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하려는 중년.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나 결심을 하니

스님은 아이는 어쩌하냐고 묻는다.


부도탑처럼 아내가 서 있다고 한다.

부도탑은 스님이 입적하고 유골을 넣은 탑일텐데,

이 부도탑처럼 아내가 서 있다는 것의 은유.


아이에게 어쩌랴고만 묻고 아내에 대하서는 묻지도 않았다.

중년 사내는 과연 무슨 대답을 했을 건가.


법당 옆 탑신에 소낙비가 내려

마치 돌에 샘물 쏟는 것처럼 흐르던 빗물이

사내의 발등을 적신다는 것은

 사내가 흘린 눈물이 발등에 떨어지는 것의 묘사로 보았다.


송광사의 전나무 숲은 비가 내려 안개로 자욱한 길목의 흐릿한 풍경,

그 어디쯤에서 출가로 인연이 다했음이었고,

그들의 인연이 흐릿한 안개를 닮을 것처럼

간접적인 의미의 전개로 읽혔다.


시를 필사하면서 시인이 시를 쓰는 펜의 촉과 종이의 마찰음

이 사이의 느낌도 궁금해서 직접 써봤다.


그 느낌으로 쓰는 시란 그런 건가 싶었기 때문이다.


흡사 어느 단편 소설의 한 장면을 사진찍은 것과 같은

그런 장면들 말이다. 그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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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1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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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0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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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1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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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23: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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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09: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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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1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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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17: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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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6-26 00:05   좋아요 1 | URL
글씨 연습보다는 아무래도 글 내용의 의미를 더 생각하다보니
막 졸필이 나오네요 ㅎㅎㅎㅎ

네 오늘 강에가서 사진 좀 담았습니다..시원하더라구요..ㅋ
 


PS 참조 :  사진을 즐기다. <이자와 고타로(飯澤耕太郞)지음, 고성미 옮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2012>



사진으로 가끔 세상을 뒤집어 본다.
시간도 좀 뒤집어 보는 것을 우리는 흔히,
역사라고도 하지.

왜곡된 물질 세계의 현상에서 뒤집어 보고,
우리의 삶을 뒤집어 보다 보면,
가지고 있는 슬픔과 고통과 쓰림의 정체가
무엇인지 따져 들게 된다.

비록 현실을 디집지는 못할지라도,
가끔 뒤집어 보자.
사진처럼 뒤집기하듯이.

긍정을 부정하고, 부정을 긍정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을진대,
사진으로는 의외로 간단하다.

다만, 뒤집어 보겠다는 의도만 있다면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의도가 우리 삶에 의지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기를...

---------------------

PS 참조: 사진에 느낌을 담는 여덟 가지 방법,

<스가와라 이치고(菅原一剛)지음, 김욱 옮김, 한빛미디어, 2010>


사진 찍어도 되겠습니까?


아니오 라면 돌아서야 하고,

예라고 한다면 다가가야 한다.


비단, 인물만은 아닐 것이다.


풍경에게 말을 걸어,

풍경아,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라고 물어본다.


오늘의 빛과 그림자에

일렁이는 이랑과 고랑 사이로,

인연의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는 틈을 비집고,

그래서 순간의 멈춤을 만나서,

찍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어야 한다.


친수성이 친밀성으로 만나는 거룩한 관계겠지.

적어도 풍경에게서 조차 정중하고도

무례하고 싶지가 않아서이다.


---------------------



PS 참조 : 스님의 비밀. < 글 자현스님, 사진 석공스님 불교신문사, 조계종출판사, 2016>



빛에게 물었다.


"너도 적멸에 들어갈 수 있겠나?

그만 멈출 수는 없겠니?


반짝거리는 네가 싫어.

와이 더즈 썬 고 온 싸이닝?이라고 묻잖아."


빛이 나에게 말했다.


"네 눈이나 감아.

그럼 더 이상 빛나지는 않으마.

