계책을 물어서 답하게 하던 과거(科擧) 과목인 '책문'에 양창곡이 답변이 인상적이였다. 조목조목 부조리와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은 강직한 신하의 표본이였다.  그런 신하가 없기 때문에, 소설을 통해서 그렇게 제시한 것은 아니었을까? 영웅이 탄생하려면, 세상이 안정되지 않아야 한다. 영웅을 꿈꾸는 소설은 그만큼 현실이 어지럽기 때문에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쟁을 많이 하긴 하지만, 실제 일대일 전투의 묘사보다, 전략과 지략으로 부딪히는 부문이 많아 좋았다. 지혜겨룸이라 할까, 선혈이 낭자하고 자극적인 묘사가 적어서 읽기가 부담이 없었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맹획에게 한 <칠종칠금>과 매우 유사한 부분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 옛 선인들도, 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구나.

  고전의 재발견이라 할까. 스토리와 큰 뜻을 중심으로 보다가 양찬곡과 강남홍, 벽성선과의 편지를 주고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옛 선인들도, 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구나..

  산천은 아득히 멀고, 소식은 전할 길 없는지라. 바람편에 몇 줄 편지를 쓰니, 
  어찌 끊이지 않는 회포를 다 풀어 내겠소? 구구하게 바라는 바는, 애써 밥을 잘 드시고, 

  제발 스스로를 아껴서 천지 밖 먼 길 나온 나그네에게 애련한 마음이 없게 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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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도록 지기가 없으며, 세상에 떨어지는 달이 술잔에 비치는 구나. 
  눈물로 몇 줄 글을 쓰니, 흐느끼면서도 내 속 마음을 다 말하지 못하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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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효만 생각했다고 생각했던 선인들의 애절한 마음도 엿볼 수 있어 즐거웠다.

  각 회 마지막에 언급되는 '다음 회를 보시라'처럼 다음 회가 궁금하다.

  2편을 서둘러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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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인생수업 - 모범생을 뛰어넘는 39가지 성공 습관
박성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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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가치관 형성의 중학생이 지니면 좋을 마음가짐 지침서를 만나다.
 


  작년 10월 '성주'를 처음 만났다. 중학교 1학년에 부모님과 함께 지내지 못하지만 많은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던 아이, 보호시설에 얼마 온 지 않아 내성적인 면이 강한 친구는 모 기업의 개인과외 선생님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만나게 되어 6개월의 봉사활동이 끝나고 나서도, 1년이 다 되어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실, 작년에는 마음을 안정화 시키고 내성적인 면을 바꾸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다. 환경의 변화는 어린아이에게 쉽지 않은 변화이고, 그 마음을 안정화 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친해지기 전에는 말도 없고 공부도 잘 하는 똑똑한 아이였는데 정이 들어가면서 말도 많아지고, 공부하지 않으려고 꾀도 많이 부린다. 알면서도 정에 약한것이 어린 아이이기에 나도 모르게 더 많은 시간 이야기를 하는데 할애하곤 한다.

 

  책을 보는 순간 그 아이에게 꼭 필요한 책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눈물 편지> 시집을 쓴 박성철  선생님이 쓰신 글이기 때문에 더 신뢰감이 갔다. 시인의 맑은 눈에서, 선생님의 따스한 마음을 보았다고 할까. 책의 내용 또한 선생님이 새싹에서 줄기를 잡아가는 어린아이에게 주는 따뜻한 영양분 처럼 필요하다면서도 친근감 강하게 제시되어 있다.


# 39가지의 길을 찾는 방법과

 

   박성철 선생님이 알려주는 책, 영화, 클랙식 음악, 테마 박물관 이야기를 만나다.


  성공하는 길은 하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39가지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길을 나와있다. 독자의 역량이 제각각이기에 자신이 이해하고 사용하는 만큼 장난감이 될 수도, 꿈을 이루는 큰 지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어린 나이기 때문일까?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들과 함께 내 삶을 돌아보고 꿈꾸는데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았다. 묘비명에 어떤 내용을 새길 것인가 하는 부분은..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났던 성주와의 만남이 2주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 번으로 바뀌게 될 것 같다. 더 자주 보지 못하기에 좀 더 무언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으려 애썼는데, 이 책을 조금씩 읽어가며 함께 실천해 보기로 했다. 39개의 길 중 하나라도 제대로 찾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 생각한다. 성주와 함께 찾아가는 일 속에서 난 또 얼마나 많은 걸 배워갈까. 아이들을 많이 가르쳐 줘야 하는데, 얻어가는게 너무나 많다.

 

  함께 하면 할 수록 즐거워지는 이 기분, 그 맑은 마음과 끊어짐이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에 조금 더 용기를 내게 된다. 39가지의 열쇠가 일 년안에 끝날지, 아니면 중학교 졸업할 때에 끝이 날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책 학권을 함께 읽어가며 무언가 의미를 남겼다는 것 만으로도 성주에게, 아니 나에게 큰 의미가 될거라 생각한다. 서로에게 함께 있어줄 계기와 추억을 만들었다고 할까. 추억은 인생을 더 깊이있게 만다는 좋은 선물이라 생각한다.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

 

  박성철 선생님이 알려주는 .... 로 채워지는 책과 영화와 클랙식 음악, 테마 박물관 이야기는
성주와 인연을 만들어 가며, 하나씩 읽어보고, 듣고, 관람하고, 시청할 계획이다. 누군가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 하나로 내게 알찬 책이었다. 책은 더 많은 알찬 정보를 담고 있다. 중학생 뿐 아니라, 삶을 더 풍요롭게 살고 싶은 이에게 살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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