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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돼! - 레벨 1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임지형 지음, 정용환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1년 5월
평점 :
엄마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던 곳을 다시 턱으로 가리켰어요. 그곳은 책장 맨 아래 칸이었어요.
"저기 있는 저 빨간색 책은 절대로 읽으면 안 된다, 알았지?"
"네."
"진짜 다시 말하지만, 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돼."
"아유, 알았다니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p.16
초등학교 2학년인 강준이는 만화책 보기랑 게임 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공부 하기랑 책 읽기는 딱 질색이다. 엄마는 준이가 좋아하는 만화책 말고 다른 책 좀 보라고 늘 잔소리이다. 왜 엄마는 온갖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한 것은 못 보게 하고, 재미도 없고 글자만 많은 책이나 읽으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준이는 생각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매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잔소리만 한다고. 하지만 우리도 알 건 다 안다고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에 다녀온다는 엄마가 무심하게 거실 책장 한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책장 맨 아래 칸에 있는 빨간색 책은 절대로 읽으면 안 된다고. 물론 준이는 그 책에 관심이 없다. 책을 아무리 읽으라고 해도 안 읽는 자신이 읽지 말라는 책을 읽을 리가 있냐고 말이다. 이상한 건 그날 이후로도 엄마는 준이만 보면 자꾸만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거였다. 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된다고. 저 책은 진짜로 절대 읽으면 안 된다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할수록 더 궁금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라고, 준이는 점점 그 빨간 책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대체 엄마는 왜 이렇게 저 책을 읽지 말라고 하는 걸까?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주인공한테 푹 빠져 있었어요. 나와 비슷한 또래를 책에서 만난다는 것은 정말이지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재미있다."
책을 다 읽자, 나도 모르게 이 말이 튀어나왔어요. 나는 다시금 첫 페이지를 펼쳤어요.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읽었어요. 한 번, 두 번, 세 번. 앉은 자리에서 몇 번이고 책을 거듭 읽어 내려갔어요. 그러고 나니 책을 덮어도 머릿속에 책 장면 하나하나가 저절로 그려졌어요. p.67
준이는 밤에 화장실에 가려다가 열린 안방 문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본다. 엄마와 아빠의 웃음소리를 듣고 가보니 나란히 앉아 빨간 책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엄마가 외출할 때마다 준이에게 '절대' 보지 말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했던 바로 그 책이었다. 준이는 그토록 재미있는 것을 못 보게 한 엄마에게 화가 나서, 반드시 그 책을 보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좀처럼 빨간 책을 엄마 몰래 볼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았고, 엄마가 외출한 뒤에 집을 뒤져봐도 빨간 책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빨간 책을 읽을 수 있게 될까? 준이는 과연 그 책을 읽게 될 수 있을까?
책 보다 재미있는 게 넘쳐 나는 세상이다. 어른들도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꽤 많은 걸 보면, 어린이들에게만 뭐라 할 건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유튜브, 스마트폰, 게임, 만화책 말고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도 어린이들이 딱 그 시기에 맞는 책들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억지로 읽는 게 아니라 재미있게 말이다.
이 책은 '절대 보지 마!' 작전을 사용해 책에 재미를 붙이게 되는 과정을 귀엽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아이들의 청개구리 심리를 이용해서 책에 관심도 없고, 읽을 생각도 없는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 결정하고,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과정을 배워 보자. 물론 어린이 독자들도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만한 책이니, 절대 읽으면 안 되는 책 속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