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몸 박물관 - 이토록 오싹하고 멋진 우리 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과학이 동동 그림책
레이철 폴리퀸 지음, 클레이턴 핸머 그림, 조은영 옮김 / 동녘주니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이상한 몸 박물관'이라는 제목처럼, 우리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몸의 여러 기관들이 아니라 몸 중에서도 '쓸모없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망가지고 쪼그라들어서 아무도 쓰지 않거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문제만 일으키는 신체 부위들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것들에 대해 '흔적 '기관'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붙여 줬다.

 

흔적 기관이란 한때 우리의 조상에게는 없어서는 안되었던 중요한 신체 부위였지만, 이제는 대부분 쓸모가 없어진 신체 부위들을 말한다. 오랜 세월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환경이 바뀌고 식습관이 달라지면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것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초등 3학년인 아이가 요즘 한참 인류의 진화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영상이며 책들을 찾아 보는 중이다. 최초의 생명 탄생부터 현재의 인류에 이르기까지 40억 년 인류 진화에 대해서 얼마나 열심히 보고, 읽었던지 수십 개에 달하는 인류의 종들의 복잡하고 어려운 이름들을 줄줄 외울 정도이다. 그래서 진화와 관련이 있지만, 조금 색다른 관점에서 진화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을 찾아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과학 그림책 시리즈 '과학이 동동 그림책'의 첫 번째 책으로 더 이상 아무도 쓰지 않거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니면 문제만 일으키는 신체 부위 혹은 흔적들을 소개하며 이러한 기관들이 진화의 과정에서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실제로 박물관에 들어가서 전시를 관람하는 것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어 매우 흥미진진했다. 박물관 로비로 들어서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데로 관람실을 둘러 보면서 흔적기관들을 만나보는 과정이라 책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같은 컨셉으로 되어 있다. 사랑니, 원숭이 근육, 털, 꼬리, 주름진 손가락, 사라진 콩팥 등 이제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고 신경 쓰지 않는 흔적기관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몸에 수십만 년에 걸친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것은 각각의 테마마다 자신의 흔적 기관을 찾아 볼 수 있는 코너가 있다는 거다. 내 사랑니는 몇 개인지, 어떻게 하면 몸에 소름이 돋게 할 수 있는지, 내 발에 아직 원숭이의 능력이 남아 있는지, 얼마 만에 손가락이 쪼글쪼글해지는지 등등을 체크해보면서 흔적기관에 대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자, 마지막으로 우리 흔적 기관들의 영웅은 바로 '딸꾹질'이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딸꾹질이 무려 3억 5000만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의 먼 조상들도 공기 중에서 하는 호흡과 물속에서의 호흡을 서로 바꿀 때, 공기를 들이마시고 목구멍을 조이는 근육의 경력으로 딸꾹질을 했을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인간과 다른 포유류가 3억 5000만 년이 지난 지금도 딸꾹질을 하는 걸까. 이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라고 한다. 그러니 이유가 무엇이든 오랜 세월 살아남은 딸꾹질은 우리 흔적 기관의 영웅인 셈이다.

 

몇 백만 년 전만 해도 지금의 인간은 세상에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몸에 털이 수북한 우리의 먼 조상들이 이 땅에 살고 있었다. 그보다 훨씬 전에는 네발로 돌아다녔고,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4억 년 전에는 모두가 바다에 사는 물고기였고 말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진화의 흐름에 따라 알게 되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새롭고, 또 흥미진진한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몸의 몰랐던 부분들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면서 인간의 과거를 되짚어 보면, 진화의 본질에 대해서 색다른 시선으로 배우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단해 일본어 첫걸음 - 1권으로 단숨에 해결
와카메센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어 공부는 한때 학원을 열심히 다니며 했었기 때문에 언제나 미련을 가지고 있었다. 학원을 그만두고 나서 꽤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당연히 지금은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고 말이다. 일본 여행을 가거나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일본어 단어들이 귀에 꽂히곤 하면, 다시 한번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자주 먹는다. 하지만 영어든 일본어든 그리 쉽게 시작해지지가 않는 것이 또 외국어 공부이다. 특히나 일본어는 한국어와 기본 어순이 같아서 쉽게 느껴지지만, 한자를 외워야 하는 게 만만치가 않으니 말이다. 그러다 이번에 정말 재미있게 기초를 쌓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1권으로 단숨에 일본어 기초를 쌓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 과씩 뽑아서 학습할 수 있도록 각각 학습지 형태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날 공부할 내용만 쏙 꺼내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고, 얇은 학습지라 부담 없이 그날의 분량을 공부할 수 있다. 총 12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사, 친구, 과일, 가족, 재택근무, 여행, 자기 계발 등의 컨셉으로 각각의 장을 공부할 수 있다.

