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으로 홍이가 혼자 학교를 걸어간 날이다. 우리집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약간 멀어서(걸어서 약 15분 정도) 그저께 까지는 애마를 타고 지수와 함께 홍이를 학교앞까지 바래다 주었었는데 어제는 문 앞에서 우연히 아래층 남매를 만나 그들과 함께 가도록 하여 보냈었다. 그래놓고도 걱정하고 있었는데, 하교시간에 맞춰 뒷문에서 홍이를 만나 "학교 걸어서 가보니 어땠어? " 하고 물었더니 "괜찮았어" 하고 대답한다. 그래서 "내일도 걸어서 가 볼래?" 했더니 알았단다.
그래서, 오늘아침도 학교갈 준비를 하고 집을 나왔는데 오늘은 아래층 남매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큰길까지만 바래다 주리라 하고 있었는데 "으앙, 나도 갈래, 나도갈래" 하는 울음소리가 들려 후다닥 뛰어 올라 갔더니 지수가 현관 앞에서 서럽게 울고 있다. 부랴부랴 잠옷만 입은 수 들처업고 후다닥 내려왔더니 홍이가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집앞에 길까지 나가 봤더니 혼자 막 뛰어가는 홍이의 뒷모습이 보인다. 한참 가다가 뒤를 돌아다 보길래 한 손으로 가라고 손짓을 하고는 큰 길 횡단보도 건널때 까지 지켜보았다. 내심 걱정이 되긴 하지만 지수를 업고 쫓아갈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잘 갔겠지? 무소식 희소식이라고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잘 갔으리라...............
어찌보면, 홍이보다 내가 더 홍이의 독립을 무서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