자, 간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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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6-06-21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책... 좋네요. 사서 봐야겠어요...

yureka01 2016-06-21 11:08   좋아요 1 | URL
사진 취미 없는 분들은 사진책 봐도 별 감흥없겠지만요..
사진찍는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사진책은 필수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6-06-22 14: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의 사진은 유레카님이 찍으신 사진인가요. 날이 더워서 그런지 물이 깊고 시원해보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yureka01 2016-06-22 21:39   좋아요 2 | URL
네직접 찍은 사진 아니면 사진 올리게 되면도둑질되거든요...ㅎㅎㅎ네 직찰입니다.

역시 여름엔 강입니다 ㅎㅎㅎ^^

2016-06-22 19: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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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2 2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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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1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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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2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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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14: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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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21: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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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2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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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2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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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0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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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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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0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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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1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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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2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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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0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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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08: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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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1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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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1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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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21: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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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작성했던 임시저장된 포스팅을 날려 먹었습니다.

 

알리딘은 참 이상하게도 임시 작성된 포스팅을

임시저장하고나서,

다시 불러내기를 했을 때 제목이 안보이게 되더군요.

(이거 좀 고쳐주면 않될까요..고치기 어려운가?)

 

그런데 사라진 제목 염두하지 못하고 다시 저장하니,

제목은 달아나고 날짜로 저장됩니다.

 

대부분은 날짜로 저장 되더라도 지우지 않는편인데,

임시작성중인 포스팅이 많을 때는 약간 헛갈리는지라,

확인도 하지 않고 삭제를 눌러 버렸어요.

 

순간의 실수가 일주일 내내 작성하고 있던 리뷰가

말끔하게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다시 기억을 더듬어 리뷰를 쓸려고 하니

엄두가 나지 않네요.

약간 길었던 포스팅이었거든요.

 

보통 리뷰 한편 쓸려면 읽는 시간 보다 쓰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립니다.

 

저도 글쓰기가 서툴러서일까요.

맞춤법을 많이 틀리는 편입니다.

 

오자도 있고 탈자도 있고, 게다가 띄어쓰기까지

검사 서너 번을 거치게 됩니다.

 

맞춤법에 대해 별도로 공부해본 적이 없으니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한글 맞춤법검사기를 돌리다 보면

흔한 것조차 틀리기 일쑤였거든요.(검사기도 다 정확한 건지 검증도 저는 못합니다.)

 

문장이 어색한 것도, 문맥도 중구난방을 최대한

막겠다는 심사였지요.

 

그런데 이거 작성 중인데 몽땅 다 날려 버리니,

맥이 탁 풀리는 거예요.

 

스님의 비밀이란 책 리뷰였는데,

아무래도 부처님의 깊은 뜻이 숨어 있으려나 했습니다.

 

시간 좀 천천히 해서 다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ㅎ

뭐 어쩌겠습니까. 최대한 기억을 더듬는 수밖에요.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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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6-20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낭패군요! 크게 상심할 수 밖에 없을 테지만 부디 힘내세요!
다시 리뷰를 써야 하니까요~ ^^

yureka01 2016-06-20 12:42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정말 순식간이더군요.아뿔사..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돌이킬 수가 없었어요.

한동안 멍했습니다....

뭐 어디 홀린것처럼요..ㅋ

다시 차근차근 필기해서 이를 근거로 작성해야 할듯합니다.ㅋㅋㅋ

그런데 두번 할려니,,,맥이 풀리니..일단 접어두고 다른 책을 읽고

리뷰나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ㅋ

리뷰가 자꾸 길어더라구요..이거 무슨 글쟁이도 아닌데 왜이렇게 집착처럼 보이는 건지..

긴 호흡 내 쉬고 가야겠습니다.ㅎㅎㅎ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06-20 12:58   좋아요 1 | URL
실은 저도 며칠 전에 비슷한 사고을 당했어요. 글을 쓰다보니 의도치 않게 길어지는 바람에 임시 저장해 두다가 …
자꾸 길어지는 것이 문제일까요, 에구. ^^;
아무쪼록 힘내시기 바랍니다!

yureka01 2016-06-20 13:08   좋아요 1 | URL
에휴 ..왜이렇게 점점 총기가 사라지는지요..
나이들어가나?했습니다..^^..