 

각 장의 첫 페이지에는 저자인 와카메센세의 '토닥토닥 응원 메시지'가 있다. 일본어 공부에 관련된 부분도 있고, 학습을 응원해주는 내용도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외국어 공부는 일단 시작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기가 쉽지 않은데, 이 응원 메시지 덕분에 더 힘내서 공부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각각의 장은 단어, 문장, 회화, 문법, 말하기, 읽기의 순서로 진행되고, 8장의 분량으로 되어 있어 너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아 적당하다. QR 코드를 통해 표준 발음으로 정확하게 들려주는 원어민 음성을 바로 들을 수 있어 편리하고, 페이지마다 음원이 따로 등록되어 있어 골라 듣기도 좋다.

 

특히나 이 책의 훌륭한 점은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전문 강사의 강의와 저자의 강의 두 가지 버전이 있어 원하는 대로 골라 들을 수 있다. 두 강의 모두 들어 봤는데, 같은 내용을 강의하지만 방식과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서 더 재미있었다. 자신에게 맞는 강사를 선택해서 강의를 들으면 될 것 같다.

 

 

학습지 형태로 되어 있는 것도 너무 마음에 들고,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문자표는 두툼한 종이로 따로 만들어 들고 다니면서 암기하기에도 좋다. 그리고 별도로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쓰면서 익힐 수 있도록 연습 노트도 따로 수록되어 있다. 1~12까지 학습이 끝나면 각각의 핵심 표현만 모아서 한 번 더 정리가 되어 있고, 일본어 능력 시험 JLPT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할 수 있도록 시험 안내와 맛보기 페이지도 있다. 여러 모로 활용하기에 굉장히 유용한 책이라 이번에는 제대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이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버거웠거나, 지루하고 어려워서 중도에 포기했거나, 단기간에 일본어 기초를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알짜배기로 가볍고, 쉽고, 재미있게 일본어 첫걸음을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깥에서는 얼음처럼 찬바람이 눈꽃 회오리를 만들어내고 있었지만 스튜디오 안은 한여름 같았다. 실제 거리를 완벽하게 재현한 세트장에서 출연 배우들과 엑스트라들은 강렬한 조명을 받아 마치 땡볕 아래 나앉은 듯이 보였다. 마침 그 장면은 내가 책을 쓰면서 아주 마음에 들어 한 부분이었다. 행인들이 오가는 거리의 한 카페 테라스에서 남녀 주인공 마크와 알리시아가 마침내 마주친다. 몇 년 동안 헤어져 지내다가 다시 조우하는 순간이다. 그들은 상대방에게 애써 말을 건넬 필요가 없다. 서로 마주보는 눈길만으로도 잃어버린 지난 시간을 되찾기에 충분하다.            p.23~24

 

