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R with 스포츠 데이터
황규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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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스포츠에서 통계, 즉 데이터는 굉장히 중요하다. 승률, 방어율 등을 비롯해서 각종 선수들의 능력들이 모두 수치로 환산되어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동아일보에서 스포츠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각종 스포츠 통계가 보여주는 데이터 과학에 대해 알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농구, 배구, 야구, 축구, 테니스 등 스포츠 통계를 이용해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들을 데이터 과학으로 풀어내 고 있어 스포츠를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이 책은 '데이터 과학'이라는 세계를 'R'이라는 언어를 통해 이동하는 법을 배우는 'R 여행 회화'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R언어란 요약 통계 및 데이터 분석을 위한 오픈 소스 프로그래밍 언어 및 개발 실행 환경을 말한다.

 

프로그래밍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C'이다. 그 다음으로 파이썬, 자바 등이 있고, 'R'은 9번째 정도 된다. R은 데이터 분석 말고는 사실 쓸 일이 별로 없는 언어인데, 통계 계산을 위해 초보가 배우기에는 상대적으로 쉬운 언어이기도 하다.

 

 

이 책은 tidyverse, tidymodels 패키지를 활용한 데이터 정리 및 변형, 모델링, 분석 결과 정리 등 누구나 쉽게 R로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R 언어학 개론으로 시작해서 패키지 관리 최강자 pacman 패키지를 거쳐 히스토그램, 막대 그래프 등 시각화를 위한 그림 그리기로 이어진다.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원하는 형태로 정리하고 필요한 정보로 뽑아내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 1982년부터 2020년까지 프로야구 팀별 타격 기록을 가지고 연습에 들어간다.

 

 

데이터 과학 세계에서는 확률과 통계가 신호등이고 표지판이며 또 흐름이다. 문제는 R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나 데이터 과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가자 많이 포기하는 지점도 바로 확률과 통계라는 점이다. 그러나 데이터를 다루고 싶다면 반드시 확률과 통계를 공부해야 한다.

 

저자는 '문과생' 눈높이에 맞춰서 확률과 통계에 대해 차근차근 알려준다. 확률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 프로야구를 예시로 해서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프로야구 팀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 야구에 진출할 확률은?'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방법이 예시로 소개되어 있다. 한 시즌 144경기 중에 몇  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승률이 얼마이고,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 팀의 평균 승률과 비교해 남은 경기에서 최소 몇 승 이상을 거둬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안방 팀 승률을 어떻게 바꿨을까? 나달은 정말 클레이 코트에서 강할까? 농구 포지션별 기록은 어떤 차이가 날까? 어떤 야구 기록이 득점을 제일 잘 설명할까? 어떤 배구 기록이 승리를 제일 잘 설명할까? 등등 각종 스포츠 통계를 이용해서 공부하는 데이터 과학은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론을 우리의 실생활과 가까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확률 밀도 함수는 외계어처럼 보이고, 어떤 확률 분포를 언제 쓰는지 헷갈리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원리와 개념을 익힌다면,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면 된다. 수많은 스포츠 데이터들이 왜 데이터 과학을 공부하는데 유용한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누구나 쉽게 로 데이터 분석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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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지 마 과학! 15 - 사라진 마이아사우라의 호박 장식을 찾아라 놓지 마 과학! 15
신태훈.나승훈 글.그림, 류진숙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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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부를 돌파한 대한민국 대표 학습 만화 <놓지 마 과학!> 시리즈 15권이 나왔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과학적 질문들을 기발하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자연스럽게 과학에 재미를 붙이고 그 원리를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학습 만화로 워낙 유명해서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만나보게 되었다.

 

어렵고 따분한 학습적인 요소만 담은 만화가 아닌 유머러스한 에피소드와 작가들만의 자유분방한 이야기가 더해져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보여준다는 점이 이 시리즈만의 강점이다.

