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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람이 건강했으면, 행복했으면, 평화로웠으면, 하고 기도하는 계절입니다. 




이제는 사라지고 없지만 트위터에 있었던 추억의 '별 ★'표시를 한다면 아주 일찍부터 별을 찍어두었던 책입니다. 여러 곳에서 추천한 글을 읽었어요. 지금 여기에서 가장 읽어야 할 책이라는 말에 공감했고요. 이 책은 반드시 읽을 겁니다. 












표지가 눈에 띄는데,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이 표지가 또 어떻게 다르게 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그만큼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한다는 의미겠죠. 작가도, 출판사도, 다 좋네요.













이 책도 별 찍었답니다! "다른 종류의, 다른 화자의, 다른 시선의 텍스트"라는 소개글이 멋졌어요. 어쩐지 도전욕구가 폴폴 솟는 작품입니다. 













언제부턴가 이런 대화체의 소설이 좋아졌는데요. 점점 소설보다 다른 분야의 책을 읽기가 편해졌다는 지인의 말도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말하자면 작가에게 더 다가가고 싶고, 은유와 상징의 세계가 좀 걷힌 선명한 세계가 속편한 것이겠죠. 물론 상징의 세계, 그 자체가 주는 희열도 있으니 저는 그 지인의 말에 100% 동감하지는 않지만요. 그 틈바구니에 낀 소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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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오에 겐자부로 - 사육 외 22편 ㅣ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1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승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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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를 읽고...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해 좌절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흑흑)... 선뜻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이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대작가의 작품은 끝내 즐길 수 없을 거야, 라는 위축 때문에 말이지요. 그런데 아아. 어쩜... 이럴 거였으면 이 책을 먼저 만나게 해주지 그랬어, 대상 없는 원망을 던졌습니다. 읽는 내내 그랬어요. 


오에 겐자부로의 단편을 시기로 묶은 멋진 이 책은 그 자체로 훌륭한 오에 겐자부로라는 한 사람을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초기 단편의 주인공들과 중기, 후기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읽는 것도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지요. 그만큼 주인공을 둘러싼 세상도 넓어지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소년들과 대사를 만나는 성년은 한 작가 안에서 어떻게 모습을 바꾸며 고민을 거듭했는지 지켜볼 수 있어요. 


다만 저는 초기 단편들이 너무나, 지나치게 좋았습니다. 


<기묘한 아르바이트>가 특히 그랬고요. <사육>도 그렇죠. <남의 다리>는 물론이고... 

특유의 희망없음, 혹은 희망하지 않음에 집착하는 젊은 시절의 오에 겐자부로를 상상하게 하는 멋진 단편들입니다. 


언제나 이런 데 조금만 깊숙이 개입하다 보면 뭔가가 꼬인다. 설득할 수는 없다. 특히 이런 종류의 남자를 이해시키기란 매우 어령ㄴ 일이다. 게다가 남자를 이해시킨다고 무슨 득이 있을 것인가. 이런 남자를 설득하기 위해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도록 토론을 한다 해도 나는 나 자신에게 바로 돌아올 뿐이다. 그리고 스스로가 심하게 애매하고, 우선 자신을 설득해야 하는 귀찮은 일이 방치되어 있음을 깨닫고, 어쩌지 못하는 만성 소화불량 같은 감정에 빠지고 만다. 손해 보는 쪽은 언제나 나다. (<사자의 잘난 척>, 57~58쪽)

(다른 작품을 기껏 꼽아놓고 또 다른 작품을 인용하는 건 왜...)

만일 이 작품들이 발표된 시기를 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상상을 하며 책을 읽었어요. 정말 뒤늦은, 안타깝고 짜릿한 상상입니다. 