알래스카 샌더스는 환한 햇살처럼 밝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게다가 어찌나 상냥하고 친절한지 그녀가 일하는 주유소 사장은 물론, 손님들 또한 모두 그녀를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운트플레전트의 스코탐 호수 근처 모래밭에서 알래스카의 시신이 발견된다. 곰이 시신을 훼손하고 있는 걸 누군가 발견해 신고한 것이다. 처음에는 곰에 의한 피해인가 했지만, 그녀의 사인은 교살이었다. 피해자의 가죽바지 뒷주머니에서 종이가 한 장 발견된다. '나는 네가 한 짓을 알아.'라는 컴퓨터로 쓴 짤막한 문구 한 줄이었다. 여러 미인대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미모가 출중했고,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스물 두 살의 젊은 여성은 대체 왜 살해된 것일까.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자, 그리고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과 <볼티모어의 서>에서도 화자로 등장했던 마커스 골드먼이 등장한다. 작가인 마커스 골드만은 스물여덟의 나이에 발표한 첫 소설로 단 몇 주만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 작품이 바로 스승이자 멘토인 해리 쿼버트가 관련되었던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이다. 해리의 집에서 유해 한 구가 발견되었는데, 수십 년 전에 실종되었던 소녀로 추정되었고, 그 일로 해리는 체포된다. 어린 소녀와의 부적절한 관계, 살인과 오랜 세월의 은폐로 인해 도서관마다 비치될 정도의 문학적 교과서같은 위대한 작품을 쓴 국민 작가는 한순간에 추락한다. 마커스는 스승에게도 분명 무슨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 믿고, 그 사건에 뛰어들어 진실을 파헤치는 데 일조를 하게 되고, 그 과정을 소설로 써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다. 이 작품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에 등장하는 마커스는 바로 그 시점의 마커스이다. 첫 소설이 영화로 각색되어 크랭크인에 들어가고, 두 번째 책 <해리 커버트 사건의 진실>이 출간되어 영화 판권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유명 작가가 된 마커스말이다. 하지만 그는 친구이자 스승이었던 해리가 사라진 뒤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 유일한 친구라고는 당시 함께 수사를 했던 경찰 페리와 그의 식구들뿐이었으니 말이다.

 

 

 

랜스데인 과장이 사무실 문을 나서는 페리를 불러 세웠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이 공식적으로 종결된 걸 축하해."
"어떤 사건이든 종결될 수는 없어요." 페리가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인가?"
"저는 그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테니까요. 살아 있는 자들과 죽은 자들 모두."                 p.260~261

 

이 소설은 현재 시점인 2010년과 11년 전인 1999년 시점을 끊임없이 오가며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킨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페리가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에 관한 의문의 편지를 받고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커스와 함께 재수사에 착수하게 되는 것이 주요 플롯이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이다 보니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두 사람은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한다. 이유는 내가 가제본 도서를 읽었기 때문인데, 본 책은 다음 주에 정식 출간될 예정이다. 본책은 1권이 484페이지, 2권이 5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인데, 가제본 도서는 358페이지까지라 1권도 채 되지 않는 분량의 내용을 만났다. 전체 이야기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를 읽고, 2부의 초반부를 살짝 만난 거라... 본책으로 출간될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아마도 가제본으로 만난 독자들 모두 이 엄청난 분량의 본책을 사서 읽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니 말이다.

 

 

오래 전에 만났던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이라는 작품을 아주 좋아했었다. 미스터리와 소설쓰기라는 매혹적인 소재를 절묘하게 그려낸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고, 캐릭터, 플롯, 반전 모두 너무 흥미진진했던터라 조엘 디케르라는 작가에게 한 눈에 반해버렸으니 말이다. 그 뒤로 출간되었던 <볼티모어의 서>와 <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아쉽게도 해당 작품들은 현재 절판 상태라, 데뷔작이었던 <우리 아버지들의 마지막 나날>과 신간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만 구매가 가능한 상태이다. 오랜 만에 만나게 되는 신작이 이렇게 두툼한 분량으로 출간되어 매우 설레이는 마음이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과 <볼티모어의 서>를 잇는 삼부작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선 작품들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번 신작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 작품은 스토리 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을 수사하는 중심 인물이 겹치기 때문에 연작소설같은 느낌도 든다. 각각의 내용이 독립되어 있어 별도로 읽어도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시리즈처럼 하나씩 다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가제본으로 읽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전개가 진행되기 전까지만 만난 상태라 다음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하다. 어서 빨리 두 권짜리 본책을 만나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원국의 진짜 공부 -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
강원국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예전에 싫다는 소리를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살 때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만 하면서 살게 됩니다. 하기 싫은데 해야 하는 일이어서 그 일을 할 대는 행복하기 어렵습니다. 싫은 걸 하지 않는 데 그쳐선 안 됩니다. 좋아하는 걸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맞는,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찾으려면 책을 읽어야 하지요.          p.41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로 만났던 강원국의 첫 공부법 책이다. 그는 김우중 회장을 모시면서 말을 배우기 시작했고, 말이 절실했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아래서 '말'을 듣고 쓰고 고치는 일을 해왔다. 청와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8년간 일했던 것을 바탕으로 두 대통령에게서 직접 보고, 듣고, 배운 ‘말과 글’에 관한 책을 썼고, KBS1 라디오 <강원국의 말 같은 말> 진행을 하며  '말이 되는 삶, 삶이 되는 말'에 관해 들려 주었다. 말하기에 자신이 없어 언제나 말이 어렵고 두렵기만 했던 그가 수천 번의 강연을 진행해온 강사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전작에서 읽었었기에, 그런 그가 들려주는 '공부법'은 어떨지도 매우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은 청소년 독자들을 대상으로 30가지 공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전히 입시 지옥과 성적 만능주의의 굴레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이 우리 나라의 10대 청소년들이라, '진짜 공부'가 무엇인가에 대해 짚어보는 이 책이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딱 4주 분량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어, 하루에 하나의 챕터씩 읽다 보면 한 달이 지났을 때 공부를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확 달라져 있을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서 시작해, 동기 부여, 시간 관리, 지구력 등을 다지는  Week 1, 습관 형성, 노력과 성실, 상상력, 집중력 등을 배워보는 Week 2, 요약력, 기억력, 질문력, 어휘력 등을 살펴보는 Week 3, 그리고 관계 맺기, 만남과 대화, 말투와 인격, 리더의 사고법 등으로 공부의 범위를 확장해 보는 Week 4로 구성되어 있으니 지금부터 '진짜 공부' 로드맵을 따라가 보자.

