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럼피우스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0
바버러 쿠니 지음,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에 작은 집을 짓고 바다를 보면서 살겠다는 꿈, 그 꿈을 이루기 전까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을 꼭 한 가지 하겠다는 약속. 동화라고 해서 어린이들만 읽는 게 아니라는, 어른이 되어서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은 시간은 짧았으나 다시 펼쳐서 들여다 본 시간은 세 곱절이 넘게 들었다. 정녕 미스 럼피우스와 같은 할머니가 될 수 있다면......


이 책 덕분에 루핀이라는 꽃도 찾아 보았다. 어쩌면 우리집 마당에다 곧 심어 볼지도 모르겠다. 꽃씨부터 아니면, 모종이라도. 미스 럼피우스처럼 꽃씨를 널리널리 뿌리겠다는, 그리하여 나도 그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하겠다는 가당찮은 생각에서가 아니라 그저 꽃 보는 시간 안에서 나라도 평온하면 세상의 평온에 아주 작은 점처럼 기여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 책과 같은 그림동화책을 더 찾아서 보려고 한다. 여러 모로 단순해지면서 마음이 진정이 된다. 이참에 어른들이 읽어서 더욱 좋을 그림책 목록이라도 나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정도다. 나이 들수록 어린애가 된다고도 하였으니 갖고 있던 욕심을 줄여 가면서 처음 세상에 나왔을 무렵과 가까운 상태로 살게 되는 걸 꿈꿔 본다.  


그림책 속의 이 장면을 따라서 그려 보고 싶었는데 밑그림 그리다가 포기했다. 때로는 포기도 행복을 느끼게 해 준다. 바닷가 작은 집을 아무나 가질 수는 없을 테니까.  (y에서 옮김202102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실천문학사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같은 때에 '조지 오웰'의 글이라. 이 책을 사 둔 것이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도저히 안 읽고는 치울 수가 없어 의무감으로라도 읽으려고 마음먹고 잡은 책이다. 뭐라고 말하기 참 민망한 마음 절반, 이렇


게라도 읽은 것이 다행이다 싶은 마음 절반, 내 마음이 그러하다.

어떻게 된 것이 조지 오웰의 너무도 유명한 두 작품 '1984년'과 '동물농장'을 읽은 기억이 없다. 아마 안 읽었을 것이다. 읽지도 않았으면서 읽은 것처럼 착각되는 작품, 아는 게 전혀 없으면서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착각한 작가, 이 책을 보고 알았다. 내가 조지 오웰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익힌 게 없다는 것을.

평생을 폐질환으로 시달리면서 글쓰기에 대한 집념을 잃지 않았던 사람, 무섭다는 생각도 좀 든다. 어쩌면 살아있는 게 그만큼 더 간절하고, 자신이 사는 세상에 그만큼 욕심이 더 생겼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이었으면 하는 바람, 조금 더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인간 세상에 대한 바람, 사회와 정치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작가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 몸이 아프고 덩달아 마음이 아픈 시대에 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 혼자 생각해 본다.

예전에 그런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살기 고달플 때에, 누구나 힘들다고 말하던 시대에는, 함께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함께 꾸던 꿈이 있었다. 같이 살아가자고, 기쁨도 아픔도 함께 나누자고, 그래야 한다고 말로 눈빛으로 어깨동무로 그리고 노래와 글로 서로서로 격려하던 시절. 그 때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떠했을까, 아찔하다.

세상이 달라진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내 마음도 그때로부터 많이 멀리 떠나왔고, 내 주위의 사람들도 그때의 그 상황에서는 많이 벗어났다. 이건 그때의 기억들이 이미 지나간 시간이라는 증거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때의 어떤 아픔들을 고스란히 느끼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더 지독한 상처로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부끄러워서 고개 돌리는 상처도 있고, 뻔뻔해져서 모른 척 하는 상처도 있고, 지쳐서 눈을 감아 버리는 상처도 있고, 여전히 아픈 사람들에게는 사라지지 않을 고통인데도.