저처럼 헤매지 말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시작으로 오에 겐자부로를 만끽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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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캐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간단합니다, 라고 적어놓고 도대체 뭐가 간단하다는 것인지 한 구석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 간단하지 않다, 는 말을 적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맹목적으로 분투하는" 간단한 마음 때문에 시스터 캐리의 삶은 간단하지 않은 채로 있으니까요. 


처음엔 간단해보였습니다. 

시골 아가씨는 도시로 상경했고, 언니의 집에 머물다 언니의 곤궁한 삶에서 도망쳤지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더 화려한 것에 대한 욕망. 상경하는 기차 안에서 만난 부티나는 남자와 상경 후 얻은 일자리에서 견디는 하루 동안 만난 비루한 노동자의 모습은 그야말로 극적인 대비였습니다. 시스터 캐리의 선택이 어렵지 않았던 것도 당연한 일일 거예요. 새롭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 그것은 언제나 마음을 사로잡는 법입니다. 


독자의 불안감은 아는지 모르는지, 캐리는 선택을 하고, 잠시 머물고, 분투하는 자신의 마음에 괴로워하며 다시 떠납니다. 떠나 도착한 곳에 무엇이 있는지는 캐리도, 독자도(혹시 작가도) 몰라요. 말하자면 저는 이 불안감이 참 좋았습니다. 


어떤 소설이라면 캐리는 언니의 집을 나오자마자 끝없는 추락을 경험했을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소설이라면 캐리는 드루에를 만나 그 생활에 만족하며 적당히 사치스러운 삶을 즐겼을지도 모르죠. 그것도 아닌 다른 소설이라면 캐리는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의 삶을 누리며 과거의 자신을 내려다봤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소설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현실은 늘 소설보다 극적이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상상이에요. 


그런데 시스터 캐리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한 줄을 긋습니다. 


아, 복잡한 인간의 삶이여! 아직까지 우리는 아주 희미하게밖에는 볼 수가 없다. 여기 있는 캐리는 처음에는 가난하고 투박하나 감정은 풍부하여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면 무엇에든 욕망으로 반응했지만, 결국 벽에 부딪힌 자신을 발견했을 뿐이다. (651쪽)

이 '복잡한 인간의 삶'은 허스트우드가 걷는 궤적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선택의 순간, 의지를 발휘하는 그 순간, 삶은 너무나 복잡한 나머지 그 짧은 순간이 자신을 어느 곳으로 데려가는지 제 스스로도 알지 못하면서 휘몰아칩니다. 허스트우드가 술의 뜨거운 열기에 취해 금고를 만지작거리던 바로 그때에 만일 누군가 나타나서 그에게 그가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 얘기해주었대도 달라지지 않았을 거예요. 그것은 스스로가 겪어내지 않고는 결코, 결단코 알 수 없는 일이지요. 


캐리는 창 밖을 봅니다. 지나온 시간을 이해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역시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저 분투하고, 더 분투하고, 맹목적으로 분투합니다. 맹목적으로 분투하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우리 자신의 모습이란 생각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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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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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낯선 친구에게서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에 대한 욕구를 전해들었을 때 저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거의 소리를 질렀을 겁니다. 그 친구는 19살이었기 때문이에요. 속으로 소리를 내지르고는 곧이어 코웃음을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9살, 그 나이를 곰곰이 따져보면서 말이지요. 저는 분명히 그 나이를 지나왔습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라서 그 나이가 얼마나 어리지 않은지, 그 나이를 먹으며 겪어낸 세상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불안하며 혼란스러운지 잘 알았으면서도 마치 그 나이를 까맣게 잊어버렸다는 듯 그 친구를 대상화시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는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자신이 가장 지향하는 바로 현재의 저는 그것에 가장 맹목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그 친구는 그런 말을 해서 안 됐다는 듯이 소리 씩이나 질렀던지. 사람이란 이렇게나 어리석고 교만합니다. 