 

 

 

공부 잘하는 비결도 여기에 있습니다. 선생님 입장이 되어 공부하고, 공부한 것을 말해 보면서 자기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이죠. '내가 선생님이다. 지금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겁니다. 그리고 선생님처럼 말해 보는 겁니다. 그러려면 혼잣말을 많이 해 봐야 합니다... 할 말이 있는지, 말할 수 있는지 혼자 말해 봐야 합니다. 말해 보면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 내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하다 보면 생각이 나고 정리도 됩니다... 말할 수 있어야 공부가 제대로 된 것입니다.            p.143~144

 

삶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과제를 부여한다. 어떤 과제는 삶의 방향을 바꿔 놓을 정도로 중대하고, 또 어떤 과제는 비중이 소소하다. 하지만 그러한 무게와 상관없이 어떻게든 주어진 문제를 풀고, 숙제를 해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런 점에서 인생은 공부의 연속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공부를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우선 배우고 익히는 '학습'이 온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중, 고등학교에서 배움만 있었다면, 대학이나 직장에서는 배움과 익힘을 함께해야 하고, 마침내 익힘만 있는 단계로까지 발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이 책 또한 공부가 막막한 10대뿐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앞둔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어떤 공부가 필요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도록 쓰였다.

 

무엇보다 공부는 '마음으로' 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라니, 의문부터 들 수도 있겠다.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만드는 게 공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공부가 하고 싶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을 수 있는 것이고, 마음에 걱정이 없고 불안하지 않아야 본격적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스스로에 대해 마음 근육이 단단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신감도 부족하고, 매사에 의기소침하고,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느라 늘 마음이 편치 못하다고 말이다. 그가 낮은 자존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자아 효능감을 어떻게 높였는지, 우울증과 공황 장애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 책을 통해 만나 보자.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도전이든 시도해 볼 수 있는 용기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공부는 끗발 싸움이다. 할 수 있다고 믿고, 버티고, 기세를 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의 힘이 강해야 한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하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법이고, 지속하는 것 자체가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진짜' 공부에 대해 고민하고, 배워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시간여행을 하게 된 거죠?"
"4일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 난 그걸 막아야 해."
"무슨 일이요?"
"그게...... 별로 좋은 일이 아니야, 토드. 4일 후에 네가 누군가를 죽여."
이번에는 모닥불에서 불을 붙이는 느낌이었다. 작은 불꽃이 곧 크게 번져 활활 타올랐다... 토드에게 말해서 그 일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 어쩌지?              p.148

 

변호사인 젠은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열여덟 살 아들 토드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거리를 천천히 달려오고 있던 토드가 무언가를 보고 멈춰 선다. 토드의 시선을 따라가니 길 건너편에서 다가오는 나이가 훨씬 많은 남자가 보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두 사람의 몸이 한데 엉켰고, 토드가 칼을 빼내어 남자를 찌른다. 젠은 그들을 향해 소리치며 달려갔지만, 남자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곧 경찰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고, 토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어쩔 수 없었다는 말만 한채 현장에서 체포되고 만다. 울다 지쳐 잠이 든 젠은 다음 날 아침, 아들의 방에서 들리는 평소와 같은 토드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젠은 알 수 없다.

