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개좋음
서민 지음 / 골든타임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민 부부와 반려견의 행복한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동거일기 <서민의 개좋음> 팬더, 미니미,흑곰, 황곰, 오리, 은곰과 함께 살아가는 서민은 강아지를 입양하면서도 자신의 그들과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하는데요. 저희 부부가 더 이상 반려견과 함께하지 않는 이유 역시 같은 것이기도 했고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거든요. 서민은 거기에 반려견과 함께하는데 상당한 돈이 든다는 것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라는 것이죠.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펫보험의 의무화도 원하는데요. 개를 키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진입장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저도 첫번째 반려견과 마지막에 함께한 반려견이 많이 아팠어요. 사람은 의료보험이 되지만, 애완동물은 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에 정말 병원비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공감해요. 그리고 제가 함께했던 반려견 중에 하나는 유기견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마음에 와 닿는 글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런 것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사랑과 행복 그리고 따듯함을 전해주는 존재기 때문이죠. 책을 읽는 내내 제 머릿속에도 반려견과 함께했던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어요. 그저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고요. 기억에 남는 것은 홀로 있는 강아지가 외로울까 걱정되서 반려견을 늘려나가는 과정의 이야기였는데요. 물론 반려견들은 서로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만 바라본다고 하지만 말이죠. 저도 강아지들을 여러마리 키워봤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단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친형제와 자매처럼 지내는 아이들도 있었고, 마치 큰오빠처럼 동생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던 아이들도 있었고요. 물론 싸우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쉬는 시간도 가지는 모습도 본 적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시간들도 다 하나의 추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요. 사람이 채워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을 테니 말이죠. 반려견과 함께하는 행복뿐 아니라 그 행복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면도 정확하게 보여주는 책이라 더욱 마음에 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의 <정적> 이 책을 읽다 보면 문득 선종의 승려가 쓴 책이 떠올라요. 내면의 나를 계속 탐구하고, 그 나를 발견하여 키워나가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그 말이 말이죠. 이 책이 심연’, ‘수련’, ‘정적그리고 승화로 이뤄지게 될 4부작 중에 3번째 책인데요. 전에 심연을 읽었었는데요. 중간에 수련을 못 읽은 게 절로 아쉬워 지네요. 심연을 읽을 때는 지혜에 마음이 끌렸다면, 정적을 읽을 때는 중심에 마음에 갑니다. 제 삶이 언제나 출렁이는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중심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각자가 설계한 의도를 강조하는데요. 생각해보면 저는 제가 설계한 어떠한 의도를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그러면 안되지만,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교육이라는 것의 어원을 보면, ‘각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고유함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교육은 그러한 형태는 아니잖아요. 특히나 제 성향상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칭찬받는 방향으로 쉼없이 나아갔고, 그러다보니 제 인생의 문법은 제 내면이 아닌 외면에 있었네요. 아무래도 수많은 잠언과 거기에 대한 사색과 성찰이 가득한 글을 읽다 보니, 저 역시 계속 생각을 하며 책을 읽게 되거든요. 자꾸 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제 자신을 살피게 되네요.

기억에 남는 글은 바로 라틴어에서 시간을 뜻하는 단어 두 가지에 대한 것이었어요. 그저 쉼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아이타스라고 하지만, 결정적 순간이나 기회의 시간은 템푸스라고 해요. 템푸스를 잡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내 마음, 내 마음에서 찾아낸 의도라는데요. 그 의도로 그려낸 마음의 지도가 있어야 해요. 그렇게 삶의 안내자를 외부에 두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 둘 수 있어야만 비로서 감동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고, 영원한 평온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항상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만 귀 기울이던 제가 과연 내 심장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고민되는 부분이더군요. 그렇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어쩌면 정적일 것일지도 모르죠. 그래야 자신의 내면을 살필 수 있을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책 제목이 정말 강렬했어요. 원제 역시 ‘A FALSE STORY: A True of Rape in America’ 더군요. 책을 읽기 전에 책 띠를 제거하고 보니, 울고 있는 여성과 침묵을 강요하며 비웃고 있는 남성이 인상적이었어요.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정말 완벽한 일러스트였어요. 강간피해자에게 주변사람들뿐 아니라 수사기관과 재판기관까지 요구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도덕적 흠결이 없어야 한다던가, 수사기관과 재판기관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놓은 조건을 통과하길 바라기도 하고, 심지어 강간이라는 범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신념마저 갖고 있는 경우까지 있더군요. 그리고 그러한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침묵할 것을 원하는 것이죠.

