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왕 무시무시 놀라운 동물 대백과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16
시바타 요시히데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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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16권은 '무시무시 놀라운 동물 대백과'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부터 좀처럼 가기 힘든 지역에 사는 동물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기존 시리즈에 비해 페이지가 좀 두툼한 편인데, 전 세계의 동물들이 무려 180종이나 총집합되어 있어 그런 것 같다. 그야말로 볼거리나 정보적인 면에서 '동물 대백과'라는 이름에 걸 맞는 책인 것 같다.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의 독특한 생활 방식과 생존법, 놀라운 특징들을 생생한 사진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 동물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처럼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크게 카테고리는 고기를 먹는 육식 동물, 식물을 먹는 초식 동물, 고기와 식물을 모두 먹는 잡식 동물들로 구분되어 있고, 그 외에도 사람이 사육하거나 함께하는 개, 고양이, 소, 말 등과 바다에 사는 동물, 크기가 작은 동물, 독특한 괴짜 동물들로 나뉘어 있다.

 

 

우선, 무시무시한 동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자'에 대한 정보부터 시작된다. 사자는 호랑이 다음으로 몸집이 커다란 육식 동물로 때로는 코끼리도 쓰러트릴 만큼 뛰어난 전투 능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페이지 구성은 각 동물의 특징과 생태, 서식지, 크기 등 기본 정보와 함께 '동물 10초 퀴즈'가 동물마다 수록되어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동물에 대한 재미있는 퀴즈를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동물에 대해 더욱 관심을 유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새끼 사자가 가지고 있는 무늬는? 늑대가 상대에게 배를 보이는 이유는? 악어는 얼마나 빨리 달릴까? 흰코뿔소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코알라는 둥지를 어떻게 만들까? 등등 어른에게도 알쏭달쏭한 퀴즈들이 많아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퀴즈를 풀었다.

 

그리고 각각의 동물에 대한 소개 페이지가 끝나면 해당 동물들에 대한 호기심 항목을 따로 구성하고 있어, 평소에 궁금했던 정보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게 되는 모습 이면에 있는 숨겨진 비밀들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로웠다. 밀림의 왕 호랑이가 왜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되었는지, 점박이하이에나는 생김새와 다르게 엄청나게 사납다는 것, 악어는 왜 햇빛을 쐬기를 좋아하는지, 추위를 타지 않는 북극곰의 숨겨진 비밀과 고래가 분수처럼 물을 내뿜는 이유 등등 재미있는 호기심들이 가득했다.

 

 

아이와 함께 최강왕 시리즈를 여러 편 보고 있는데, 생생한 사진 화보들과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다는 점이 이 시리즈만의 장점인 것 같다. 특히나 수록되어 있는 정보도 교과서적으로 딱딱하게 지식 전달을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을 만한 구성과 요소를 넣어서 아이들이 과학 학습 도감을 꾸준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더욱 좋다.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는 그 동안 동물, 공룡, 생물, 요괴 등 다양한 시리즈로 출간이 되었는데, 다음 번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과학 도감을 만나게 될 지 매번 기대가 된다. 펭귄은 새인데 왜 날지 못할까? 곰은 얼마나 빨리 뛸까? 하마는 어떻게 스스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까? 늑대가 상대방에게 배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등 동물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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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 작은 가게를 기획합니다
김란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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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털어놓은 친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점이었죠. 그것이 서점인지 카페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만들어 준 명함에 적힌 직함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든 공간의 주인이 되어서 일하며 살고 싶다는 이야기로 들렸거든요. 내 가게를 운영하게 되면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p.27

 

'나는 회사랑 잘 안 맞는 사람인 것 같아. 퇴사하고, 작은 가게 하나 하고 싶어'라는 생각, 한 번쯤 안 해본 직장인이 있을까. 이 책은 막연하게 공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필요한 가이드와 실제 경험을 통한 노하우들을 담고 있다. 창업, 자영업이 얼마나 힘든지, 그 중에서도 '공간 창업'은 왜 더 어려운지에 대한 이유부터 시작해서 현실적인 사업 계획, 입지, 인테리어, 운영,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꼼꼼히 엮었다.

