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그러시면 안 돼요! 돌개바람 4
아녜스 드자르트 지음, 마르졸렌 카롱 그림,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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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동화이다.
우정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나중에 왜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자가 왕이 되었는지 살짝 보여주는 마지막까지도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 1세.
원래 주인공의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으시시 대왕이라는 이름은 주인공의 포악함이나 무서움을 단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페르디낭이란 말은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 아마도 우리 말도 다 뜻이 있으니 페르디낭이란 이름도 숨은 뜻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째든 왕의 이름에 걸맞는 것 같은 위엄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언제부터인가 [바람의 아이들]이란 출판사가 내게는 무척 익숙해졌다. 바람의 아이들과 처음 만난 게 올 여름에 읽었던 '파리의 휴가'란 책이었는데,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은 바람의 아이들과 만난 네 번째 동화가 된다.

아프리카의 드넓은 초원 사바나와 그 일대를 다스리는 왕 페르디낭 1세.
사막이라 모래성으로 쌓은 것인지, 아니면 돌인지 노란색으로 보이는 성과 그 안에는 호위병들이 지키고 있다.

게다가 페르디낭이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한 내용도 재미있가.
너무나 힘세고 무섭고 무자비해서 코끼리 중에 가장 큰 코끼리도 무서워서 가까이 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척 심심한 페르디낭 1세. 오로지 무서운 그에게 과연 누가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가 되겠느냔 말이다.

결국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 1세는 화가 나서 소리를 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덜덜 떨며 파티를 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북에게도 더 이상 파티는 지겹다는 말을 한다.
그리하여 생각한 것이 늘상 하는 일과 중 하나로 사형집행인에게 가서 몇 명의 목을 친다고 전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리고 사형집행인 하이에나가 잡아온 죄인은 바로 사바나 초원에서 가장 거짓말을 잘하는 우히히 원숭이 오마르 였던 것이다.

드디어 사형집행이 이뤄지는 순간. 원숭이 오마르는 안 됀다는 말을 하며 그 이유를 이야기한다.
"안 돼요. 나한테 그러시면 안 돼요."
"뭐라고? 무슨 이유라도 있느냐?"
"왜냐하면요. 목을 자르시면요 폐하는 바로 또 심심해지실 거잖아요. 절 살려두시면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많이 해 드릴게요."

이렇게 위기를 모면한 우히히 원숭이 오마르와 으시시 대황 페르디낭 1세는 함께 보내면서 서서히 둘의 우정이 싹트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동화 내용을 읽다보면 역시 아라비안나이트가 떠오른다. 죽기 위해 매일매일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던 대신의 딸과 왕의 이야기가 으시시 대왕과 원숭이 오마르의 상황과 굉장히 비슷하다.
하긴 요즘엔 패러디 동화가 많이 있으니까 그런 것쯤은 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같이 보고 비교하기에도 좋지 않을까!

점점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은 더 이상 명령하는 것도 무섭게 하는 것도 싫다고 한다.
아마도 멋진 결말이 예상되지 않는가?

처음 상황은 어떨지 몰라도 서서히 친구가 되는 으시시 대왕과 원숭이 오마르.
처음엔 원숭이 오마르도 사바나에서 가장 거짓말을 잘 했다는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그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짓말쟁이 원숭이 오마르도 그리고 모두들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 1세도 진정한 친구와 우정을 알게 되므로 아마 멋지게 변화가 된 것 같다.

또 처음에 말했지만, 으시시 대왕이 떠난 자리에는 다른 왕이 생겨난다. 바로 사자.
그리하여 아프리카 초원의 왕은 사자가 된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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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비밀 일기 중앙문고 79
엠마누엘라 다 로스 지음, 이민수 옮김, 김예슬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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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직도 소녀 취향이 다분한가봐요. 이런 책을 읽으면 왜 제가 더 설레는지...
가끔은 다시 십 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든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여러가지에요. 이렇게 사춘기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달콤한 첫사랑의 추억을 만들고 싶기도 하지만, 공부도 다시 한 번 하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지요.

