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날 좋아하지 않아? 중앙창작동화 7
원유순 지음, 강을순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이제 서서히 동화책의 멋진 이야기 속에 빠져갑니다
벌써 초등학생이 된 우리 아이.
생일이 1월인지라 꽉찬 여덟살에 학교를 보내려고, 처음 유치원도 다섯 살이 되어서 처음 보냈지만,  작년 1월 친구들과 달리 취학통지서가 나온 후 학교 구경을 한 번 한 우리 아이는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나 원래 2학년이지?"
가끔 자신보다 키가 작은 2학년을 보면 형이라는 말을 하기 싫고, 또 2학년 중에 예쁜 누나가 있으면 누나라기 보다는 친구가 되고 싶은 우리 아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도 초등 2학년 '찬우' 입니다.
이름도 살짝 비슷해서 그런지 책 속 남자 주인공 찬우에게 무척이나 호감이 가네요.

우리 아이는 찬우랑 자신도 친구라고 하면서 신이 나서 책을 읽습니다. 좋아하는 친구가 상을 받으면 자신도 기쁜가봐요. 또 예쁘거나 똑똑한 여자 친구를 보면 우리 아이도 내심 그 친구랑 친하게 지내고 싶고 자신을 좋아했으면 하는 마음도 살짝 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찬우는 전국대회 글짓기 상을 받은 여자친구 지수와 특별해지기 원하네요. ㅎㅎ 요즘엔 여자 아이들도 적극적이고 또 언제부터인가 이성친구들이랑 주고받는 커플링이 유행이 되었는데, 찬우 역시 같은 반지를 끼고 싶은가봅니다.

하지만 지수의 마음은 찬우랑 다른가봐요. 어떡하지요?

작가인 원유순 선생님은 이름이 낯설지 않은데, 이 책이 제가 읽은 첫 작품이거든요. 나중에 다른 동화책도 모두 읽어보고 싶어요.
역시나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쳐 본 경험이 우러나와서인지 아이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어요.

게다가 동화책이지만 저학년 용이라서 그런지 그림도 꽤 많고 그 표정이 정말 재미있어요.
새침데기 지수의 모습 - 우리 아이는 지수가 공주병인 것 같다고 하지만요. 토라진 찬우의 모습도, 상을 받는 지수의 모습과 놀란 아이들이 표정도 어찌나 재미있는지요.

금상이라는 말에 책 속 아이들 뿐 아니라 우리 아이도 깜짝 놀랐습니다. 워낙 상욕심이 있는지라 자신은 아직 금상은 받지 못했는데, 게다가 트로피와 상금 삼십만원까지...
저도 사실 많이 많이 부럽습니다.

초등학생이 되어 우리 아이도 앞에 나가 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책을 보면서 "엄마, 나도 이렇게 상 받았지?" 하는 말도 하고, 그 때 상장과 함께 받은 문화상품권 때문에 혹시 상품권이 없어질까봐 쉬는 시간에 밖에서 놀지 못하고 교실에서만 놀았다고 했던 아이 말과 표정이 떠오르네요.

우리 아이 학교에서는 운동장 조회가 없어요. 교실에서 TV화면을 보면서 하던가, 신설학교라서 그런지 강당 겸 체육관에 가서 다 함께 모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에는 이렇게 모두 운동장에서 모였다고, 그래서 더운 날에는 쓰러지는 아이들도 간혹 있었다는 말을 해주었답니다.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보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도 있듯이 지수 역시 찬우의 노력에 부응하면 좋으련만, 그게 아닌 모양입니다.
찬우 엿시 처음엔 지수의 존재를 있는둥 마는둥 하다가 상을 받은 후에 눈여겨보게 된 것이지만요.

워낙 내성적인 지수.
아마도 좋아도 선뜻 좋다는 표현을 하기 힘들수도 있겠지요?

용돈을 털어 지수에게 커플링에 머리띠 등 선물을 주지만  반응이 없는 지수에게 화가 난 찬우.
급기야  생각해낸 방법이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뽀뽀를 하는 것이었으니, 안그래도 조용한 지수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이제 친구들은 놀리고, 엄마는 혼을 내고, 지수는 더 찬우를 피하게 되었네요.
그래도 아직 뭐가 문제인지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우리의 찬우. 제발 누가 좀 도와주면 좋을텐데요.

우리 아이는 더 웃겨요.
자신은 지수가 글을 잘 써서 부럽기도 하지만, 공주병이 있는 아이보다 자신과 더 재미있게 노는 아이가 좋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많이 하는 아이라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또 아이의 성격 역시 잘 알고 있지만, 주인공은 우리 아이가 아니라 찬우이니 어떡합니까?

어릴 때 생각도 났어요.
짖궂은 남자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과 달리 좋아하는 여자 아이를 더 괴롭히고 장난치는 것 같은...

과연 찬우와 지수는 어떻게 될까요?
이 책도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내용이라고 하는데, 그 결말도 경험과 같았을지 궁금하네요.

결론이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그리고 정말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져 있어서 너무나 좋았던 책이었어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있는지, 또 친구 관계에 있어서 이성친구도 그렇지만 동성친구들과의 사귐에서도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반응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리뷰를 쓰면서 보니 [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책을 쓰신 분이시네요.
그 책도 꼭 읽어야지 하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생각나게 되어 즐거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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