 T. 크리스천 밀러와 켄 암스트롱은 이 소설의 바탕이 되는 ‘An Unbelievable Story of Rape’프로퍼블리카에 실었고, 이를 통해 2016년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10대 소녀 마리에게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마리는 강간을 당하고 신고를 하지만 그녀는 계속 수사기관의 회의적인 태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어요. 여러 번 진술을 해야 했고, 오로지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며 해야 했던 그녀의 진술의 불일치성이었어요. 그런 시선을 이겨내지 못한 그녀는 진술을 번복하고, 이제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마저 견뎌내야 했어요. 허위신고죄로 처벌을 받게 된 그녀에게 통지하는 방식 조차 너무나 무성의했죠. 그녀의 사건은 그렇게 지워지고 있었지만, 가해자는 여전히 자신의 범죄를 이어나가고 있었어요. 여러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정말 답답했던 것은 바로 피해자들을 대하는 수사기관의 태도였어요. 자세한 진술을 강요하고, 이를 꺼려하는 여성들에게 수사관들은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죠. 그리고 정신적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여성들의 기억은 쉼없이 부정당하곤 했죠. 그래서 이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미시건 주립대학교 교수 리베카 캠벨은 성폭력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피해자들은 경험을 직소퍼즐에 비유하더군요. 심지어 그 상처와 공포 때문에 조각이 사라졌을 수도 있는 그런 퍼즐이요.

 연쇄강간사건을 추적하던 헨더샷과 갤브레이스는 결국 범인을 체포하는데 성공했고, 마리 역시 그 피해자임이 증명되었어요. 그들이 수사의 실마리를 잡게 된 것은 바로 마리의 증언에 있기도 했죠. 사회의 이상한 편견이 없었다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그 사건이 초반에 마무리될 수 있었는데도 말이죠. 그래도 너무나 다행인 것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상처받았던 마리는 온전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누구나 인간 시리즈 1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김경연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나 아렌트, 최근에 그녀의 유작인 <정신의 삶>을 읽었는데요. 인류의 등불이 되었던 여러 철학자들과 한나 아렌트의 대화를 지켜보는 듯 하여, 철학의 세계와 인간의 가능성이라는 것은 정말 무궁무진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요. 이번에 읽은 알로이스 프린츠의 <한나 아렌트>를 읽고나니, 그녀의 철학이 조금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철학과 삶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겠죠.

 독일에서 태아는 유대계 독일인인 한나 아렌트는 나치가 득세를 하기 전 독일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는데요. 그때 만난 마르틴 하이데거는 그의 스승이자 연인이었고, 학문적인 동지로 함께 하게 됩니다. 또한 하이데거의 추천으로 카를 야스퍼스의 제자가 되기도 했던 그녀에게 하이데거의 영향력은 상당히 큰 편이 아니었을까 해요. 하지만 세계사에 큰 소용돌이로 기록될 2차세계대전의 거대한 흐름속에서 그녀의 삶 역시 요동치기 시작하는데요. 하이데거는 나치에 가입하고, 그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그는 아렌트를 외면하고 야스퍼스와의 교류를 끊어버리는데요. 그녀 역시 유대인이었기에, 파리의 나치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탈출을 하여 미국으로 망명하게 됩니다. 정치철학자인 그녀가 그 시대의 흐름을 연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운명적이었던 것이겠죠.

 그녀의 삶뿐만 아니라 그녀가 남긴 수만은 저서도 다루고 있는데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저에게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어쩌면 평생을 안고 갈 질문거리를 안겨준 책이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읽고 싶어진 책은 바로 전체주의의 기원입니다. 어쩌면 제가 갖고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데올로기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보여주는지, 그리고 나치가 이데올로기를 활용하여 어떻게 사람들을 결속시켰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인데요. 어쩌면 좀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되 생기네요. 덕분에 한나 아렌트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고, 좋은 책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누구나 인간 시리즈를 기대하게 될 거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콜드브루 헤밍웨이 (원액) - 500ml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약간 샌건지 아니면 담으면서 문제가 있었는지 병에 포장지에 좀 커피얼룩이 있는건 맘에 걸렸지만
..아메리카노로 먹어도 좋지만 라떼로 먹기에 정말 딱이래요~ 셜록을 여러병 먹었었는데 헤밍웨이도 취향에 너무 잘 맞아요. 한동안 헤밍웨이에 빠져살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