 

 

미디어는 퇴사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낭만적으로 비추고 있지만, 사실 현실은 소수의 성공한 사람들 외에 거의 대부분이 실패하고, 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 창업'을 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 그럴까? 그들은 직장 다닐 때 받던 월급보다 소득이 절반 혹은 반의반으로 줄었는데도 얼굴이 좋아 보이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편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취향대로 꾸민 작은 서점이나 카페 등을 열고 그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적당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공간 창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채로 일단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저자는 "자영업은 힘들고, 공간 창업은 더 힘드니, 말리고 싶다"라고 이 책을 시작하면서도, 실제로 준비 없이 무턱대고 공간을 임대하고 창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일 위해서 아낌없이 충고를 들려주고 있다.

 

 

세상에는 이미 충분한 카페가 있는 것 같지만, 매일매일 끊임없이 새로운 카페가 생깁니다. 새로운 커피 메뉴가 있고 특이한 디저트가 있고 인증샷을 찍어야 할 것 같은 인테리어가 있어요. 그런데 서점은 어떤가요? 동네 책방에서 사는 책과 인터넷 서점으로 사는 책은 100퍼센트 똑같은 제품입니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사면 당일배송을 해주는 데다, 10퍼센트 이상 저렴합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서점은 더욱 굳이 방문해서 사고 싶을 만한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p.110

 

이 책은 퍼블리에서 <직장인도 서점 차릴 수 있나요: 공간 기반 창업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많은 독자의 공감과 만족을 얻었던 원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나 '책을 좋아하니까 서점을 해야  겠다'라고 생각한 직장인 A의 사례가 단계별로 수록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세상에는 이미 많은 서점이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문을 닫는 서점도 많다. 게다가 직장인 A는 유명인도 아니었고, 물려받은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뚜렷하게 차별화된 컨셉을 가지고 이미 세상에 있는 서점들과는 다른 나만의 서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과연 평범한 직장인도 서점을 차릴 수 있을까, 그래서 그 많은 과정을 거친 직장인 A의 서점은 결국 오픈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실제로 자신만의 공간을 성공적으로 창업한 사례들도 인상적이었다. 그림 가게인 강릉 뮤지엄 홀리데이, 여행자들의 아지트인 강릉 희나리, 동해 묵호 사진관, 서울 도시서점, 서울 부쿠 서점, 속초의 고구마쌀롱과 동아서점, 제주 북살롱 이마고, 춘천의 춘천일기 등등의 장소가 구체적으로 수록되어 있고, 그 외에도 많은 공간들과 공간 창업자들의 질의응답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공간 방문 체크리스트, 수익 분석을 위한 업종별 비용입력 도표, 공간 창업 관련 계정 과목, 부동산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과 공간 프로그램 짜기, 공간의 인테리어 레이아웃 등 다양한 항목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막연하게 공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창업 가이드북이 될 것이고, 나만의 작은 공간을 창업하려는 사람, 각각의 창업 준비 단계에서 고민에 빠진 사람들에게도 아주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이 모든 내용들을 다 알려주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국 공간 창업의 준비물은 하나밖에 없다고.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이다. '언젠가 만들 내 공간'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꾸준히 계속해 나가는, 당신의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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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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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면 배신당하지. 대신 기대하지 않으면 배신당하는 일도 없어. 나는 그걸 깨달은 거야. 그랬더니 희한한 일이 일어나더군. 그때까지는 그저 힘들고 괴롭기만 했던 회사가 아주 편안한 곳으로 보이더라고. 출세하려 하고 회사나 상사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하니까 괴로운 거지. 월급쟁이의 삶은 한 가지가 아니야. 여러 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게 좋지. 나는 만년 계장에 출셋길이 막힌 월급쟁이야. 하지만 나는 자유롭게 살아왔어. 출세라는 인센티브를 외면해버리면 이렇게 편안한 장사도 없지."    p.47

 

