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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뇌
케빈 데이비스 지음, 이로운 옮김 / 실레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뇌과학과 법죄형법정주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법정에 선 뇌> 범죄 전문 저널리스트 케빈
데이비스는 ‘와인스타인 사건’을 통하여, 정신이상이 변호의 도구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케이스를 짚어보게 되는데요. 와인스타인
사건이 주요한 이유는 PET라는 기술을 통하여 허버트 와인스타인의 전두엽손상을 확인하고, 이를 활용하여 일시적인 정신이상으로 인한 범죄이므로 형사책임이 없다는 변론이 인정받은 첫 사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법정에서도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는데요.
물론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뇌에 특정한 문제가 있는 경우 이를 정상참작 요인으로 간주한 것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입니다. 로마 역시 이에 찬성하여, 도리어 정신이상을 일종의 형별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의 역사에서도 이러한 케이스를 찾아볼 수 있기는 하지만, 정신이상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한 케이스가 바로 와인스타인인 것이죠.
유사한
여러 사건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는데 정말 저는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층계에서 떨어져서 병원에 갔고, 퇴원을 해도 좋다고 해서 돌아왔지만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던 아빠의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가 된 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너무나 자상하고 그 어떤 폭력행위를 한 적이 없는 아빠의 변화는 오로지 그
사고때문이니까요. 하지만 그 피해자가 가족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그 사람의 뇌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 과연 그 판결을 수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소년법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죠. 청소년의
뇌는 성인에 비해 그 기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고 해요. 이와 비슷한 논리로 보자면 역시나 뇌손상 역시 재판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내 가슴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