 

 

2009~2019년 연재된 웹툰 <놓지 마 정신줄!>은 조회 수 28억 뷰가 넘는 초인기 웹툰으로 초등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으며, 이후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웹드라마까지 만들어지며 나이와 연령을 불문하고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놓지 마 과학!> 시리즈는 <놓지 마 정신줄!>의 정신이, 정구와 함께 교과서 과학 지식을 재미있게 공부하는 학습 만화로 여타의 학습 만화들에 비해 독보적인 캐릭터의 힘을 보여준다. 정신줄 놓은 대학생, 정신이는 낮에 자고 저녁에 일어나 밤새 게임을 하는 것이 생활이지만, 과학에는 전재적인 소질이 있다. 정신이를 비롯한 가족들이 엉뚱발랄한 모습을 보여주어 더욱 친근감있게 에피소드를 꾸려나간다.

 

 

이번 작품에서는 JS 과학 탐정사무소를 차린 정신이를 만날 수 있다. 썬더그룹 김 회장의 호박 보석이 사라지는데, 그것은 마이아사우라가 살았던 80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에 만들어진 보석으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줄줄동 파출소장 안젤리카가 방법대원들과 함께 출동한다. 사람의 지문이나 발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는 현장을 보고는 내부자의 소행이라 판단한 안젤리카는 범인으로 김 회장을 지목하는데.. 그를 구하기 위해 회장의 손녀인 앨리스 김이 등장한다. 앨리스는 정신이에게 할아버지의 결백을 밝혀 달라고 부탁하고, 그들은 함께 과학 수사를 시작한다.

 

과학 천재 정신이가 탐정으로 활약하면서 더 쉽고 재미있는 과학 정보들을 알려준다. 마치 CSI 과학수사대처럼 지문을 직접 채취해 보는 방법을 비롯해 범인의 흔적을 찾고, 감시 카메라를 통해 단서를 발견하는 등 흥미진진하게 사건을 해결하면서 과학적 호기심까지 충족시켜준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 교과의 내용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연관되어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과학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놓지마 과학!> 시리즈는 그렇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생겨나는 질문을 통해 과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게다가 이번 15권부터 기존 권에서 볼 수 없었던 학습 구성이 추가되었다. ‘정신이의 과학 노트’와 ‘정신이가 만난 과학자’의 코너인데, 최신 과학 지식을 담고 있다. 그리고 실력 뽐내기 퀴즈를 통해 사다리 타기, 초성 맞추기 등 본문에서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복습할 수 있다. 또한 책과 제공되는 부록 파워 카드는 14권과 15권의 과학 정보로 게임까지 즐기도록 구성했으며, 알록달록 카드와 귀여운 캐릭터들을 소장하는 재미는 덤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와 학습이 가득한 <놓지 마 과학!> 15권을 만나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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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돼! - 레벨 1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임지형 지음, 정용환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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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던 곳을 다시 턱으로 가리켰어요. 그곳은 책장 맨 아래 칸이었어요.
"저기 있는 저 빨간색 책은 절대로 읽으면 안 된다, 알았지?"
"네."
"진짜 다시 말하지만, 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돼."
"아유, 알았다니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p.16

 

초등학교 2학년인 강준이는 만화책 보기랑 게임 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공부 하기랑 책 읽기는 딱 질색이다. 엄마는 준이가 좋아하는 만화책 말고 다른 책 좀 보라고 늘 잔소리이다. 왜 엄마는 온갖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한 것은 못 보게 하고, 재미도 없고 글자만 많은 책이나 읽으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준이는 생각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매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잔소리만 한다고. 하지만 우리도 알 건 다 안다고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에 다녀온다는 엄마가 무심하게 거실 책장 한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책장 맨 아래 칸에 있는 빨간색 책은 절대로 읽으면 안 된다고. 물론 준이는 그 책에 관심이 없다. 책을 아무리 읽으라고 해도 안 읽는 자신이 읽지 말라는 책을 읽을 리가 있냐고 말이다. 이상한 건 그날 이후로도 엄마는 준이만 보면 자꾸만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거였다. 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된다고. 저 책은 진짜로 절대 읽으면 안 된다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할수록 더 궁금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라고, 준이는 점점 그 빨간 책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대체 엄마는 왜 이렇게 저 책을 읽지 말라고 하는 걸까?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주인공한테 푹 빠져 있었어요. 나와 비슷한 또래를 책에서 만난다는 것은 정말이지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재미있다."
책을 다 읽자, 나도 모르게 이 말이 튀어나왔어요. 나는 다시금 첫 페이지를 펼쳤어요.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읽었어요. 한 번, 두 번, 세 번. 앉은 자리에서 몇 번이고 책을 거듭 읽어 내려갔어요. 그러고 나니 책을 덮어도 머릿속에 책 장면 하나하나가 저절로 그려졌어요.      p.67