새학기가 시작된 후 주인공 소녀 베라가 쓴 일기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또 이탈리아 삐삐롱스타킹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처음 들었어요. 그런 상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독창적인 여성상을 표현한 여성 작가에게 주는 상이라는 말에 이 책의 주인공 소녀 베라가 무척 개성있게 창조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9월. 우리와는 달리 가을에 새학기가 시작되지요. 그 때부터 12월, 아니 1월 초까지의 베라의 일기를 살짝 엿보았어요.

전에 [열 살 소녀의 성장일기]라고 풋풋한 사춘기가 시작된 소녀가 여름방학 때 있었던 일을 쓴 동화책을 읽었는데, 그 책도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이 책을 그 뒤에 읽고나서 이제 막 늦은 사춘기가 시작된 조카에게 꼭 읽어보라고 선물을 했지요.
참, 그리고 동화 내용 뿐 아니라 요즘 여자 아이들에게 인기있을법한 재미있는 기호[이모티콘]도 너무 웃겨요.

웃음, 함박웃음, 슬픔, 깊은 슬픔, 괴로움, 매우 놀람, 윙크, 메롱, 폭소, 감탄, 무관심, 체념, 눈물...
정말 그 기호들이 너무 앙증맞아서 저도 따라하고 싶더라구요.

책 속에서 그런 기호들을 찾는 것도 즐거운 일이랍니다.
전 아들만 하나라서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요즘 초등 5,6학년에서 중학생 소녀들의 꿈많은 일기가 살짝 궁금해졌어요.

우리 조카는 그런 일기를 쓰는지도, 또 쓴다 하더라도 이모에게 보여주지 않겠지만요.
해다마 다이어리는 무척 좋아해서 늘 쓰는 것을 알기에 나중에 놀러가면 다이어리나 보여달라고 해야겠어요.

9월 10일. 드디어 새학기 시작날의 일기에서 처음 시작합니다.
같은 반 남자 아이에게 한 눈에 반해 짝사랑이 시작된 것이지요.

미국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오나드 디카프리오]'가 부러워할 그 남자 주인공은 '페데리코'라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서서히 페데리코와 친해지지 위한 작전에 돌입한 베라는 일기장에다 열심히 그 날 있었던 상황과 함께 작전을 적어놓지요.

하지만 페데리코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네요.
우리의 열 세 살 주인공 베라. 과연 첫사랑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도 요 맘 때면 첫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할까요?
발랄하고 귀여운 베라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  그 톡톡 튀는 이야기를 읽으면 나 역시 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답니다.

또한 누군가에게 비밀로 하고 싶지만,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일기에 담는다는 것도 좋은 일이지요. 나중에 베라가 10년 뒤 이 일기장을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궁금해요.

자신의 원하는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자꾸 꼬이자 머피의 법칙을 떠올르닌 베라. 하지만 멋진 남자 친구를 만나게 되고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는 멋진 결말이 있다는 것도...

아이들의 성장을 담은 동화는 읽으면 읽을수록 미소를 짓게 하네요. 행복한 베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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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4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길거리 파티 중앙문고 78
잰 마크 글, 최순희 옮김, 심경식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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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파티. 정말 제목이 재미있어 보여요.
초등 고학년 용이라고 하는데, 80페이지 정도라서 그런지 책읽기를 좋아하는 초등 저학년도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지난 봄 우리 아이가 생일파티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어요. 두 친구가 생일이었고, 반 전체 아이들을 초대했기 때문에 어디에서 할까 하다가 초여름이 다가오는 따뜻한 날이어서 학교 옆 아파트 단지에 있는 정자에서 파티를 즐겼답니다.

