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디자인은 내일을 바꾼다 -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의 멋진 질문들 아우름 41
김지원 지음 / 샘터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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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를 주제로 이어가는 아우름 41번째 이야기는 <좋은 디자인은 내일을 바꾼다>입니다. ‘디자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요. 저 역시 디자인이란 어떤 천재적인 사람들 혹은 창의력을 갖춘 사람들 혹은 적어도 센스라는 것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제한된 영역이라고 생각해왔기에 더욱 재미있게 읽었네요. 아마 제가 이런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된 이유는 산업디자이너들의 전시회를 보면서였던 거 같아요. 어떻게 이런 디자인을 생각할 수 있을까? 감탄하기도 했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에선 그 편안함과 안락함 그리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더욱 감동하기도 했으니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상품들이 갖고 있는 디자인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들려주는데요. 모나미 153볼펜이던지 테디베어와 같은 것들이죠.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이제는 우리의 주방에서 너무나 익숙한 감자껍질을 벗기는 기구는 미국의 주방용품 회사 옥소에서 만든 것인데요. 손목관절염으로 감자깍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내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해요. 그리고 왼손잡이들도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잇는 양손잡이 가위 역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다름이 불편함으로 다가오지 않게 하는 것이죠. 문득 예전에 읽은 책에서 장애는 개인이 갖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회가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이런 디자인의 변화들은 앞으로 점점 더 심화될 고령화 사회를 위한 하나의 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산업디자인에 불어오는 개별화의 바람의 시작은 어쩌면 표준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 수도 있어요. 우리가 사용하는 A4용지는 독일산업표준협회에서 국제표준구격을 만들어내면서 세상에 퍼져나간 것인데요. 종이를 낭비없이 재단할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이는 거의 모든 서류의 인쇄물의 형태를 좌지우지하게 되면서, 이를 수납하는 공간, 사용하는 테이블 같은 것 역시 규격화되었죠. 그리고 이런 표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곳이 바로 독일의 디자인 학교 바우하우스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표준화라는 것이 개별화와 극단에 서있는 개념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표준화라는 최소한의 가이드가 있기에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말에 공감이 가더군요. 어쩌면 디자인은 그런 것이 아닐까 해요. 내가 너무나 쉽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 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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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문화사 - 조선을 이끈 19가지 선물
김풍기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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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오면 가족과 친구들 선물을 고르는 즐거움이 커지곤 해요. 나름대로 오랜시간 동안 이어온 추억이 가득한 시간이기도 해요. 물론 선물은 돈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상대에게 어울릴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참 재미있어요. 그래서 <선물의 문화사>를 읽으면서 물건이 한 사람의 삶 속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이라는 표현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저에게도 또 상대에게도 그런 과정이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감사하게 여겨지기도 하고요.

