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 지식과 교양을 디스플레이하다
고전연구회 사암 엮음 / 포럼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 서재를 통해 선인들의 품격을 엿보다.

  안락한 부모님을 품을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내 품에 가득한 책들이 모여있는 장소가 있다면, 행복해서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아직 서재를 갖고 있지 않다. 능력이 된다면, 자연과 함께 어우려지는 작고 아담한 책이 숨쉴 수 있는 서재를 만들고 싶다. 

   옛 선인들은 정자와 서재 하나에도 이름을 붙여 자신의 마음을 다잡던 것 같다.  서재의 이름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선인들의 인생관과 그 당시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었다.

  "당신이 읽은 책을 내게 이야기 해 주세요.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어요" 비슷한 분위기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당신의 서재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이름을 지어주신다면,   당신 품안에 담겨있는 작은 마음 하나를 알려 드리겠어요. 

  선인들의 품격과 시대의 모습이 비치는 작은 거울같은 책을 만났다.

# 서재의 이름에 얽힌 뜻과 자연의 풍경, 삶과 마음을 담다.
 

  책은 전체적으로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서재의 이름이 지어진 이야기를 통해서 서재의 주인과 여러가지 모습을 살필 수 있고, 자연과 서재의 정경에 얽힌 이야기는 2부에 담겨있다. 3부에서는 서재를 통해 서재 주인의 인생관을 살필 수 있다.

  간혹 비치는 옛 선인들이 서재에 사용하거나, 책을 볼때 사용했던, 책갑, 책 반닫이, 서안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옛 선인들의 풍경을 미루어 살필 수 있어 좋았다. 현존하는 서재의 모습이 담긴 원지정사, 취묵당, 암서재 등의 모습은 나중에 미루지 말고, 꼭 견학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북을 치면서 마음을 다잡고 공손하게, 그리고 맑은 품성으로 하려고 노력했던 조선 지식인들의 책에 대한 반듯한 마음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거기에 서재의 이름에 자신의 삶의 가치관을 담아, 끊임없이 정진하려는 모습을 살피며, 조선 시대의 유학의 그림자와 유학에 대해 정진하는 선비들의 모습도 알 수 있었다.

  책을 소중히 대하는 그 마음씨, 백 번, 천 번, 만 번, 억만번 되뇌이며 끊없이 정진하는 김득신의 노력, 유배길에 있으면서 자식들이 바르게 공부하지 않을까 염려하며, 삼사재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열심히 공부할 것을 염원하는 아버지의 엄한 부성이 담긴 편지 등 서재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조선시대의 정경에 다녀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 세상으로 다녀온 느낌. 더위도 잠시 잊어버렸다.


# 글과 해설 그림이 잘 어우러진 책.


   옛 글들에서 서재에 관한 이야기를 추리고, 그 서재에 관련된 자료를 모은 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한 저자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서재 주인과 서재에 관한 이야기를 쓴 이와 그 당시 시대상황, 때로는 철학적 내용까지 담긴 내용들이 교양 지식이 물방울이 한 방울씩 컵에 담겨 다 차듯, 아주 조금씩 채워지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서재와 옛 책과 관련된 물건이 담긴 사진은 글만 읽다가 생기는 지루함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막아버렸다.

  제목과 주제를 잘 잡은 책이라고 할까. 편집과 구성이 좋아 옛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쉽게 빠지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서재를 갖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잊지 않고 끌없이 노력한다면, 내 품에 맞는 작은 공간에 내 마음을 살찌우는 예쁜 책을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 날이 올때까지 책을 멀지 하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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