애써 저와 낯설고 어린 친구가 가진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를 적은 것은 이 이야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무척이나 아찔하고 혼란스러운 이야기죠. 그렇지만 잠시도 쉬지 못했습니다. (또 다시)최근에 아주 슬프고 화가 나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이야기에서 도망쳐야 했거든요. 저는 이 이야기에 집착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놀라운 도피처였어요. 다만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놀랍긴 하지만 말입니다. 


"수줍음 많고 순진하면서도 묘하게 아는 것이 많은" 수수께끼 같은 모린, 애정과 책임감과 기민함을 양손에 가득 쥐고 외줄타기를 하는 줄스, 그들의 울타리자 감옥인 로레타. 이 인물들, '그들'의 통제불가의 삶은 그대로 '오츠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줄스의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됩니다. 

세상은 제멋대로 미쳐 돌아갑니다.(453쪽)

도시적이고, 흥미로운 삶을 원했던 로레타가 통제하지 못한 그의 삶이나 
넉넉하고, 사랑이 넘치는 삶을 원했던 줄스가 통제하지 못한 그의 삶이나
예의바르고, 안정적인 삶을 원했던 모린이 통제하지 못한 그의 삶이나 
혹은 각각의 '그들'이 부대끼느라 통제하지 못한 그들의 삶은 어찌할 수 없어 무기력하고 애처롭습니다. 개인이면서 가족인 제 각기의 정체성에 얽매여 정체를 찾지 못하는 이들의 여정이 너무나 거대하고 엄청나서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것은 또한, 그들이 살아내야 했던 세기, 시간, 그 순간들의 증명이기도 하죠. 


많은 것이 결정된 세기, 변할 것이 많지 않은 세기, 형이하적 불안보다 형이상적 불안에 더 적극적으로 노출된 세기에 이것과는 무척이나 달랐던, 모든 것이 가능하고 거칠고 알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지난 세기의 이야기를 기억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런 소설이 있다는 것 역시 엄청난 일이에요. 20세기 중반, 미국 디트로이트를 관통하는 삶의 뜨거운 에너지는 낯설고 두렵습니다. 거친 사람들, 거친 언어가, 거친 정서가 난무하는 곳은 그대로 하나의 폭력처럼 느껴집니다. 지구 한쪽 구석에 숨어 글로만 만나는 세상인데도 그렇네요. 한편 그것이 생생한 현실이란 짐작을 하면 이 두려움은 거짓도 아닐 겁니다. 


이 소설은 로레타, 모린, 줄스 세 사람 각각의 시선에서 진행되는데요. 꼭 처음부터 이 세 사람의 시선을 다 따라가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은 이들의 시선을 따라가지 않아도 좋을 거예요. 이 소설이 좋은 이유는 그저 치열하게 제멋대로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파고, 또 파서 들어가고 치열하게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사는 개인의 미친 삶을 파헤친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디트로이트의 어둡고 끈적하고 매캐한 공기를 잔뜩 들이마신 것 같네요. 정말 멋집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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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복잡한데 할말은 점점 줄어듭니다.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좀 우울한 시절인데 기운을 내야겠지요. 



도리스 레싱의 작품이 모두 번역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Ben, in the World>요. 어디 출간 계획이 없나요? 

흑흑. 

그 와중에 이 책이 정말 반갑습니다! 












순전히 맨부커상 타이틀 때문에 궁금해졌는데, 어떨까요? 

두 권이고, 잠깐 줄거리를 보니 빠져들어 읽기 좋을 것 같아요. 













하이스미스의 작품은 읽지 않아도 수집하고 싶은 것들이에요. 

책장에 나란히 놓인 기발하고 서늘한 그의 작품을 바라봅니다. 

그 느낌과 이 작품 사이에 빨간줄이 연결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요즘 같은 기분에는 딱 이런 책을 읽고 싶습니다. 

제목도, 작가도, 줄거리도, 참 고맙습니다. 

도피, 는 아니고 그저 잔혹한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다보면 다른 상상과 의외의 깨달음이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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