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내편 - 노.장 철학시리즈
장자 지음, 이기동 옮김 / 동인서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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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장자를 단순한 노자의 계승자라고 알고 있지만 노자와 장자의 생각은 어디까지나 다르다. 노자의 궁극적인 논지는 결국 한 나라에 뜻을 두고 인민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어떻게 권좌를 유지할 것인가이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노자 역시 자유사상가는 아니다. 노자는 어디까지나 순치(順治)와 우민(愚民)을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자에 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장자는 다스림이란 개념을 어디까지나 거부한다. 따라서 성인이라는 말을 어디까지나 거부한다. 그가 전편에 걸쳐 말하는 바는 소위 순치를 이루었다는 중국성인들과 중용에서 벗어날 만큼 인의나 그 밖에 무엇을 내세우는 소위 제자백가로 대변대는 사상가 전체라 할 수 있다. 천하편에서는 제자백가의 비판자로서의 장자의 모습이 진실되게 드러나 있는데 이는 그의 사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시다 시피 동양철학의 최고의 목표는 도(道)다. 그런면에서 장자역시 동양적 전통을 있는 구도자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부분 부분의 진리가 아닌 진정한 도를 추구했다는 면에서 고래의 편향된 사상가들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그가 도를 구함에 경계했던 것은 명예욕이었다. 순의 양위를 거절한 허유와 초나라 임금의 초빙을 거절한 유명한 일화가 그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고래로 동양에서 도를 닦는 이는 속세를 떠나 이름과 몸을 숨겼던 것이다.  허나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자연을 거부하고 인위로 무언가를 다스려보겠다는 인간의 심성 깊은 곳에 숨은 미혹이라 지적하였다. 이런 우화들을 모아 둔 것이 바로 이 장자인데  전국의 혼란기에 또 한무의 유가독존 주의 때문에 사기의 기록과 비교할 때 많은 부분이 유실된 듯 하여 매우 아쉽다.

장자는 전국시대 중기를 너머 중국사상이 원숙한 경지에 이르렀을 때의 사상으로 균형잡혀 있는 누구나 한 번 읽어봐야 할 만한 역작이라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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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재 2011-02-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자를 잘못 알고 있다.

INDIGNATION 2011-08-04 21:08   좋아요 0 | URL
이거 오랫동안 알라딘 블로그에 안왔더니 이제서야 이 답글을 확인하게 되는군요. 저 역시 그다지 진지하게 쓴 글은 아닙니다. 본인의 글에 잘못이 있다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십시오. 합당하다면 수용하겠지만 그냥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본인의 "잘못 아는 것"에 대한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하고 합리적 비판은 수용할 태세가 되어 있습니다. 단지 이렇게 애매하게 말씀하시면 그또한 바른 비판자세는 아니라고 보여지는 군요. 님께서 얼마나 장자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셨는지 모르겠으나 혹 님만이 장자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공부를 많이 한이와 그렇지 못한 이의 말에는 그 무게감에서 차이는 있겠지요. 하지만 님의 블로그에 글들도 "이 책은 아니다' "저 책은 부족하다"는 식의 말들이 많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 책들이 무슨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본인은 언제든지 합리적 비판이라면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미저리 스티븐 킹 걸작선 1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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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신진작가들이 모여 문학가의 미저리 열풍을 개탄한 기억이 난다.

시도 때도 없이 작가한테 전화해서 인생이 어떻다는 둥 작가를 작업대상으로 삼거나

요즘 티비드라마처럼 각본을 고치려고 까지...

정말 인스턴트 세상이

XX 같은 놈들을 많이 산출해 냈다는 생각이다.

그래 지놈들 좋은 대로 세상이 굴러가고 지놈들 좋은 대로

남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인가.

예끼. 텔레비속에나 쳐박히거라. 

 

이러저러한 문학에 리뷰를 남기기 전에 문학계에 또 다른 걱정스런 현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미저리 시리즈. 공포소설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다. 그 안에는 인간 심리의 은밀한 부분까지 잘 간파하고 있다. 젊다는 것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철없는 치기하나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자신의 장난감 다루듯 해서야. 쯔쯔. 그런 면에서 100개 소설을 읽고 여기에 리뷰를 남기는 것 보다 미저리를 읽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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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삐딴 리 오발탄 탈향 판문점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17
전광용.이범선.이호철 지음, 최원식 외 엮음 / 창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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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방과 전쟁 직후의 한국 소설들을 조감해 보면 우선 구질구질한 현실에 대한 환멸감 속에서 나름대로 이 토록 가위눌리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궁구해 보려는 지식인들의 안감힘들을 느낄 수가 있다. 이러한 배경과 거친 현대사의 격랑속의 한줄기 단잠과 같은 419직후의 잠시동안의 휴가가 한국소설사상 한 줄기 획을 긋는 <광장>이란 소설을 산출했다.

여기에 실린 전광용, 이범선, 이호철의 소설들 역시 <광장>과 같이 그런 그들의 고뇌와 반성, 분노를 거칠게 토해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세 작가 모두 이북 출신의 실향민으로서 전도된 역사와 현실과 실향과 전상의 아픔에 절규하고 있다.