이 책을 읽으니 그 생일파티 생각이 나요.
정말 재미있었고, 아이들이 먹고 마시고 주위 공원과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며 즐겼으니까요. 우리 아이는 아직도 가끔 그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토요일이었기에 지나가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시선을 끈 파티였어요.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우리 아이의 생일.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는 아이 때문에 저는 은근한 압박을 받고 있지요.

할머니 댁에 잠시 놀러간 코니.
거기서 길거리 파티를 보게 되고 참여하게 되지요. 우리나라에서와 달리 서양에서는 가끔 이런 파티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거기서 코니는 한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자신과 여동생은 엄한 숙모로 인해 단 한 번도 밖에 나와 놀아보지 못했으며, 이제 자신은 늙고 몸이 불편하니 자신과 여동생을 위해서 오히려 더욱 신나게 놀라는 이야기를 듣지요.

꼭 그 말이 아니더라도 파티는 즐거운 법.
신나게 파티를 즐기던 코니는 그 곳에서 에디와 조운이라는 자매를 만나게 됩니다.
 

전에 [안녕, 메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 책에서도 주인공 탐이 50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 한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되지요.
다시 현재로 오지만, 또 과거로 가게 되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을 통해서 탐은 현재에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만난  부랑자 할머니가 자신의 시간 속 여행에서 만난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 책을 보니 그 생각이 나요.
파티에서 만난 에디와 조운은 과연 누구일까요?

서로 모르고 파티에서 처음 만났지만 어느새 친한 친구가 되어 함께 춤도 추고 달리기도 하고 나중에 다시 만나서 놀기로 약속까지 하지요.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코니는 이상한 일을 목격하지요.
창문 너머 에디네 식구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지만, 여느 집과는 다른 분위기. 게다가 갑자기 울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달려온 소방차는 에디의 집을 뚫고 지나갔습니다.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코니가 보고 즐기던 길거리 파티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었는지...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페이지가 많지 않음에도 고학년 동화라고 했을까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으면 참 좋은 동화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아직도 그림책을 참 좋아해요. 또 아이가 한 살 씩 많아질 때마다 글밥이 더 많이 있는 책을 읽지만, 그래도 가끔 아이랑 어릴 때 읽었던 정말 글자가 거의 없는 책들을 읽기도 하지요.
책을 읽는 것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아이의 어린 시절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고, 엄마와 함께 읽는 즐거운 책은 아이와 엄마의 사랑의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보상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저 역시 어릴 때 가져보지 못하고 놀지 못했던 장난감이 있으면 우리 아이에게 사줍니다.

몇 년 전에는 아이보다 제가 더 갖고 싶어서 거금을 들여서 원목으로 된 인형의 집을 구입했거든요.  지금은 그 인형의 집이 집안을 꾸미는 장식품이 되었지만, 가끔 저는 아이랑 그 인형들과 소품을 갖고 놉니다.
어른이 되어서, 그것도 여자 아이가 아닌 초등 남자 아이랑 하는 인형놀이. 하지만 무척 재미있어요.

제가 어릴 때맘해도 파티 문화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서서히 파티 문화를 즐기는 듯 해요.

이국적인 문화 체험 뿐 아니라 친구과 만나서 함께 친해지는 과정에 대한 내용. 그리고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멋진 추억을 그릴 수 있는 가슴 따뜻한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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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날 좋아하지 않아? 중앙창작동화 7
원유순 지음, 강을순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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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이제 서서히 동화책의 멋진 이야기 속에 빠져갑니다
벌써 초등학생이 된 우리 아이.
생일이 1월인지라 꽉찬 여덟살에 학교를 보내려고, 처음 유치원도 다섯 살이 되어서 처음 보냈지만,  작년 1월 친구들과 달리 취학통지서가 나온 후 학교 구경을 한 번 한 우리 아이는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나 원래 2학년이지?"
가끔 자신보다 키가 작은 2학년을 보면 형이라는 말을 하기 싫고, 또 2학년 중에 예쁜 누나가 있으면 누나라기 보다는 친구가 되고 싶은 우리 아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도 초등 2학년 '찬우' 입니다.
이름도 살짝 비슷해서 그런지 책 속 남자 주인공 찬우에게 무척이나 호감이 가네요.

