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금수현.금난새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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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어렵게만 그래서 조금은 지루하기까지 했던 클래식 음악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 분이 바로 지휘자 금난새였습니다. 그의 자상한 설명과 위트, 예를 들면 설명이 끝내고 잠시 무대 뒤에서 다시 등장하면 처음 보는 것처럼 박수를 쳐달라며 살짝 윙크를 하며 미소 짓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거 같은데요. 그래서 그의 공연을 자주 보지 못하는 지금은 그의 책을 더욱 열심히 챙겨 읽는 거 같아요. 그는 아버지를 점점 닮아가는지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이 는다고 해요. 저는 작은 응원을 더하고 싶어지네요. 부모를 닮아가는 것을 천성이라고 표현하는데, 정말 딱이다 싶기도 하고요. 저도 어느새 제 부모님의 행동과 말을 반복하고 있음을 깨닫곤 하거든요.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은 제목 그대로 아들 금난새와 아버지 금남현이 함께 완성한 책인데요. 아버지가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추리고 자신의 글을 더해 출판했기 때문이죠. 사실 저는 금남현님에 대해서 잘 몰랐었는데요. ‘세모시 옥색치마~’라는 가사는 너무나 익숙하죠. ‘금박물린 저 댕기가가 바로 떠오를 정도니까요. 바로 가곡 그네를 만드신 분이었어요. 작곡가이자 성악가인 금수현은 작가이자 장모님인 김말봉님의 시에 곡을 붙여서 이 노래를 만들었어요. 정말 예술가의 가문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책을 읽다 보면 제가 금난새님을 보면서 느꼈던 유머감각이 그의 아버지와 참 닮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클래식 공연장에서의 박수를 치는 순간, 그리고 카네기의 일화 같은 것도 기억에 남고요. 아버지가 심부름을 시킬 때도 재미를 더했던 일화에 나오는 선 김에라는 말에도 많이 웃었네요. 저도 제가 서재에서 나오면 뭘 부탁하는 남편 때문에 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냐고 눈에 쌍심지를 키기도 하는데 왜 그처럼 긍정적으로 해석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선 김에라는 말을 기억하고, 큰 행사에 참여하고 그냥 돌아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온 김에 음악회를 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으니까요. 이는 카네기의 일화를 소개해준 금남현님의 마음에도 깃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냐, 그리고 내가 그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이 많이 변화할 수 있으니까요. 부자의 좋은 에세이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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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로 쉽게 연주하는 Disney 디즈니 OST 베스트
삼호뮤직 콘텐츠기획팀 지음 / 삼호뮤직(삼호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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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아름다운 OST는 늘 플레이리스트의 한 축을 담당하곤 하는데요. 이 음악들을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악보가 나왔다니 너무나 반갑네요. 거기다 일러스트까지 함께하니 영화의 감동을 제 손끝으로 다시 되새겨볼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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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 로마 건국의 신화
베르길리우스 지음, 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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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로 쓴 서사시 중에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아이네이스> 이는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가 로마의 시조로 추앙받는 아이네이아스의 일대기를 노래한 것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작품을 불태우라는 유언을 남겼죠. 하지만 그의 바람은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저지되었고, 그 후로 로마에서 교과서로 사용될 정도였다고 해요. 그만큼 로마인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을 잘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해요. 베르길리우스는 이 작품을 쓰면서 그 당시 전해지는 설화와 전설을 차용했다고 해요. 그래서 로마뿐 아니라 그리스의 전통 역시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으며, 이후에도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불어넣었죠.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는 천여점의 명화를 담아내고 있는데요. 덕분에 흥미진진한 영웅담에 볼거리까지 풍부한 책이 되었습니다.

전에 아이네이스를 읽어본 적이 있는데, 솔직히 정말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이 책으로 보니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명화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원전을 그대로 번역하기보다는 살을 많이 붙여놔서 그런 거 같아요. 때로는 신화를 읽고 있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거든요. 생각해보면 베길리우스의 입장에서는 로마의 건국신화를 쓰고 있었던 것이니 영 틀린 감상은 아닐 듯 해요. 자신에게 의지하던 디도를 두고 떠나던 아이네이아스, 그는 디도의 간절한 애원마저 외면하며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결국 떠나는데요. 그녀가 자결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도소 도시의 디도의 슬픔이라는 작품을 보며 그 눈빛이 너무나 기억에 남더군요. 그래서인지 책에서도 그녀의 얼굴을 확대해서 보여주기도 해요. 이후 이어진 아이네이아스의 행보에 마음이 불편해진 올림포스의 신들, 지상에서 벌어지는 전쟁 때문에 신들도 분쟁에 휩싸이는데요. 그 장면을 그려낸 그림들은 너무나 환상적이더군요. 특히나 주세페 마리아 크레스피의 구름 속에서의 신들의 회의는 각도를 바꿔서 볼 때마다 그림의 느낌이 달라져서 한참을 멈춰있기도 했네요. 결국 이 책은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하는 것에서 마무리가 됩니다. ‘명화로 보는이라는 책이 몇 권 더 있던데 다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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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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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를 표방하는 서가명강 8번째 이야기는 정치외교학구 교수인 강원택의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입니다. 부제는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인데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민주주의라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민주주의와 사전적 의미의 민주주의는 참 다른 거 같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 역시 참 요원하게만 느껴져서 말이죠.