 <선물의 문화사>는 조선시대에 주고받은 선물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지금처럼 물건이 풍족하지 않던 시절이기 때문에 그 때 주고받았던 선물들은 더욱 의미가 있었을 거 같아요. 그 중에는 지팡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요즘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지팡이를 다 짚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그 시절에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심지어 노인으로서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했어요. 다양한 소재의 지팡이가 있었고, 무협영화에 나온 비기처럼 칼을 품은 지팡이도 있었다니 흥미롭더군요. 지팡이에 담긴 선물의 의미 역시 기억에 남아요. ‘어디든 걸림없이 다니라는 의미와 함께 자신에게도 한번 찾아오면 고맙겠다’, 상대를 알뜰히 챙기는 마음과 애틋한 마음이 담긴 지팡이는 정말 말 그대로 황혼의 고마운 벗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성이기 때문일까요?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네요.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벽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삼국시대의 여성들도 화장을 하고 있었는데요. 심지어 신라의 스님이 연분을 만들어 상을 받았다는 기록이 일본에 남아 있기도 하고요.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참 오래되었고 영원할 것만 같네요. 그리고 임금이 신하에게 하사한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어요. 그 중에 앵무배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앵무배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것은 한림별곡이었어요. 사실 앵무배가 사람들에게 살아받게 된 이유 역시 그 노래에 있기도 하고요. 고려 고종때 이행이 지은 한림별곡은 말 그대로 오래오래 사랑 받은 노래였습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도 이 노래를 부르며 풍류를 즐겼다니, 왠지 근엄함으로 중무장하고 있을 것 같은 조선시대의 선비들의 이면을 슬쩍 들여다본 것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선물을 통해 조선시대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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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사색노트 - 날마다 새로운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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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한 해의 마무리를 할 시간이 왔네요. 저는 매년 이때쯤이면 다이어리를 넘겨보곤 해요. 연초에 세웠던 수많은 계획들을 보면 더욱 부담으로 다가오곤 하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우고, 연말이 되면 반성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 들은 이야기가 더욱 생각납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대로 달려가는 것은 기계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요. 저 역시 기계가 아닌지라, 세웠던 계획을 잊어버리고 혹은 자기를 합리화시키며 편한 길로 가거나 아예 다른 길로 가버리곤 하죠. 그래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쉼 없이 자신을 다독이며 원래의 길로 데려다 놔야 하는 것 역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톨스토이의 사색노트>를 읽을 때도, ‘자기 영혼을 성찰하는 일은 인간의 의무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또한 붓다의 순찰병이 요새를 경호하고 성벽의 주위와 그 안을 감시하듯, 사람도 매 순간 부지런하고 용감하게 자기 자신을 감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말 역시 저에게는 금과옥조로 삼아야 할 말이고요.

 이처럼 톨스토이는 여러 철학가, 사상가들의 글 중에서 고르고 뽑은 글을 엮어서 책을 만들었는데요. 올해 초에 읽었던 톨스토이의 인생노트에 이어 나온 톨스토이의 사색노트는 제목 그대로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문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면에는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문구들이 나오고, 한 면에는 자신이 직접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오늘 발견한 나의 모습내일을 위한 오늘의 키워드는 제 일기장의 주제로 삼고 싶기도 했고요. 매 장이 끝나면 날마다 새로운 하루를 위한 나의 다짐’,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한 다짐 점검하기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괴테는 이상은 그대 자신 속에 있다. 이상을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조건 또한 그대 자신 속에 있다. 그대의 현실은 당장 그대의 이상을 실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다.”이라고 말했죠. 그의 말처럼 이상에 방해되는 것이 내 안에 있다면, 이상을 실현기 위해서는 이 책이 필요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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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미술 -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
휘트니미술관 기획, 리사 필립스 외 지음, 송미숙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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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미국의 전설적인 얼리스트레이터 노먼 록웰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생전에 그는 비평가들에게 전혀 인정을 받지 못했고, 지나치게 대중적인 화가라며 도리어 조소를 받기도 했다고 해요. 하지만 그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로 손꼽히고 있고, 그의 작품은 미국인의 삶을 잘 담아냈다고 하죠. 가끔은 화가와 비평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요. 그리고 대중적이라는 것, 그리고 순수예술이라는 것 그 사이에는 어떠한 간극이 있는 것일까요?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20세기 미국 미술: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후 국제미술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미술에 초점을 두고 있고, 특히나 전위미술가와 함께한 휘트니미술관이 기획한 책인데요. 아직은 비평가들은 휘트니미술관에 현재 진행중인 미술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한다고 하니 더욱 호기심이 생기네요. 시대별로 구분되어 있는데 로큰롤과 재즈의 시대인 1950~60년대의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어요. 그 시대에는 아상블라주 즉 덕지적지 붙인 구조물들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마치 누군가가 돌연사를 하고 유품정리사가 오기 직전의 모습이 아닌가 싶은 작품들 이후에 제이 드페오의 장미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7년동안 3톤의 물감을 사용해서 만들어낸 이 작품은 실제로 봐야한다는 어떤 의무감을 만들어준다고 할까요? 그 시절의 미국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읽고나서 봐서 그런지 딱 그 시대를 켜켜이 쌓아놓은 작품 같았네요.