우리 아이는 찬우랑 자신도 친구라고 하면서 신이 나서 책을 읽습니다. 좋아하는 친구가 상을 받으면 자신도 기쁜가봐요. 또 예쁘거나 똑똑한 여자 친구를 보면 우리 아이도 내심 그 친구랑 친하게 지내고 싶고 자신을 좋아했으면 하는 마음도 살짝 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찬우는 전국대회 글짓기 상을 받은 여자친구 지수와 특별해지기 원하네요. ㅎㅎ 요즘엔 여자 아이들도 적극적이고 또 언제부터인가 이성친구들이랑 주고받는 커플링이 유행이 되었는데, 찬우 역시 같은 반지를 끼고 싶은가봅니다.

하지만 지수의 마음은 찬우랑 다른가봐요. 어떡하지요?

작가인 원유순 선생님은 이름이 낯설지 않은데, 이 책이 제가 읽은 첫 작품이거든요. 나중에 다른 동화책도 모두 읽어보고 싶어요.
역시나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쳐 본 경험이 우러나와서인지 아이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어요.

게다가 동화책이지만 저학년 용이라서 그런지 그림도 꽤 많고 그 표정이 정말 재미있어요.
새침데기 지수의 모습 - 우리 아이는 지수가 공주병인 것 같다고 하지만요. 토라진 찬우의 모습도, 상을 받는 지수의 모습과 놀란 아이들이 표정도 어찌나 재미있는지요.

금상이라는 말에 책 속 아이들 뿐 아니라 우리 아이도 깜짝 놀랐습니다. 워낙 상욕심이 있는지라 자신은 아직 금상은 받지 못했는데, 게다가 트로피와 상금 삼십만원까지...
저도 사실 많이 많이 부럽습니다.

초등학생이 되어 우리 아이도 앞에 나가 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책을 보면서 "엄마, 나도 이렇게 상 받았지?" 하는 말도 하고, 그 때 상장과 함께 받은 문화상품권 때문에 혹시 상품권이 없어질까봐 쉬는 시간에 밖에서 놀지 못하고 교실에서만 놀았다고 했던 아이 말과 표정이 떠오르네요.

우리 아이 학교에서는 운동장 조회가 없어요. 교실에서 TV화면을 보면서 하던가, 신설학교라서 그런지 강당 겸 체육관에 가서 다 함께 모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에는 이렇게 모두 운동장에서 모였다고, 그래서 더운 날에는 쓰러지는 아이들도 간혹 있었다는 말을 해주었답니다.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보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도 있듯이 지수 역시 찬우의 노력에 부응하면 좋으련만, 그게 아닌 모양입니다.
찬우 엿시 처음엔 지수의 존재를 있는둥 마는둥 하다가 상을 받은 후에 눈여겨보게 된 것이지만요.

워낙 내성적인 지수.
아마도 좋아도 선뜻 좋다는 표현을 하기 힘들수도 있겠지요?

용돈을 털어 지수에게 커플링에 머리띠 등 선물을 주지만  반응이 없는 지수에게 화가 난 찬우.
급기야  생각해낸 방법이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뽀뽀를 하는 것이었으니, 안그래도 조용한 지수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이제 친구들은 놀리고, 엄마는 혼을 내고, 지수는 더 찬우를 피하게 되었네요.
그래도 아직 뭐가 문제인지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우리의 찬우. 제발 누가 좀 도와주면 좋을텐데요.

우리 아이는 더 웃겨요.
자신은 지수가 글을 잘 써서 부럽기도 하지만, 공주병이 있는 아이보다 자신과 더 재미있게 노는 아이가 좋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많이 하는 아이라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또 아이의 성격 역시 잘 알고 있지만, 주인공은 우리 아이가 아니라 찬우이니 어떡합니까?