오거서 2016-06-20 13:16   좋아요 1 | URL
그럴 리가 없어요. 절대! ^^

yureka01 2016-06-20 13:25   좋아요 1 | URL
요즘 업무에도 뭔가 모르게 전에 없는 실수가 잦아지는 걸 보면
분명히 좀더 멍청해져 가는듯하더라구요..
아. 정신 좀더 바짝차려야겠는데 나사가 자꾸 풀리더라구요..
나이탓인가 했습니다..ㄷㄷㄷㄷ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0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녁에 글을 써서 저장했다가 다음날 아침이나 점싱 시간 때 올린 글을 올리는데 캬.. 지워지면 뚜껑 열립니다. 저도 몇 번 경험. 흑흑..

yureka01 2016-06-20 13:23   좋아요 1 | URL
그런데 이상한 점은,
제목 붙혀서 임시 저장해서..리뷰를 손좀 보고 다시 임시저장하게 되면
제목이 사라지고 대신에 날짜가 제목으로 대체 되더라구요.
이거라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헛갈리지 않을텐데...

열어보지도 않고 임시저장파일 삭제하니..ㅎㅎㅎ
되돌릴 방법이 없더라구요..ㄷㄷㄷ

사진 블로그도 근 십수년을 했지만 알라딘 서재 블로그에서 이렇게 헛갈린 경우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어찌나 황망하던지요..머리 쥐어 뜯게 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0 13:36   좋아요 1 | URL
저는 여기 서재 글쓰기 툴이 불편해서 한글 사용한 후 거기에 저장했다가 붙여넣기하고 있습니디ㅏ. 여긴 자간 설정도 없잖습니까. 정말 알라딘 서재 글쓰기 툴 좀 손을 봐야해요. 너무 후졌습니다.

yureka01 2016-06-20 13:43   좋아요 1 | URL
아 완전 공감합니다...

이미 다른 블로그 시스템에서는 다 구현되고 있는 기능이 알라딘서재 글쓰기 툴은 기본밖엔 없더군요...

이거 좀 바꿀 수 없을까 싶어요...

깊이에의강요 2016-06-20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속상하시겠어요~~ㅠ

yureka01 2016-06-20 14:20   좋아요 1 | URL
ㅎㅎㅎ 어쩌겠습니까요..그저 비울 수 밖에요..

혹시나 부처님이 리뷰가 마음에 안드셔서
지워 버리신건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깊이에의강요 2016-06-20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yureka01 2016-06-20 15:53   좋아요 1 | URL
^^.
(알라딘은 그림 이모티콘이 않되서 좀 허전하긴 해요 ㅋㅋㅋ)

2016-06-20 17: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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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0 19: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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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1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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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0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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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0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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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09: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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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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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6-20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컴퓨터 상태가 안 좋았을 때 알라딘 글쓰기 창에 내용을 입력하다가 렉이 걸려 다 날려간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 후로 한글 파일에 작성해서 저장해놓습니다. 그리고 글을 복사해서 알라딘 글쓰기 창에 붙여 넣습니다. ^^

yureka01 2016-06-20 19:49   좋아요 1 | URL
좋은 팁입니다...앞으로는 꼭 그래야 겠습니다...ㅎㅎㅎㅎ

희망찬샘 2016-06-20 2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안타까워요. 힘내세요. 비슷한 경험 누구나 다 있을 것 같아요.

yureka01 2016-06-20 23:13   좋아요 1 | URL
지우는 것에 대해 확인도 없이 과감했나 봅니다.ㅎㅎㅎ
 

 