가장 인상깊은 작품은 이범선의 <오발탄>이다.  당시 전쟁으로 인한 빈곤한 풍경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주인공 철호가 처한 비참한 현실은 참으로 솔직한 자기고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세상의 정의를 비웃고 은행강도로 나선 동생 영호의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할 것이다.

<이제 우리도 한번 살아봅시다. 제길, 남 다 사는데 우리라구 밤낮 이렇게만 살겠수? 근사한 양옥도 한 채 사구, ...>

<아니오. 엉뚱하긴 뭐가 엉뚱해요? 그저 우리들도 남처럼 다 벗어 던지고 홀가분한 몸차림으로 달려보자는 것이죠 뭐>

<네, 벗어 던지고. 양심이고, 윤리고, 관습이고, 법륨이고 다 벗어 던지고 말입니다.> 

삼촌이 사온 새신발을 신고 기뻐하는 조카의 모습을 보며 정말 소설을 보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 소설역시 419직후 영화화 되어 한국영화사상 불후의 명작으로 찬연히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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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서유리 옮김 / 책만드는집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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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한창 인터넷 상에서 자살 동호회를 만들고 거기서 만나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사회문제시되고 있다.  요즘 같이 어려운 때 자살하는 이유의 태반은 아마 생활고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런 의문이 든다. 과연 그런 이들 중에 몇 퍼센트나 사랑하는 이성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일까? 괴테가 약관의 나이에 지었다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 지는 정확히 모르나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괴테에게 요새말로 통속소설을 쓰는데 꽤 재능이 많아보인다는 것이었다. 요즘 태어났어도 소설가로서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란 생각이 문득스친다. 사실 베르테르라는 요즘으로 말하면 부모님걱정을 꽤나 끼칠만한 한 청년의 편지를 통해 이처럼 감미롭고 고결한 사랑의 감동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처음 새로운 고장에서 대자연을 향유하는 여유를 만끽하는 베르테르의 번민은 롯데와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대개의 짝사랑이 그렇듯 처음에는 설레임과 기쁨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운명에 대한  비탄과 장렬한 최후로 끝이 나고 만다. 예전에는 정말 감미롭게 읽었는데 나이가 드니 베르테르란 사람이 무척 딱하고 답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나도 조금씩 속물이 되어감을 말하는가? 몇 년만에 읽어보니 느낌이 사뭇 다르나 그래도 아직 절절히 느껴지는 것이 없지 않다. 하긴,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노란 쪼끼를 읽고 모방의 자살을 수행했다고 하니 정말 뜨거운 가슴을 가진 젊은 이에게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의 편지고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읽혀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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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1
박지향, 김일영, 이영훈 외 지음 / 책세상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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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대중적 실망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그간 좌파 또는 개혁 또는 진보를 표방하던 정치 세력에 대해서 역시 부정적 이미지가 따라다니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바야흐로 지금이 스스로를 우파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정치이념을 선전할 좋은 기회로 생각되며 이 책의 집필의도에 대해서 그러한 홍보용이라는 강한 의구심을 이 순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역사서로서 이 책의 가치에 대해 그다지 높이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흔히들 조갑제 기자같은 극우 논객들은 대한민국 건국사가 좌파들에 의해 부당하게 폄하,왜곡되었다고 불평하는데 아마 이 책의 편자들이 말하려고 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런 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조갑제가 지니고 다니는 금언 중에 "사람의 도덕성이란 거기서 거기"란 명언이 있단다. 기존의 좌파적 속류견해들은 마치 대한민국 건국사는 악마같은 세력-주로 전광용의 꺼삐딴 리에 나오는 시류에 따라 주인을 바꾸는 기회주의자에 의해 식민지적 굴종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를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탐구한 바가 있는 독자에게는 어림반푼어치 없는 말일 것이다. 사실 그런 속류적 견해에 대해 이런 상식적인 차원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 내 우려는 오히려 다른 데에 있다. 오늘날 진보가 정권을 잡고도 이런 난맥상을 연출하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사관이라는 것이 사실 자주를 표방하고 그것에 신성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쉽게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자주라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미국이 사악한 나라라서라고 무슨 일터질 때마다 우스꽝스러 의혹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그들에게 오히려 현실의 불만을 남에게로 돌리려는 도피심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개인적으로 역사서로서의 가치는 차라리 <해방전후사의 인식> 낫다고 본다. 솔직히 소위 말하는 교수들 특히 서울대 교수들의 학문적 능력이나 인격적 수준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별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좌파적 포퓰리즘적인 대한민국 건국사에 대해서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 마저 부인하지는 않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주문하고 싶은 것은 오로지 냉정한 현실인식 바로 그것이다. 해전사나 재인식이나 서문에는 그것을 표방하며 서로를 비난하기는 하나 컨텐츠면에서 그것을 외면하고 있기에 한편으로 우중들을 또다시 기롱하는 듯하여 이런 글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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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사탕 2006-12-0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날 진보가 정권을 잡고도'
노무현정권이 '진보'입니까? 우습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