어릴 때 생각도 났어요.
짖궂은 남자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과 달리 좋아하는 여자 아이를 더 괴롭히고 장난치는 것 같은...

과연 찬우와 지수는 어떻게 될까요?
이 책도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내용이라고 하는데, 그 결말도 경험과 같았을지 궁금하네요.

결론이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그리고 정말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져 있어서 너무나 좋았던 책이었어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있는지, 또 친구 관계에 있어서 이성친구도 그렇지만 동성친구들과의 사귐에서도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반응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리뷰를 쓰면서 보니 [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책을 쓰신 분이시네요.
그 책도 꼭 읽어야지 하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생각나게 되어 즐거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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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없는 날 동화 보물창고 3
A. 노르덴 지음, 정진희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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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잔소리가 늘었습니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에는 울면 달래주고, 안아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엄마'란 말을 할 때문 세상의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으로 충만했지요.

좀 더 커서 3-4살이 되어서도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잔소리보다는 늘 행동으로 행여나 아이가 다치지 않을까 따라다녔고, 늘 미끄럼틀이며 붕붕카, 자전거를 타고 놀고 아니면 블럭이나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와 함께 노는 게 일상이었지요.

다섯 살 때 처음 유치원을 보내면서도 그렇게 잔소리를 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 유치원에 가고, 집으로 돌아와 저랑 놀거나 친구들과 놀 때에도 항상 즐겁게 놀아서였을까요?

어느 새 학교에 갈 날이 다가오며 저는 조금씩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ㅇㅇ야, 이제 혼자 준비물을 챙겨야 해."
    "뛰면 안 돼."
    "자, 빨리 혼자서 책을 읽어 봐."
    "엄마가 깨우지 않아도 빨리 일어나야지."
    "학교에 가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이제 그만 놀고 공부도 좀 해야하지 않겠니?"
    "장난감 갖고 놀았으면 네가 정리해야지."

첫아이인지라 살짝 두려운 마음도 있어서였을까요?
아마도 제 잔소리를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 일곱살이 되어서 잔소리가 하나 둘 시작된 것 같아요.
그리고 드디어 초등학생이 된 올해는 더더욱 잔소리가 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유치원보다 일찍 일어나 가야하기에 저녁에도 일찍 재워야하고, 학교 숙제며 준비물을 챙기는 것에도 소소히 손이 가더라구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도 자신도 이렇게 잔소리 없는 날을 꼭 만들어야겠다고 합니다.
정말 신이 났지요.

책을 읽으면서 요즘에는 자신이 유리한대로 해석하려고 하는 제법 머리가 커진 아들이랍니다.
아이의 책임감을 강조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약속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저도 잔소리 없는 날을 만들가 생각이 들어요.

주인공 푸셀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극히 평범하면서도 개구쟁이 소년이지요.
단 하루만이라도 잔소리에서 해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푸셀은 엄마와 아빠에게 강력히 이야기한 끝에 드디어 [잔소리 없는 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8월 11일 월요일 딱 하루였지요.
엄마와 아빠, 푸셀의 이야기는 정말 통통 튀는 대화체 자체여서 그런지 책 읽는 게 더욱 재미있어요.

"엄마 아빠는 저한테 늘 '이거 해라.', '저거 하지 마라.' , ~ 하루 종일요."
"우리라고 해서 너한테 잔소리하는 게 좋겠니? 방법이 없잖아. 그냥 내버려 두면 넌 아마 절대 세수도 안 할 걸?"

"양치질도 안 할 거고."
"절대로 안 씻다니요, 그건 너무 심하잖아요."

"쳇, 하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간섭받지 않고 지낼 수 없을까요?"
"엄마 아빠 간섭 없이요."
"이런, 맙소사!"

그렇게 해서 잔소리 없는 날이 탄생한 것이지요. 절대 위험한 일을 하지 않기로 단단히 다짐을 받은 후에...
이제,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전, 오후, 저녁으로 이뤄진 동화를 따라가볼까요?

