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자체에는 전혀 신비스럽거나 마술적인 매력이 없소

그 매력은 오로지 책이 말하는 내용에 있는 거요

우주의 삼라만상들을 어떤 식으로 조각조각 기워서

하나의 훌륭한 옷으로 내보여 주는지 그 이야기에

매력이 있는 것이오.

 

            레이 브래드베리의 화씨 451” 중에서

 

* 화씨451(섭씨 233) : (종이)이 불타기 시작하는 온도

                               책이 금지된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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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 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 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를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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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연습은 세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부분을 읽고 두번째부분으로 넘어가면서

 어리둥절해진다.(책에 대한 정보없이 읽어서)

 예술고등학교 연극과 학생들은

 연기수업인 신뢰연습은 어둠속에서 진행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서로를 신뢰하는법을 배울수 있도록

 하기 위한 훈련

 데이비드에게 사랑은 선언을 의미했고 세라에게 사랑은

 둘만의 비밀을 의미했다

 킹슬리선생의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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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멀리는 악은 명확하게 보지만

악이 가까이 있을수록 윤리적 통찰력이 결여 되죠.

가장자리가 흐릿해지고 핵심은 보기 어려워요.

 

        얀 마텔의 포르투갈의 높은 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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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마 - 최승자 

 

  

흔들지 마, 사랑이라면 이젠 신물이 넘어오려 한다.

내 잔가지들을 흔들지 마.

더이상 흔들리며 부들부들 떨다 치를 떠느니,

이젠 차라리 거꾸로 뿌리뽑혀 죽는 게 나을 것 같아.

 

프라하에서 한 집시 여자가, 운명이야, 라고 말했었다.

운명 따윈 난 싫어, 라고 나는 속으로 말했었다.

아름다움이 빤빤하게 판치는 프라하, 그러나 그 뒤편

숨겨진 검은 마술의 뒷골목에서 자기 몸보다 더 큰

누렁개를 옆에 끼고 땅바닥에 앉아

그녀는 내 손바닥을 읽었다.

나는 더이상 읽히고 싶지 않다.

나는 더이상 씌어진 대로 읽히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운명이라 말하지 마, 흔들지 마.

네 바람의 수작을 잘 알아, 두 번 속진 않아.

새해, 한겨울, 바깥 바람도 내 마음만큼 차갑진 않다.

내 차가운 내부보다 더 차가운 냉수 한 잔을

마시며, 나는 차갑게 다시 읊조린다.

 

흔들지 마, 바람 불지 마, 안 그러면

난 빙하처럼 꽝꽝 얼어붙어버리겠어.

 

창문 밖으로 사람들이 하나씩 오고 가면서

내게 수상한 바람 소리들을 보낸다.

그때마다 나는 접시 깨지는 소리로 대답한다.

"접근하면 발포함" 그러나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뭔지 나는 안다. 그것은 외부를 향한 게 아닌,

내부를 향한 내 안의 폭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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