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1
박지향, 김일영, 이영훈 외 지음 / 책세상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요즘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대중적 실망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그간 좌파 또는 개혁 또는 진보를 표방하던 정치 세력에 대해서 역시 부정적 이미지가 따라다니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바야흐로 지금이 스스로를 우파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정치이념을 선전할 좋은 기회로 생각되며 이 책의 집필의도에 대해서 그러한 홍보용이라는 강한 의구심을 이 순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역사서로서 이 책의 가치에 대해 그다지 높이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흔히들 조갑제 기자같은 극우 논객들은 대한민국 건국사가 좌파들에 의해 부당하게 폄하,왜곡되었다고 불평하는데 아마 이 책의 편자들이 말하려고 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런 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조갑제가 지니고 다니는 금언 중에 "사람의 도덕성이란 거기서 거기"란 명언이 있단다. 기존의 좌파적 속류견해들은 마치 대한민국 건국사는 악마같은 세력-주로 전광용의 꺼삐딴 리에 나오는 시류에 따라 주인을 바꾸는 기회주의자에 의해 식민지적 굴종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를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탐구한 바가 있는 독자에게는 어림반푼어치 없는 말일 것이다. 사실 그런 속류적 견해에 대해 이런 상식적인 차원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 내 우려는 오히려 다른 데에 있다. 오늘날 진보가 정권을 잡고도 이런 난맥상을 연출하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사관이라는 것이 사실 자주를 표방하고 그것에 신성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쉽게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자주라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미국이 사악한 나라라서라고 무슨 일터질 때마다 우스꽝스러 의혹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그들에게 오히려 현실의 불만을 남에게로 돌리려는 도피심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개인적으로 역사서로서의 가치는 차라리 <해방전후사의 인식> 낫다고 본다. 솔직히 소위 말하는 교수들 특히 서울대 교수들의 학문적 능력이나 인격적 수준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별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좌파적 포퓰리즘적인 대한민국 건국사에 대해서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 마저 부인하지는 않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주문하고 싶은 것은 오로지 냉정한 현실인식 바로 그것이다. 해전사나 재인식이나 서문에는 그것을 표방하며 서로를 비난하기는 하나 컨텐츠면에서 그것을 외면하고 있기에 한편으로 우중들을 또다시 기롱하는 듯하여 이런 글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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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사탕 2006-12-0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날 진보가 정권을 잡고도'
노무현정권이 '진보'입니까? 우습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