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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코와 술 8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1월
평점 :
이 만화책은 좀 두었다가 보려고 했는데, 마치 술꾼이 술 앞에 두고 못 참는 것처럼 그냥 넘겨 보고 말았다. 다음에 심심하거나 혼자 술 마시고 싶을 때 또 꺼내 보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볼 수 있는 만화가 벌써 몇 십 권 있기는 하지마는. 만화가 많이 쌓여 있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다, 아무렴.
주인공 아가씨는 이 책에서도 끊임없이 술을 찾아 마시고 있고, 그 술에 걸맞은 안주를 골라 먹고 있고. 술이 먼저인지 안주가 먼저인지 모를 정도로 서로가 서로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 같은데 이 또한 충분히 즐기고 있어 보기 좋다. 실제로 이러면 어떤 모습일까 약간 걱정이 되는 점도 있지만 어쨌든 만화 속 세상이니 이런 걱정을 왜 한담? 이런 스스로를 잠시 한심해 하기도 한다.
예전에 읽은 타카키 나오코의 마라톤 만화 중에 프랑스의 와인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뛰다가 와인 농장이 나오면 마시기도 하는 대회였는데, 일본에는 비슷하게 양조장 축제가 있는 모양이다. 양조장들이 아예 한곳에 모여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양조장에서 나오는 술을 한곳에 모아 놓고 시음도 하게 하고 팔기도 하는 축제를 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참여한 내용이 나오는데 살풋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술 관련 축제가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내가 참여할 의지가 있는 건 아니므로 단순한 호기심일 뿐이다.
뭔지 내용이 부족하게 여겨져서 아쉬웠다. 분량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 건지(에피소드가 바뀔 때 빈 페이지로 넘기는 게 좀 불만), 안주라는 게 이제 한계에 이른 것인지 새로움도 풍부함도 못 느꼈다. 수술 한 잔 마시고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보면 나아지려나?
신큐 치에의 다른 만화가 또 있는 모양인데 그것도 보나 어쩌나 하고 있는 중. (y에서 옮김2018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