 이후 1960년대가 흘러가다 부딪친 곳, 바로 기로에 선 미국입니다. 말콤X, 마틴 루터 킹 2, 로버트 F. 케네디가 총탄에 희생되고 베트남전 반전 시위가 펼쳐지던 그 시절 미국인들은 각각의 방법으로 그 혼란을 버텨냈었는데요. 그때 나온 미술작품, 시대를 알고 나서 보니 더욱 이해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그 중에 조지프 코저스의 개념으로서의 개념으로서의 미술이 있습니다. 그는 사물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확대해서 이미지를 만들고, 실물의 사진과 그 실물을 배치하는 정의 연작을 만들어냈는데요. 무엇이 정의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도대체 그 답을 알 수 없던 시절을 그 나름대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해요. 이렇게 그 시대와 작품을 매칭하면서 같이 미국의 시간의 흐름 속에 빠져있다 보니 어느새 뉴 밀레니엄을 향한 도전에 도착하게 됩니다. 점점 더 난해해지는 미술, 어쩌면 너무나 인류의 역사가 오래 되었기 때문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이 시절을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비명 같은 작품들이 늘어가는 것만 같아요. 그래서 책의 마지막 질문에 더욱 공감하게 됩니다. “미술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미국적인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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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화가 김홍도 - 붓으로 세상을 흔들다
이충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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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도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 그의 작품을 한 번쯤은 보게 되니 말이죠. 단원김홍도, 혜원 신윤복, 그리고 민화는 거의 하나의 세트처럼다가오곤 해요. 그래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놀러 갔다가, 제가예상하지 못했던 작품들에서 김홍도의 이름이 보이거나, 그의 이름을 걸고 하는 전시화에서 그 다채로운 작품의 세계 때문에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에만 시선이 갔을 뿐 인간 김홍도에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어요. 그저 도화서의 화원이었고, 정조의 총애를 받았다 정도일까요? 그리고 이번에 <천년의 화가김홍도>를 읽으면서, 정말 저는 김홍도를 알지 못했다는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책장을 덮으면서 보인 이 문구가 더욱 마음에 와닿았네요. ‘불멸의 작품을 남긴 대화가의 기억되지 않는 삶을 그리다


 영정조의시대를 조선시대의 르네상스라고 하기도 해요. 그만큼 어느 정도 근대의 맹아가 싹트고 있었긴 하지만, 중인으로 태어난 김홍도에게 반상의 구별은 여전히 큰 장애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신분에서 바랄 수 있는 무인이 되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김홍도는 그림에 빠져드는데요. 그 시절에 화가는 환쟁이라 불리며 천시되곤 했죠. 하지만 방안의 천장조차 화폭처럼 느껴지던 그가 걸어갈 길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는 글보다는 그림으로 자신의삶의 여정을 기록했기에, 이 책은 그가 남긴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데요. 영정조, 그리고 순조까지, 그는 어용화사로 발탁되어서 왕과 세자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고, 현감이라는 벼슬을 했고, 그의 그림을 인정한 양반들과의 교류도 있었지요. 그래서 그가 남긴기록보다는 그에 대한 기록을 이곳 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그의 호에 대해 알려진이야기는 지극히 양반의 시점으로 해석된 것이기도 했어요. 그가 아호로 삼았던 단원이 갖고 있는 뜻을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면도 좋았네요. 그가 남긴 작품뿐 아니라 그 모든 기록을 엮어서 이렇게 전기를썼다니 저자 이충렬의 통찰력이 감탄스럽기도 하고요.


 무엇보다세월의 흐름에 따라 배치되어 있는 그림을 통해 그의 시선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면이 좋았는데요. 그림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화가를 그리고 그 화가가 살아가던 시대에 대해 배경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어요.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단원의 그림에 빠져들게 되네요. 그림으로 시대를 풍미했던그가 구휼미에 의지해야 했다니, 그렇게 곤궁함으로 시들어버린 재능이 아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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