 

준이는 밤에 화장실에 가려다가 열린 안방 문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본다. 엄마와 아빠의 웃음소리를 듣고 가보니 나란히 앉아 빨간 책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엄마가 외출할 때마다 준이에게 '절대' 보지 말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했던 바로 그 책이었다. 준이는 그토록 재미있는 것을 못 보게 한 엄마에게 화가 나서, 반드시 그 책을 보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좀처럼 빨간 책을 엄마 몰래 볼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았고, 엄마가 외출한 뒤에 집을 뒤져봐도 빨간 책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빨간 책을 읽을 수 있게 될까? 준이는 과연 그 책을 읽게 될 수 있을까?

 

 

책 보다 재미있는 게 넘쳐 나는 세상이다. 어른들도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꽤 많은 걸 보면, 어린이들에게만 뭐라 할 건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유튜브, 스마트폰, 게임, 만화책 말고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도 어린이들이 딱 그 시기에 맞는 책들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억지로 읽는 게 아니라 재미있게 말이다.

 

이 책은 '절대 보지 마!' 작전을 사용해 책에 재미를 붙이게 되는 과정을 귀엽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아이들의 청개구리 심리를 이용해서 책에 관심도 없고, 읽을 생각도 없는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 결정하고,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과정을 배워 보자. 물론 어린이 독자들도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만한 책이니, 절대 읽으면 안 되는 책 속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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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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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리건 씨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을 당장, 그리고 죄책감을 느끼며 떠올렸다. 죽은 사람이 이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겠느냐고 속으로 되뇌었다. 호러 만화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그런 일이 가능하다 한들 나는 콕 집어서 케니가 죽길 바란 적은 없고 그저 날 건드리지 말아주길 바랐을 뿐이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장례식 다음 날 우리 모두에게 유산을 남기다니 해리건 씨는 좋은 분이라고 내가 말했을 때 그러곤 부인이 했던 말이 계속 생각났다. '글쎄다. 올곧은 분이긴 했지만 눈 밖에 나면 난처해졌거든.'       -'해리건 씨의 전화기' 중에서, p.102

 

한 중학교에 소포가 하나 배달된다.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매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배달된 것처럼 보이는 그것은 사실 폭발물이었다. 폭탄은 1.5킬로미터 멀리 있는 건물의 유리창을 박살 낼 정도로 위력적이었고, 그 폭발로 인해 끔찍한 비극이 벌어진다. 사망자는 학생들을 포함해 31명, 부상자는 73명이었고, 9명이 중상이었다. 탐정사무소 파인더스 키퍼스를 운영하고 있는 홀리 기브니는 뉴스 특보를 통해 사건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연속해서 현장 소식을 전하던 체트 온도스키라는 기자를 보면서 뭔가가 마음에 걸린다고 생각한다. 뭘까? 피곤해 보였던 얼굴? 양손에 남은 긁힌 자국과 벽돌 가루? 찢어진 주머니? 뭔가 알 수 없는 그 위화감의 정체는 이전 작품에서도 본 적 있던 바로 그 '이방인'의 존재와 연결되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이 책은 스티븐 킹의 중편소설 4편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나 표제작인 <피가 흐르는 곳에>는 <아웃사이더>의 후속편으로 홀리 기브니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빌 호지스가 세상을 떠난 후 파인더스 키퍼스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는 홀리 기브니의 근황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반가웠다. 역시나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며 오컬트 스릴러로서의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는데, 굉장히 오싹하면서도 시선을 뗄 수 없는 이야기라 숨 죽이고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할아버지와 내가 수집한 살인이나 참사 영상이 수백 편이 더 있어요. 어쩌면 수천 편일지도 몰라요. 뉴스업계에는 이런 말이 있죠. 피가 흐르는 곳에 특종이 있다. 사람들이 끔찍한 뉴스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에요. 살인. 폭파. 교통사고. 지진. 해일. 사람들은 그런 걸 좋아하고 요즘은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이 있기 때문에 더 열렬한 반응을 보여요. 오마르 마틴이 광란극을 벌이고 있었을 때 펄스 내부를 촬영한 보안카메라 영상 있죠? 조회수가 수백만이에요. 수백만."     -'피가 흐르는 곳에' 중에서, p.352

