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은 홍이의 첫 운동회 였답니다. 그런데 이 첫 운동회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지요. 무슨 얘기냐구요? 이 얘기를 할려면 아직까지도 친정엄마한테 놀림을 받고 있는 제 과거를 밝혀야 겠네요. ㅠ.ㅠ
이 홍수맘은 완전 운동하고는 담쌓고 사는 체질인지라 매년 운동회 달리기에서 꼴등을 맡아놓는 편이데요. 몇학년이였을때 였는지는 가물가물한데, 아무튼 그해 운동회에서의 달리기에서도 당연히 꼴등으로 달리고 있었는데 어찌나 느렸었는지 그만 제 다음조로 뛴 팀하고 섞여서 들어온 거 있죠? 그 바람에 제가 졸지에 달리기에서 일등을 하게 되어 일등상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어제 우리 홍이. 5명씩 조를 지어 달리는 달리기에서 역시나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꼴등으로 느긋하게 결승점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는데 그 다음조 친구들이 열심히 뛰어오는 바람에 이 녀석도 다음조랑 섞여 버렸다는 겁니다. 그바람에 결승점에서 달려오는 친구들을 등수대로 앉혀야 하는 선생님이 순간 헷갈려 홍이한테 뭐라고 물었고 홍이는 모른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답니다. 그러자 그 선생님이 이번엔 다음조 일등친구한테 뭐라고 물었고 그 친구역시 모른다는 듯 고개를 흔드는 바람에 그 선생님 잠시 난감해 있다가 홍이랑 다음조 일등친구를 함께 "1등"이라고 쓰여진 팻말 뒤에 나란히 앉혔다지요. 덕분에 홍이는 달리기 1등 상을 받고 웃으며 저한테 달여왔답니다.
우째 이런일이.......... ^^;;;;
정말 난감하고 그렇다고 다시 돌려보내서 사실확인을 하자니 그것도 좀 그렇고 해서 얼렁뚱당 넘기기는 했는데 이러다가 2년뒤 수 운동회에서도 혹시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했다지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말 윽~. [역사는 반복되었다. 그것도 세번씩이나]라는 페퍼를 쓰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ㅠ.ㅠ
참고로, 홍이의 운동회 사진도 올릴께요. ^^.
1. 저기 꼴찌로 달려오고 있는 홍이 보이시죠?
2. 사탕을 입에 물고 결승점을 향해 뛰어오고 있는 홍!!!
3. 일등라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홍이!!!
4. 지금은 선생님따라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홍이의 모습이랍니다.
역시 홍이는 몸치 --- 딴에는 제법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그놈의 박자를 딱딱 못 맞추네요. ㅠ.ㅠ ---
5. 마지막은 홍/수의 아빠!!!
"반대항 엄마,아빠와 함께 달리기"라는 순서가 있었는데요, 우리 홍이아빠가 아빠대표로 뛰었답니다. 홍이아빠역시 달리기를 영~ 못하는 편인데 그냥 날씬하다는 이유로 뽑혔다지요. ^^;;;
이날 다행이 앞에서 뛰어준 같은반 엄마가 워낙 달리기를 잘하시는 분들이었던 덕분에 홍이아빠 다행이 1등을 계속 유지해서 다음 선수에게 바톤을 넘겨줄 수 있었다지요. 휴~. 제가 다 조마조마 했던 경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