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들 - 박정대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

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

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산뚱 반도가 보

이는 그곳에서 너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

린 자들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달리는 소

, 위구르, 위구르 들려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때까지도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 방울의 음악들, 아직 아침은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 안치는 새벽, 내 청춘의 결렬비열

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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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얼굴이 있다는 것은 명예가 있다는 말과 같다.

 

굴욕과 모욕의 차이는 무엇인가

모욕에는 언제나 가해자가 있지만 굴욕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우정의 조건은 절대적 환대이다.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중에사

 

노루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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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그림관련이라서

 읽다보니 해를 넘겼다.

 책에 소개된 10명의 예술가중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라고 표현한

 유영국만 생소하다.

 검색해서 책에 나온 작품말고 다른 작품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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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 - 김 재진


양이 뜯지 못하도록
가시를 내밀고 있는 꽃,
감기에 걸릴까 봐
유리덮개로 바람을 막아줘야 하는
예쁜 내 장미꽃,
별을 쳐다보며 나는 별 속에
네가 피어 있을 것이란 상상으로 행복해진다.
눈감으면 느낄 것 같은

네 향기 떠올리며 따뜻해진다.
네 마음이 보내는 환한 빛,
별 같이 많은 사람 가운데
, 나는
네가 걷고 있을 것이란 생각 하나로
세상의 험한 길들 사랑할 수 있다.
다만 사랑 받기 위해 우린 사랑하지만
그 사랑 깊어지면
어딘가에 누가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로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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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길태 2021-01-0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꽃 너무 예쁘네요.^^
 

 

 

 

 

 

 

 

 

 

 

 

 

 

 

2020년 처음 읽은 책은 철학이고 마지막책은 시집이네

 

 

연어들도 온 몸으로 생을 드리블한다.

 

누군가 생의 주방에서 톡톡톡톡

삶의 요리하는 소리

 

우리가 밤새 찾으려 했던 것은

생의 어떤 실마리였을까

 

문을 열고 나가면 삶은 광활하고도 깊다

삶과 생의 차이는 무엇인가

 

삶이란 원래 그런것

하염없이 쳐다보는것

 

죽음이 매 순간 삶을 관통하던

그 거리에서

아침이면 영혼을 한 스푼 물에 풀어

커피를 마신다.

 

빛나는 생의 오후

 

 시집에서 마음에 든 싯귀들은 페이지 순서대로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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