영업2과의 과장을 맡고 있는 하라시마에게 매주 목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정례회의는 스트레스였다. 그날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탓에 영업부장인 기타가와로부터 질책과 추궁을 당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에 비해 영업 1과의 과장 사카도 노부히코는 하라시마보다 일곱 살이나 어린 영업부 에이스로, 최연소 과장으로 승진해 화려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인물이었다. 만년 실적 부진인 2과와 비교돼 사내에서는 '꽃 같은 1과, 지옥 같은 2과'라고 불릴 정도였고, 유명 대기업을 고객사로 거느리고 있는 도쿄겐덴의 매출을 견인하는 최고의 수입원이기도 했다. 영업 1과에는 회의만 열렸다 하면 좋다고 꾸벅대는 만년 계장 야스미가 있었는데, 어디서든 무서울 게 없다는 듯 당당하게 졸아서 잠귀신 핫카쿠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날 회의가 끝난 후 사람 좋기로 소문난 사카도가 전부터 쌓아온 분노가 폭발하기라도 한듯 야스미에게 무시무시한 얼굴로 화를 낸다. 그날 이후로 사카도는 야스미에게 노골적으로 폭언과 질책을 퍼붓기 시작하고, 야스미는 기다렸다는 듯 사카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발해버린다. 하지만 실적이 뛰어나고 성실한 에이스와 무능력한 구제불능이라는 구도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니, 결과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뻔히 보였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직장내 괴롭힘이 인정이 되어, 사카도의 인사부 대기 발령이 결정되고 만다.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인사의 배경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그렇게 추악한 사건을 은폐하려는 자들과 진실을 드러내 고발하려는 자들의 치열한 싸움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고발해봤자 얻을 건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아무것도 하지 마라, 이 말씀이십니까?" 사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야. 이 일을 은폐하는 일을 하고 있어. 이 회사를 지키고 우리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 너, 그 나이에 구직 활동을 하고 싶어? 여기보다 더 조건 좋은 직장이 있을 것 같아? 세상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도 남잖아."   p.340

 

일본 TV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를 쓴 이케이도 준의 신작이다. 중견기업 도쿄겐덴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은폐와 폭로의 기로에 선 직원들의 갈등을 그린 옴니버스 군상극이다. 현지에서는 출간 반년 만에 NHK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출연진이 대거 출격한 영화 <일곱 개의 회의>(국내 개봉명:내부고발자들━월급쟁이의 전쟁)도 화제를 모았다. 소설도 12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단 한 권으로 이케이도 준의 매력을 담고 있는 대표작이기도 하다.

 

한 중견기업에서 벌어진 추악한 사건을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는 중심 플롯으로 세워두고, 각 장마다 중심 인물을 다르게 해서 영업1부, 영업2부, 경리부, 총무부, 거래 업체 등의 풍경을 각각의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는 구성이 무엇보다 흥미진진하다. 인물과 시점을 바꿔가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그 속에서 독립된 스토리처럼 진행되지만, 차곡차곡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교집합이 생기고, 또 하나의 사건을 여러 방향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긴장감 넘치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실제로 어느 회사에나 존재할 것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등장 인물들이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해 누구라도 공감하면서 보도록 만들어 주는 작품이었다. '소설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명제를 가장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엔터테인먼트 문학’을 선도하는 작가라는 평가답게 최고의 '읽는 재미'를 안겨주는 작품이었다. 지루한 소설은 딱 질색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게 되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케이도 준의 작품을 만나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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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섭고 궁금한 최강 공룡 - 공룡대장이 들려주는 공룡 이야기
홍우식 지음, 월드잇 그림 / 빅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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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자 아이들이 있는 집은 아마도 대부분 공룡에 관련된 책이 한 두 권 쯤은 있을 것이다. 아직 한글도 채 떼지 못한 어린 아이가 그 복잡하고도, 긴 이름들을 어떻게 다 외우는지 신기할 정도로... 시대별, 종류별 공룡 이름들을 다 꿰고 있는 것은 언제나 미스터리지만 말이다. 그래서 덕분에 공룡을 다루고 있는 책들을 꽤 여러 권 보았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판형이 커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것 같다.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는 시기가 꽤 길어서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 전기, 백악기 후기 등으로 시대를 나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중생대의 쥐라기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쥐라기는 1억 9000만 년 전부터 1억 3600만 년 전에 해당하는 시기로 나무와 숲이 크게 번성한 날씨 덕에 점차 몸집이 큰 공룡들이 나타났던 시기였다. 그리고 백악기는 1억 3600만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에 해당되는데, 공룡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6500만 년 전 이후로 공룡들이 갑작스레 멸종하게 되고, 포유류가 번성하기 시작한 신생대로 이어지게 된다.