책만 읽는다고 내가 외면한 진실로부터 용서를 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책이라도 읽어야 내 마음이 조금 놓일 것 같은 것, 그 또한 비겁하고 구질구질한 변명의 하나로 남을지라도, 미안하지만 이것이라도 해야겠다 싶은 그것, 조지 오웰의 글은 이렇게 내게 반성하는 시간을 준다. (y에서 옮김20110512)



81-83


내가 나의 모든 배경 정보를 여기에 밝혀놓은 까닭은, 한 작가의 초기 발전 과정을 어느 정도 알지 못하고는 그 작가를 지배하고 있는 문학 동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가의 문학적 주제는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 의해 결정된다. 적어도 우리 자신의 시대처럼 격동적이고 혁명적인 시대에는 특히 그러하다. 그러나 작가가 글을 쓰려고 시작하기 전에 이미 그는 거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정서적 태도를 획득하게 된다. 자신의 기질을 길들이고, 미숙한 단계나 어떤 왜곡된 방법에 빠지지 않도록 자기를 훈련시키는 것이 명백히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만약 작가가 자신의 초기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다면, 그 작가는 글을 쓰고자 하는 자신의 충동 자체를 죽이는 꼴이 될 것이다. 생계비를 벌어야 하는 요구를 제외해 놓고, 나는 글, 특히 산문을 쓰는 데에는 네 가지의 큰 동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네 가지 동기는 모든 작가들에게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또 동일 작가에서도 그가 살고 있는 환경에 따라 때때로 다를 수 있다. 그 네 가지 동기란 다음과 같다. 


(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죽은 후에도 기억되고, 어린 시절 자기를 놀렸던 사람들에게 보복하려는 욕망이다. 이것이 작가에게 큰 동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작가들은 이런 특징적 욕망을 과학자, 예술가, 정치가, 법률가, 군인, 성공한 사업가들, 간단히 말해 인류의 꼭대기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상류층 인간들과 공유한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지나칠 정도로는 이기적이지 않다. 대략 서른 살이 넘으면, 사람들은 개인적 야심을 포기하고-실제 많은 경우에 이들은 개인적 야심을 거의 포기한다-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거나 아니면 단조롭고 일상적인 일에 짓눌려 산다. 그러나 또한 자신의 삶의 방식을 끝까지 고수하려고 결심하는 소수의 재능 있고 의지가 굳은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작가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진지한 작가들은 저널리스트들보다 돈에는 관심이 적지만 대체로 허영심이 더 강하고 더 자기 중심적이다.


(2) 미학적 열정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 혹은 말과 그것들의 적절한 배열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 하나의 소리가 또 다른 소리에 미치는 영향, 다시 말해 괜찮은 산문의 견고함이나 좋은 이야기의 리듬을 아는 즐거움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값지다고 느껴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는 어떤 경험을 공유해 보고자 하는 욕망, 미학적 동기는 많은 작가들에게 주된 것은 아니지만 팸플릿 지은이나 교과서 집필자조차도 공리적 목적을 넘어 자신들이 좋아하는 단어와 관용어법을 가질 수 있다. 혹은 활자체, 여백의 폭 등에 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철도시간 안내 책자의 수준을 넘어서는 책이라면, 어떤 책도 미학적 고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 하는 욕망, 진실한 사실을 발견해서 후손들을 위해 그것들을 보존하려는 욕망이다.


(4) 정치적 목적


가능한 한 넓은 의미에서 ‘정치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세계를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가고자 하는 욕망, 다시 말해 성취하려고 노력해야만 하는 그런 종류의 사회를 위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보려는 욕망이다. 다시 한 번 말아지만, 어떠한 책도 정치적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이 정치와 관계가 없다고 하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이다.

