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무거울까? - 크리스티나 로제티
무엇이 무거울까?
바닷모래와 슬픔이.
무엇이 짧을까?
오늘과 내일이.
무엇이 약할까?
봄꽃과 청춘이.
무엇이 깊을까?
바다와 진리가.
노인들의 문제는 어린 척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어린 척을 못 하는 것이다.
이들은 사실 일곱 살을 따라 해야 할 때 스물일곱 살처럼 군다.
에릭 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중에서
배려 – 최승호
아무것도 모르는 눈사람에게 왜 사느냐고 묻지 말기
바랍니다. 그는 자신이 어린애인지 늙은이인지 모를 뿐
더러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모릅니다. 온 곳도 모르고
가는 곳도 모르며 자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채 우는
듯 웃는 듯 멍청하게 서 있는 고아 같은 눈사람에게 집,
식구, 고향에 대해 묻는 일도 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시대보다 한 발짝 앞서가면 비지니스가 되고, 두 발짝 앞서가면 혁명이 되며,
세 발짝 앞서가면 예술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조주관의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중에서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 진은영
봄, 놀라서 뒷걸음질 치다
맨발로 푸른 뱀의 머리를 밟다
슬픔
물에 불은 나무토막, 그 위로 또 비가 내린다
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
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 킬로의 컴컴한 터널
―여길 어떻게 혼자 걸어서 지나가?
문학
길을 잃고 흉가에서 잠들 때
멀리서 백열전구처럼 반짝이는 개구리 울음
시인의 독백
“어둠 속에 이 소리마저 없다면”
부러진 피리로 벽을 탕탕 치면서
혁명
눈 감을 때만 보이는 별들의 회오리
가로등 밑에서는 투명하게 보이는 잎맥의 길
시,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
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