 

공룡은 지금은 볼 수 없는 멸종된 동물이지만, 전 세계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을 통해 우리는 공룡의 모습과 크기, 몸무게 등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공룡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에 의해 거의 흡사한 생김새를 지닌 파충류로 새롭게 태어나서,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나 영상 매체들을 통해서 복원된 모습을 통해 생생하게 보아 왔고, 덕분에 실제 유명한 공룡들의 모습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익숙한 이미지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공룡들은 우선 사는 장소와 습성에 따라 땅에 사는 '육식 공룡', 그리고 땅에 살면서 풀을 좋아하는 '초식 공룡'과 하늘을 나는 '익룡', 물에 사는 '해양 파충류'로 구분되어 있다. 날카로운 이빨로 다른 공룡을 잡아먹으며, 두 다리로 걷는 이족 보행을 했던 육식 공룡에는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가장 유명한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그리고 영화에서도 등장했던 '벨로키랍토르' 등이 있다. 주로 풀이나 열매, 나뭇잎 등을 먹고 살며 얼굴 옆쪽에 눈이 붙어 있어 넓은 곳까지 볼 수 있었던 초식 공룡에는 순하고 귀여운 이미지로도 많이들 기억하는 '브라키오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등이 있다.

 

해양 파충류는 물에서만 사는 어룡, 그리고 땅 위와 물속을 오가며 생활하는 수장룡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어룡들은 오늘날의 물고기와 몸의 형태가 비슷해 고래와 비슷한 모습으로 눈에 익을 것이다. 익룡은 트라이아스 후기에 나타난 람포린쿠스과와 쥐라기 후기에 나타난 프테로닥틸루스과로 나뉜다. 람포린쿠스과는 몸집에 비해 머리가 크고 날개는 가벼운 편이었고, 프테로닥틸루스과는 그에 비해 꼬리가 짧고 머리가 작아진 반면 날개는 커져서 하늘을 날기에 더 적합했다. 엄밀히 말하면 어룡과 익룡은 공룡으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과 견해가 분분한 부분이라 정확히 구분해서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화보가 아닐까 싶다. 큰 판형의 책이라 이미지들이 크게 수록되어 있고, 색감이나 디테일 등 퀄리티도 뛰어난 편이다. 그리고 각 화보마다 한글 이름과 영문이름, 이름의 뜻을 비롯해 발견 지역과 식성, 몸길이, 몸무게 등 기본적인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아이 덕분에 나도 공룡 이름 수십 개쯤은 거뜬히 외우고, 모습을 보면 누구인지 어느 시대에 살았던 공룡인지 대충 아는 정도가 되었기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공룡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만날 수 있었다.

 

공룡이 실제로 존재했던 약 2억 4800만 년 전부터 약 6500만 년 전까지 이어진 중생대는 전혀 체감되지 않는 아득한 옛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을 꼽는다면 공룡이 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한 크기에 무시무시할 정도로 포악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동물일 텐데도 말이다. 그래서 만약 공룡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그리고 오늘날 공룡이 되살아난다면 또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상상도 해보게 되는 것 같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흥미진진한 공룡들의 세계를 만나게 해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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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 히가시노 게이고 에세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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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전기 하면 전기회로나 옴의 법칙을 연상하는 게 보통이지만, 배우는 내용은 대부분 수학 관련이다. 특히 1학년과 2학년 때는 수학이라는 이름이 붙는 강의만 해도 열 개가 넘는다. 더군다나 죄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과는 비교도 안 되게 난해하고, '공식을 외우면 어떻게든 풀리는' 문제는 당연히 시험에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강의를 들으며 나는 늘 궁금했다. 이 사람들, 즉 수학 연구자는 어떤 세계관과 꿈을 가지고 살고 있는 걸까. 아니, 애당초 왜 수학자가 되려 한 걸까.    p.45~46