모든 작가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이런 주제의 글을 쓴다. 그것은 작가가 어떤 쪽으로 글을 쓸 것인지, 또 어떤 방식을 따를 것인지의 문제이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의 정치적 편견을 더 많이 의식하면 할수록 미학적이고 지적인 자신의 성실성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정치적으로 더 많이 행동할 기회를 갖게 된다. - P86

내가 할 일은 내가 천성적으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강요하고 있는, 본질적으로 대중적이고 비개인적인 활동들과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 P87

많은 소설비평이 아마추어 비평가에 의해 행해진다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경험 있는 작가는 아니지만, 책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은 사람이 재능은 있지만 지루한 전문가보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더 잘할 수 있는 것이다. - P100

문학의 가치를 느끼고 문학이 인간 역사의 발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두 그것이 외부로부터 우리에게 강요되든지, 내부로부터 우리에게 부과되든지 간에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저항할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P109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진정한 감정 상태를 알기 위해서 가끔 어떤 분명한 사건을 목격할 필요가 있다. - P208

분명히 모든 스포츠는 민족주의의 발생과 관계가 깊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큰 동력장치로 규정하고 모든 것을 경쟁의식의 관점으로 보는 현대인들의 광적인 습관과 관계가 있다. 또한 조직화된 경기는 보통사람들이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다시 말해 제한되어 있는 삶의 방식 때문에 창조적 노동을 할 기회가 많지 않은 도시 지역에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 P2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일곱 박공의 집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2
너대니얼 호손 지음, 정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공이라는 지붕의 형태를 알게 되었다는 게 참 좋다. 그림으로도 사진으로도 근사해 보이는 구조다. 이렇게 생긴 지붕의 비교적 거대한 건물에서 있었던 역사, 인물들의 삶과 죽음,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인연 혹은 악연. 그래서 일곱 박공의 집을 주인공의 하나라고 하는 뜻도 알겠다. 세상에는 이런 식의 주인공과 같은 건물들이 더러 있으니까.


작가 이름이 낯익고, 러브크래프트에게 영향을 끼친 바가 컸다는 게 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였다. 글쎄, 환상 혹은 추리 기법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모르겠고(내 독서력의 부족 탓),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묘사만큼은 확실히 닮아 있다. 두 작가가 살았던 시대의 미국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메리카 땅. 유럽에서 찾아간 사람들이 빼앗다시피 점령한 땅. 먼저 점령하고 나중에 점령하고 그러면서 죽고 죽이고. 오랜 시간이 저마다의 원한이 겹치는 채로 흘러 갔던 듯하다. 누군가는 살아남았고 살아서 영광을 되찾거나 새로 얻었고. 미국이라는 나라, 역사를 제대로 더 알면 소설도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에 비해 그들의 역사를 알고 싶다는 바람이 영 일어나지 않으니 이건 이것대로 섭섭할 일이다.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난 사건의 기본 줄기는 복잡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단순하고 분명하다. 작가의 표현만 지극히 장황할 따름이다. 일곱 박공의 집, 이 집의 구석구석을 작가를 따라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그것도 영 유쾌하지 않게. 그러니 피비와 홀그레이브의 만남마저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다. 그게 또 낭만의 사랑이라고 해도.        


문장 하나하나를 읽는 것, 장면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데에 인내심과 주의력이 필요하다. 나는 여러 번 뭉개지는 경험을 했다. 다 읽고 나니 대견해진 기분까지 절로 들었고.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 번역. 이게 읽는 데에 가장 큰 방해가 되었다. (y에서 옮김202301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혼자 놀고 싶은 날 숨은그림찾기 - 빨간고래와 떠나는 숨은그림 여행 40코스 ㅣ 혼자 놀고 싶은 날 미로찾기
박정아(빨간고래) 지음 / 조선앤북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이런 책이 나온다는 게, 누군가 이런 책을 만들고, 나처럼 이 책으로 혼자 노는 사람이 있다는 게, 뭔가 좀 이상하면서 반갑기도 하다. 정녕 이런 시대가 되었단 말인지. 충분히 누리면서도 의아하다. 내가 뭘 하나 싶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싶다가 이러면 어때서 싶기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는 책이다.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는 숨은그림찾기의 방식과 다른 형태라 초반 좀 헤맸다. 내가 알고 있던 숨은 그림은 선과 선 사이에 숨겨져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냥 널려 있다. 배경으로 제시한 그림이 워낙 복잡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어서 널려 있다고 해도 이곳저곳에 있는 그림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모양이었다. 그만큼의 주의집중력이 필요하기는 했다. 


