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하려고 이 책 읽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궁금하니까요.
한 세상 태어나서
수도와 고행(고생이 아닌 고행)의 업장을 안고
성직자로 살아간다는 것과,
세속의 인연의 업을 모두 내려 놓고
법문에 입문하는 것으로써 새롭게 태어나
승려로 자신을 세우는 길이,
어떤가 보고 싶었습니다.
머리를 깍고 가사 장삼을 걸치는 모습 정도는
전혀 관심도 없습니다.
절집에서 매일 먹는 사찰요리가 어쩌니 저쩌니하는
따위의 요리도 궁금하지가 않았습니다.
이런 껍데기를 따지는 거야 꼭 승려가 아닌,
가짜들도 다 사기치듯이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전혀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절 집에 들어 가려면 무슨 공부를 하며
어떤 수행을 하고 어디서 무엇을 배우고 익혀,
소위 말하는 정진을 하고 참선으로
상좌 스승에게서 받은 화두하나 선문으로 받고
끝없이 자신 가슴의 벽에 다 스스로
호통치고 있는 것은 무엇이라야 할까?
이것이 궁금했다는 말입니다.
왜 살생을 금하고 고기를 먹지 않는 계율이 생긴 것인지,
왜 술을 마시지 않고, 금욕으로 자신의 욕구를 끝없이 잠재우는 것인지,
현대의 도시의 삶에서 그런 것들이
한번쯤은 자신의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고,
따라서 완벽하게 금욕의 성직자 생활을 고스란히 모방할 수는 없더라도
조금이나마 내 삶의 지표로 반영될 수 있다면
약간만이라도 내 사유의 지평을 넓혀
새로운 이정표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는 점입니다.
이것이 우리들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들에 대해서
책으로 간접적으로마 들여다보고자 함인 이유일 것입니다.
비오는 날이나, 눈내리는 날에 산사에 가서
낙숫물이 대웅전 처마에서 뚝뚝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요?
법당에서 나오는 염송 한자락이 빗소리에 섞여 만나는
소리를 들어 들어 본 적이 있는가요?
그런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소리들을
사진으로 담아 본 적이 있는지요?
낙숫물이 흐르고,
소리가 흐르고,
시간이 흐르고,
세월에 내가 흐르고,
스님의 불법이 흐르고,
부처님의 자비가 흐르는듯이,
그렇게 묻혀서 흐르는 것들이
그렇게도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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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조계종 싸이트에 보면 승려가 되기 위해서는 계를 받아야 하는데,
절집에서 행자 생활 한다고 다 계를 받을 수 없습니다.
공부 무지하게 해야 하고 시험쳐서 승과를 통과해야 됩니다.
물론 가짜 행색 걸치는 거야 얼마든지 가능하죠.
그런데 모습만 가지고는 택도 없습니다.
그런데,
승려되는 길이 결국 공부하는 길이더라구요 ..ㅎㅎㅎ
공부 못하면 승려 못된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물론 사진찍는 것도
스님처럼 득도의 길로 가는 듯이 찍고 싶어서 이 정도는 읽어가며
사진 찍어야 겠으니까요.
이책은 다 읽고 나서 재대로 리뷰로 쓰겠습니다.
요즘 읽기 바쁘니 쓸 시간이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