월요일 오전에는 푸셀의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어요.
신이 난 듯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옷을 입고 나온 푸셀 때문에 오히려 엄마는 놀라고 맙니다.
우리 아이도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는 훨씬 일찍 일어나는데, 푸셀 역시 잔소리 없는 날에는 부담이 없고 신이 나기에 일찍 일어난 것일까요?

하지만 세수도 안 하고, 아침으로는 버터 바른 빵에 자두잼을 실컷 먹으며, 하루에 있을 즐거운 일들을 계획합니다.

엄마 역시 늘 하던 "건널목 건널 때 조심해라." 하는 인사 대신 "안녕, 푸셀!"이라고만 하지요. 그래서 더욱 신이 났지만 하마터면 딴 생각을 하고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일 뻔 했답니다.

교실에 들어간 푸셀.
짝꿍 올레가 입냄새가 난다고 찌뿌지지만, 오늘은 잔소리 없는 날이기 때문에 간섭받지 않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더불어 올레와 함께 멋진 아이디어를 짜내는 푸셀.

수업을 빼먹고 계획한대로 해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네요.
오디오 가게에 들어가서 오디오를 갖고 나오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온 푸셀.

그리고 월요일 오후가 됩니다.
뭔가 새로운 일을 벌여야겠다고 생각한 푸셀. 과연 이번엔 계획대로 될지 궁금하네요.

드디어 생각을 했나봐요. 파티를 하겠다고 결정을 한 푸셀은 엄마에게 파티 준비를 부탁하고 친구들을 초대하러 갑니다.
하지만 짝꿍 올레도 체육관에 가고 없고, 다른 친구들도 갑작스런 파티에 참여할 수 없네요.

할 수 없이 거리로 나가서 파티에 올 사람을 구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결국엔 길에서 만난 부랑자를 초대하고 맙니다.
이쯤되면 푸셀의 [잔소리 없는 날]이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듯.

멋진 파티 음식이 있지만, 파티 손님은 거리에서 만난 술취한 부랑자 아우구스트 씨와 엄마 뿐이지요.
아우구스트 씨가 술에 취한 체 잠을 자고 결국 엄마와 푸셀 둘만의 파티가 시작됩니다.

결국 아빠가 오고 아우구스트 씨를 데려다 준 뒤 잔소리 없는 날은 끝이 난 듯 하지만, 푸셀은 아직도 외칩니다.

"이제 겨우 일곱 시인데요! 자정이 되어야 하루가 끝나는 거잖아요."
하며 밤에 공원에서 자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이런, 아직도 푸셀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느끼는 바라 그리 없는 것 같네요. 하지만 아이들은 역시 청개구리 기질이 다분해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더 하고 싶은 법이지요.
어른들도 그렇다고요? 

결국 12시 정각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결정하고 허락을 한 부모님. 푸셀은 신이 나서 올레에게 전화를 걸고 같이 야영을 하기로 합니다.
사실 살짝 부럽기는 해요.
저도 어릴 때 야영을 해본 기억이 거의 없어서인지 더욱 그렇답니다.

숲 속으로 들어가 텐트를 세우고 그 안에서 함께 하룻동안 있었던 일을 주고받는 푸셀과 올레.
하지만 고요한 공원에 무슨 소리가 들리고, 푸셀과 올레는 혹시 하며 겁을 먹고 맙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용기를 내 벤치로 간 푸셀은 자신의 아빠가 자신을 지켜주고자 공원에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온 푸셀과 올레.
이젠 어른이 간섭이, 잔소리가 왜 필요한지 알았겠지요?
처음엔 우리 아이도 한 달에 한 번 달력을 넘길 때마다 잔소리 없는 날을 만들어달라고 했지만,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는 달라졌네요.

그래도 푸셀처럼 일년에 한 번 정도는 하고 싶다는데요?
부모님의 소중함과 함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감을 배울 수 있는 아주아주 멋진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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