 대통령, 선거, 정당 그리고 민주화 총 네가지의 테마를 가지고 진행되는데요. 매 챕터가 끝날 때마다 ‘Q&A’코너가 있어요. 그 중에서 국회의원수를 왜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일단 저부터도 국회의원을 늘린다고?? 세금낭비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요. 막상 답을 읽으면 이해는 되거든요. 국회의원의 수가 너무 작기 때문에 더욱 권위적이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공감이 되고요. 특히나 본회의보다 상임위원회에서 더 많은 일을 하는 국회위원, 숫자가 더 많다면 상임위의 기능을 더욱 세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부분도 그렇죠. 하지만 왜일까요? 그것은 우리의 이상일 뿐이고, 막상 국회의원을 늘리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이 더 크기만 하네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국회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비례대표제 역시 기대와 현실은 괴리감이 있을 뿐이니 말이죠. 어쩌면 제가 정치에 조금은 질려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정당계보를 보니 머리가 아픈 것 같으니 말이죠.

 물론 책을 읽으면서 내내 회의적인 것은 아니었어요.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는데요.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많이 말하는데요. 과연 그렇기만 한 것인가에 대한 분석도 흥미로웠고, 비대해지는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왜 정당정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비서실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세상은 점점 더 다원화되고 있는데, 정치는 정말 제자리걸음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안에 자리잡고 있는 감정들을 덜어내고 희망으로 채워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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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사라진 총의 비밀 -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빼앗긴 M1900을 찾아서
이성주 지음, 우라웍스 기획 / 추수밭(청림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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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코레아 우라(Korea ura,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던 안중근. 문득 저는 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독립운동의 상징과 같은 그가 너무나 익숙해서 잘 알고 있는 거 같은데 사실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특히나 <안중근, 사라진 총의 비밀>을 읽고 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저 총이 좋아서, 총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유튜브채널 건들건들을 만들었습니다. 문화콘텐츠 창작자인 이성주, 외화번역가 강준환, 콘텐츠 기획가 이영상이 모여 여러 콘텐츠를 만들던 안중근 기념관에 브라우닝 하이파워라는 안중근과 전혀 관계없는 총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심지어 그것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과 다름 없었기에 그들은 안중근이 의거에 사용한 M1900을 복각하여 기증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들은 우라웍스를 설립하여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처음에는 재미와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 점점 커져버렸지요. 그가 사용한 총을 복각하고, 그가 왜 그 총을 선택했는지라는 하나의 질문은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게 되고, 결국 안중근과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까지 뻗어 나가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는 KBS 특집 다큐멘터리 미스터리 추적 안증군의 총으로 만들어져 방송되기도 했다는데, 꼭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총을 실험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지만 영상이 갖고 있는 정보 역시 접해보고 싶거든요.

 저 역시 책을 읽으면서 마치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분마저 들었어요. 처음에는 가볍게 그리고 점점 더 무겁게 다가오는 이야기이기도 했고요. 그가 사용한 총이 사라진 것이 아쉽기도 하고, 왠지 관동대지진때 분실했다는 일본측의 설명이 별로 믿음이 안 가기도 하고 말이죠. 아무래도 그만큼 일제가 안중근에 대한 것을 지우려고, 한국 사람들이 독립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조차 말살하려고, 그래서 그의 의거를 개인적인 원한에 의한 것으로 축소시키려고 집요하게 노력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욱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이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는지 몰라요. 안중군의 의거 이후 남겨졌던 안중근의 가족, 큰아들은 어린 나이에 누군가가 건낸 과자를 먹고 독살당했고, 다른 가족들은 도피와 유랑생활을 해야 했죠. 일제는 감시와 위협으로 그들을 대했고, 임정이 가족을 돌봐주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둘째아들인 안중생이 홀로 남았어요. 그는 내선일체를 요구했던 일제에 포섭당했고, 사람들은 그를 욕했죠. 그런데 안중생은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도 기억 못하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죽음이었다고 말이죠. 그 당시의 우리의 사정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겠지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바로 독립운동가들이 지켜낸 나라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몫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프로젝트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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