 

다들 알다시피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전업 작가가 되었다. 그래서 이과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발한 트릭과 반전이 빛나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왔고, 그의 작품 하면 현대과학과 첨단의학을 소재로 한 것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복제 인간, 도플 갱어 등 최첨단 과학과 의학을 다루었던 <분신>, 뇌 이식 이후 인격의 변이를 겪게 되는 인물이 등장했던 <사소한 변화>, 인공지능 로봇의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었던 <브루투스의 심장>, 전 국민의 DNA 정보를 채집해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해 관리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했던 <미등록자>, 리만 가설, 뇌 과학, 서번트 증후군을 소재로 뇌의학과 수학계의 난제라는 미스터리를 풀어냈던 <위험한 비너스> 등등.. 많은 작품들이 그러했다.

 

그래서 추리 작가이자 이공계 출신 전직 엔지니어로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들려주는 생활 밀착형 과학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라고 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대를 했다. 물론 표지에서부터 '과학책이 아닙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쓰여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년 반 동안 잡지 「다이아몬드 LOOP」와 「책의 여행자」에 연재했던 짧은 글들을 한 권으로 엮은 에세이집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스스로도 연재의 마지막 회에 '원래는 과학을 소재로 이 코너를 꾸려나갈 생각이었지만, 되돌아보니 목표로 했던 글은 별로 못 쓴 거 같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과학 에세이라기 보다는 소소한 일상 에세이에 가까운 글이다. 그럼에도 시종일관 유쾌하고, 재미있는 책이었지만 말이다.

 

 

어쩌면 이과 사람은 한 가지 일을 깊이 탐구하는 데는 능해도 발상의 폭을 넓히는 데는 서투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수많은 기술자가 들러붙어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전혀 문외한이었던 문과 사람의 한마디로 해결됐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기술과는 무관한 여고생이 휴대전화를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사용해 개발자를 놀라게 하는 경우도 일상다반사다. 발상이 빈곤하다고 여겨질 것 같으니 앞으로 이과 작가라는 간판은 내걸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빈곤한 건 너뿐이고, 그래서 이과에서 못 버티고 떨어져 나온 거 아니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p.121

 

이 책은 낯선 여자가 옆에 있을 때 남자들이 착각에 빠지는 이유라는 심리학적인 내용으로 시작해, 과학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추리소설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과학수사에서 신원을 특정하는 방법,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 서점에서 벌어지는 좀도둑질을 막기 위한 하이테크 방지책, 그리고 올림픽 결과 예측과 현대인들의 다이어트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거기다 소설 집필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환경오염, 기술을 악용하는 지능 범죄의 출현, 저출산 문제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크고 작은 과학적 이슈와 관심사들을 위트 있게 다루고 있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어려운 과학적 지식이라던가 전문 분야를 다루고 있는 게 아니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추리 소설 작가로서 가지고 있는 과학의 진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담겨 있어 그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놓치지 말고 만나봐야 할 책이기도 하다.

 

특히나 동료 문인들 사이에서 이과 출신 작가로서 느끼는 이질감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는 문과 업계에 들어온 후에야 세상에서 과학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통감했다고 한다. 무관심한 수준이 아니라 아예 무지하다고 해도 될 정도라고 말이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과학기술과 제조 현장에 관해 디테일하게 썼다가 편집자에게 독자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듣기도 하고, 추리소설 문학상 심사를 하던 중 소설에 등장하는 수긍할 수 없는 트릭에 대해 다른 심사위원들은 과학적인 모순이 있는지 없는지에 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닫기도 한다. 이과와 문과 사이에 존재하는 두꺼운 벽, 그리고 우연히 그걸 넘어온 작가, 그래서 그는 변 너머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자신의 의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소설만 읽어서는 알 수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색다른 단면을 엿보고 싶다면, 이 특별한 에세이를 꼭 만나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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