이렇게 찾는 그림도 숨은 그림인가 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겨 보는데, 넘길수록 의외로 흥미로워졌다. 아마도 그림의 주제가 여행이었기 때문이리라. 지금은 갈 수 없는, 혹 가 본 적 있는, 아니면 언젠가 가 보고 싶은, 그런 곳들을 잔뜩 그려 놓았다. 경험해 본 장면은 경험한 대로, 아직 못 만난 기분은 살며시 기대하는 마음을 품고 구석구석 살피다 보니 숨어 있는 그림도 찾게 되고 답답해 있던 마음도 스르르 풀리는 것 같고. 


모두 40코스로 이루어져 있다는데 난 현재 10코스를 방문했다. 한꺼번에 다 찾아 버리고 싶지 않아졌다. 아껴 놀고 싶다. (y에서 옮김202106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말랑말랑한 힘 - 제3의 시, 제24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ㅣ 시인세계 시인선 12
함민복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가의 시를 읽으면 기분이 서서히 좋아진다. 어디 먼 데 있는 환상도 아니고, 도무지 모를 의식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것도 아니고, 내 눈앞에 보이는 현실과 그게 아무리 지독하더라도 그것마저 포근하게 품는 마음과 무엇보다 나날의 생활이 다정한 말들로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힘든 생을 마치는 생명을 다루고 있을 때마저도.


넓게 보면 지구에 인간만 사는 것도 아니고 인간과 더불어 살든 그저 저희들대로 살든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무수하고 인간은 한 종일 뿐이다. 그럼에도 인간인 우리 존재는 서로에게 또 다른 대상을 향해 얼마나 나쁜 짓들을 많이 하고 사는 것인지. 저 살자고 하는 일만도 아니면서. 나는 시 한 편 한 편을 읽고 넘기면서 시인의 눈을 좇아 내 주위를 살핀다. 말랑말랑한 힘으로 살아가는 애틋한 목숨들이 도처에 가득하다. 


말랑말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쭉 곧고 단단하기보다 더 힘든 일이 말랑말랑해지는 일이라는 것을 지난 날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알고 있다고 해서 아는 대로 될 수 있는 게 아님 또한 알고 있어서 일상은 고단하다. 고단해도 살고, 살아야 하고, 살 수밖에 없겠지만, 말랑말랑해지기를 바라면서.  


나온 지 시간이 꽤 된 시집인데, 유독 한 편의 시가 돋보인다. 괜히 '지장보살'을 찾아보기까지 했다. 하필 오늘이 대통령 선거일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지 않았던 것일까. (y에서 옮김20220309)




86-87



  [기호 108번]



국민들을 위한다면



국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말을 팔았으면



아무리 최선을 다해 일을 하셨어도



진정 국민들을 위하였다면



자신이 부족하였음을 느끼셨을 텐데



부족하여



미안하여



재산을 다 헌납하시거나



아무도 모르게 선행으로 다 쓰셨어야 옳았을 텐데



재산이 늘었다니요!



잘못 전달된 거겠지요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 재산을 늘린 분들이 계신다면



대통령님이시거나, 국회의원님이시거나, 검사님이시거나,



도지사님이시거나, 시의원님이시거나, 농협장님이시거나,



다 개새끼님들 아니십니까



국민들을 위하여 일하겠다고



말을 파신 분이나 



말을 파실 분은



중생들이 다 극락왕생할 때까지



성불하시지 않겠다는



기호 108번



지장보살님 꼭 한 번 생각해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