 

작가인 드류 라슨은 단편 소설만 여러 편 발표했는데, 언젠가는 장편소설에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장편을 두 번 시도한 적은 있지만, 주변 사람들 모두를 걱정시켰을 만큼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던 적이 있기에 사실상 포기한 상태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장편 소설을 위한 근사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어쩌면 지금까지 생각난 것들을 통틀어 제일 훌륭한 아이디어가 생각난 것이다. 그는 소설 집필을 위해 몇 주간 한적한 시골에 있는 통나무집으로 가서 혼자 작업을 하기로 한다. 처음 며칠 동안은 아침 일찍 일어나 오후 두 시까지 글을 쓰는 루틴을 정확히 지켰다. 자리에 앉으면 단어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동안과는 다르게 원고가 술술 써졌다. 그러다 슬슬 감기 기운이 생겼고, 갑작스레 닥친 태풍으로 인해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고, 원고를 쓰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쥐를 한 마리 구해주게 되고, 자고 일어났더니 그 쥐가 사람처럼 그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스티븐 킹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마치 '사악한 동화'처럼 느껴지지만, 소설가로서 '상상력이라는 수수께끼와 그걸 지면으로 옮기는 방법'에 대해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묘지에서 죽은 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는 이야기 등 수록된 작품들 모두 다양한 스타일로 스티븐 킹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수록작 모두 영상화 판권이 팔렸다고 하니, 명실공히 '이야기의 제왕'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2020년 여름, 미국에서 출간된 작품이니 스티븐 킹의 가장 최신작이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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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 Run with me 노래를 그리다 1
선우정아 노래,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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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살다 보면 누구나 감당하기 어렵고, 버거운 일을 마주하게 된다. 막다른 골목 앞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거나, 바닥까지 추락한 것 같은 심정일 때 그 막막함 속에서 망연자실했을 때, 곁에 있던 누군가가 말없이 손을 내밀어 주면 우리는 그 힘으로 다시 용기를 낼 수 있게 된다.

 

그림책이 주는 특별한 위로가 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 가면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휴식이 되고, 위안을 받고,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 있다. 특별한 이야기, 긴 설명 없이 그림 자체로 나에게 말을 건네주는 것만 같은 순간, 받게 되는 감동은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이번에 만난 책도 그런 기분이었다.

 

 

가수 선우정아의 정규 3집 앨범 수록곡인 <도망가자>의 노랫말에 그림을 얹은 책이다. 선우정아의 노래와 일러스트레이터 곽수진의 그림이 만나서 너무도 근사한 그림책이 만들어졌다.

 

'도망가자. 멀리 안 가도 괜찮을 거야. 너와 함께라면 난 다 좋아.' 가끔은 억지로 버티고 서는 것보다, 훌쩍 도망가는 시간도 필요하다.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고민은 잠시 버려두고, 답답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져보는 거다. 그래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 그 덕분에 다시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길 테니까 말이다.

 

 

이 곡은 선우정아가 '누구보다 소중히 여겨주는 마음에 대한 고마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언제나 곁에서 자기 자신보다 나의 안위를 살펴주는 이를 위한 마음을 노래에 담아서인지, 노랫말이, 음악이 더 진심으로 느껴진다. 음악을 틀어 놓고 이 그림책을 읽으면 더 좋다. 노랫말에서 전해지는 위로가 곽수진 작가의 따스한 그림과 만나서 배가 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곽수진 작가는 지금은 자신의 곁을 떠난 반려동물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그림으로 담담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개와의 일상들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적의 노랫말을 그림책으로 만들어낸 <당연한 것들>이라는 책도 흥미로웠는데, 이번에 만난 작품도 역시나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랫말에 그림을 입혀 또 다른 서사를 만들어낸다는 점도 재미있었고, 이적과 선우정아라는 싱어송라이터의 노랫말이 워낙 시처럼 아름다워서 그림들과 정말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특히나 시원한 바다 풍경과 함께 개와 해변을 산책하는 모습의 표지 이미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제대로 휴가를 가지 못하는 요즘이기에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지치고 힘든 현실로부터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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