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박공의 집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2
너대니얼 호손 지음, 정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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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공이라는 지붕의 형태를 알게 되었다는 게 참 좋다. 그림으로도 사진으로도 근사해 보이는 구조다. 이렇게 생긴 지붕의 비교적 거대한 건물에서 있었던 역사, 인물들의 삶과 죽음,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인연 혹은 악연. 그래서 일곱 박공의 집을 주인공의 하나라고 하는 뜻도 알겠다. 세상에는 이런 식의 주인공과 같은 건물들이 더러 있으니까.


작가 이름이 낯익고, 러브크래프트에게 영향을 끼친 바가 컸다는 게 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였다. 글쎄, 환상 혹은 추리 기법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모르겠고(내 독서력의 부족 탓),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묘사만큼은 확실히 닮아 있다. 두 작가가 살았던 시대의 미국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메리카 땅. 유럽에서 찾아간 사람들이 빼앗다시피 점령한 땅. 먼저 점령하고 나중에 점령하고 그러면서 죽고 죽이고. 오랜 시간이 저마다의 원한이 겹치는 채로 흘러 갔던 듯하다. 누군가는 살아남았고 살아서 영광을 되찾거나 새로 얻었고. 미국이라는 나라, 역사를 제대로 더 알면 소설도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에 비해 그들의 역사를 알고 싶다는 바람이 영 일어나지 않으니 이건 이것대로 섭섭할 일이다.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난 사건의 기본 줄기는 복잡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단순하고 분명하다. 작가의 표현만 지극히 장황할 따름이다. 일곱 박공의 집, 이 집의 구석구석을 작가를 따라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그것도 영 유쾌하지 않게. 그러니 피비와 홀그레이브의 만남마저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다. 그게 또 낭만의 사랑이라고 해도.        


문장 하나하나를 읽는 것, 장면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데에 인내심과 주의력이 필요하다. 나는 여러 번 뭉개지는 경험을 했다. 다 읽고 나니 대견해진 기분까지 절로 들었고.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 번역. 이게 읽는 데에 가장 큰 방해가 되었다. (y에서 옮김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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