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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으로 읽어보는 세계문학 명문장 50 따라쓰기
신미희 엮음, 서석근 그림, 달곰미디어 콘텐츠 연구소 기획 / 달리는곰셋 / 2021년 12월
평점 :
따라쓰기, 재미있는 작업이다. 아무 생각 없이, 나와 있는 대로 보고 따라쓰는 일. 생각을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뜨개질만큼 효력이 있다고 여기는 작업이다. 굳이 이 책이 아니어도 상관없지만 또 이런 책으로 쉽게 도움을 얻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도 좋고, 어쩌다 한 번씩도 좋고, 마음이 내킬 때 괜찮다고 증명된 글 한 도막을 따라쓰면서 과거의 어느 날로 돌아가 보아도 현재의 순간을 즐겨 보아도 미래의 어느 날을 짐작해 보아도 그럴 듯하지 않을까? 내가 고른 글이라면 더더욱 좋겠지만 세상의 글을 내가 다 읽어낼 수는 없으니 누군가 소개해 놓은 글로 내 일상을 치유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여유를 얻고 힘을 얻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좋은 문장, 고마운 문장, 따뜻한 문장을 읽고 따라쓰면서 일상을 지키는 힘을 얻는 쪽이다. 귀엽고 산뜻한 그림은 덤이다. 이미 읽은 책 제목을 발견하면 이것도 반가울 일이고 인용된 책을 읽었으나 실려 있는 문장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새롭지 않을까.
책에 나와 있는 순서대로 따라쓰는 것도 임의로 펼친 페이지를 따라쓰는 것도 다 괜찮아 보인다. 읽고 쓰는 것만이 중요한 셈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