 

그러다 젠은 자신이 하루 전날로 돌아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직 살인이 일어나지 않았던 어제였다. 젠은 아들의 칼을 찾아내 숨기고, 그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하루, 며칠, 몇 주, 몇 년을 뛰어넘으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꾸로 가는 시간 여행 속에서 젠은 아들이 살인자가 된 이유를 찾아내고, 범죄를 막기 위해 뭔가 해서 아들을 구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과연 그녀는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어딘가 수상해 보이는 아들의 친구, 몇 달 전부터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 젠은 아들을 미행하던 어느 날, 토드에게 살해당한 남자를 목격한다. 그는 대체 토드와 무슨 관계인 것일까. 그리고 젠은 토드의 방을 수색하다 옷장 구석에서 하나의 꾸러미를 발견하는데, 그속에 있던 것인 실종된 아기의 포스터와 대포폰, 라이언 하일스라는 이름이 적힌 경찰 배지였다. 위장 경찰인 라이언과 토드는 무슨 관계인지, 왜 그의 경찰 배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 그는 범죄조직과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사실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거대한 퍼즐이 완성되어 간다.

 

 

 

미끄러져 지나가는 바람에 우리가 아깝게 놓치는 것들을 그리고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화살을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켈리는 아직 택시를 부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우연히 그녀와 마주쳤다. 젠은 그 눈빛을 너무나 잘 안다. 켈리는 눈썹을 으쓱하며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문장을 말했다.
"진부함의 극치인 건 알지만, 저희가 아는 사이인가요? 오늘 만나기 전부터요."
젠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 아니에요."            p.496

 

이야기는 시간여행을 하는 젠의 시점과 위장 경찰로 범죄조직에 잠입하게 된 라이언의 시점으로 교차 진행되고 있다. 사실 중반이 훌쩍 넘어갈 때까지 라이언이라는 인물이 이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독자들은 알 수가 없다. 젠이 시간을 거듭 거슬러 올라가면서 찾아 내야 할 단서와 진실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점점 젠은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먼 과거로 향한다. 하지만 그녀는 두렵다. 범죄의 시작점을 모르고 지나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저 모르고 지나쳤을 수많은 순간들, 과연 그 중에 어떤 것이 미래의 어느 날 토드가 낯선 남자를 살해하게 되는 순간으로 연결이 되는 것인지 젠은 알 수가 없다. 그녀는 아들의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어 바꿔야 한다. 하지만 과거의 어느 순간을 바꿀 경우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 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게 과거로, 과거로 향하던 젠은 급기야 토드가 아주 어린 아이였던 어느 날로 가게 된다. 아들의 범죄가 엄마인 자신이 잘못 키웠기 때문이 아닐까 계속 자책하던 젠은 과거의 아들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은 여타의 스릴러 작품에서는 만날 수 없는, 먹먹한 감동을 안겨준다.

 

다들 지나간 시간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이 작품 속 젠처럼 시간을 거꾸로 사는 삶을 경험해볼 수 있다면 누구도 그런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 우리가 겪었던 시간들 속에서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며, 그것들은 무해하게 우리를 지나쳐 흘러 가기도 하니 말이다. 당시에는 전혀 몰랐던 일들, 당시에는 놓치고 지나쳤던 일들, 그 시간들 또한 현재의 우리를 만드는 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한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찾아 내어 전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과정이 바로 이 작품의 백미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출판사에서 반전에 놀라지 않았다면 책 구매 금액을 전액 환불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을 만큼, 놀라운 반전을 담고 있다. 물론 반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결말에 이르는,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과정이다. 여타의 타임슬립물과는 전혀 다른 플롯과 구성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는 점도 이 작품만의 장점이다. 아들의 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엄마의 간절한 열망이 만들어 내는 타임슬립 서사는 상상도 못했던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이 놀라운 작품을 놓치지 말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