<고르게 가난한 사회>는 저자가 이계삼이란 분이고 시와 공화국의 저자는 변홍철이라는 분이다. 출판사는 공히 한티재라고 한다. 그런데 출판사 상호가 한티재라는 지명을 쓰고 있다. 물론 대구의 달구벌대로에 위치하는 지역 출판사이다.한티재(대구 팔공산 칠곡 동명에서 군위로 넘어가는 고갯길)라는 이름에 주목하게 된다. 1,800년 조선 말기, 천주교 박해를 피해서 모여든 고개길에 은둔한 신자들의 집단 순교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과 다르다는 것이 틀렸음으로 죽어 갔던 곳이 바로 한티재이다. 가산산성이 위치해 있고 임란에 왜군을 막은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곳이 순교와 저항이라는 두 개의 모티브를 하고 있는 셈이다.

출판사 편집인을 봤다. 변홍철이다. 낯설지가 않았다. 지난 번 지방 선거 때, 내가 사는 지역구의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분이 변홍철이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내가 가입한 정당에서는 후보조차 없었다.  이 지역의 국회의원은 구청장 임기가 남아 있어도 구청장 임기중 사직을 하고 다시 국회의원이 되려고 출마했었다. 출마를 하지 않고 계속 구청장 했더라면 지방선거를 치르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선거를 치르는 비용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지출되었다. 어느 출마자가 선거 후에 사표 내고 보궐 선거를 하더라도 그 비용은 고스란히 지역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구청장 하라고 뽑았더니 중간에 관두고 다시 출마하여, 그래도 보기 좋게 다수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 되었다. 이 동네는 강아지가 공천만 받아도 당선되는 지역이니 그 당에서 출마하고 사표 내고 또 자리 바꾸는 회전문 선거는 또 한다만은 돈은 나처럼 반대하는 사람의 세금도 들어간다는 "조옷"같은 사실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야당에서 나온 후보가 변홍철, 한 사람이었다. 사표인 것도 뻔히 알고도 찍었다.

​이 책을 다 읽고 책 마지막 장에 책의 편집인과 출판사를 보니, 아. 그랬구나!라는 연관성이 메들리로 이어졌다. 아 그분이 이분이었다니. 그런데 이력을 보니 녹색평론이란 잡지의 주간도 했었다. 고르게 가난한 사회라는 이 책표지 색이 상징하는 녹색당이 바로 그 곳이었던 것이다. 역시 한티재라는 의미와 순교라는 희생이라는 뜻과 녹색이 지향하는 저항의 의미였다.

​이 책의 저자는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담당했던 선생님이었고 밀양의 송전탑 반대 투쟁을 벌였고 지방 선거에서 후보로도 출마했던 경력을 지냈다.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겪었던 교육에 대한 이야기와 송전탑 반대라는 이슈의 중심에서 활동가이기도 했고, 역시나 다를 것도 없이 전교조 출신이기도 했다.(지금은 학교에서 퇴직한 상태)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한겨레 신문, 녹색평론 등 각종 칼럼과 기고했던 컬럼을 다시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 산문집이다. 어린 시절 유년한 때 놀았던 강변의 추억들을 시작으로 오랜 학교생활에서 생각한 교육에 관한 신념, 그리고 세상에서 부딪힌 것들에 관한 단상들을 모아 놓았다. 그런데, 이책을 읽으면서 은연 중에 어떤 모종의 절망과 허탈을 느낀다. 통상 진보라는 사람들의 내면에 깔린 인간 사회의 부조리(조리 되지 못한)를 못견뎌 하는 우울증이라는 점이다. 자본에 대한 저항으로 이은 좌절과 맞물려 있는 것도 느낀다. 

​오늘도 나는 낙동강에 나갔다. 점점 여름철로 접어 들어 가는데 벌써 녹조띠가 강의 가장자리에서 부터 생기고 있다. 물은 흐르지 못하고 거대한 호수처럼 갇혀서 하루도 빠짐없이 각종 오염물질은 쏟아지고 온도는 올라가고 고문당하고 있다. 과잉 영양화로 조류의 번식은 폭발적인데 어떤게 녹조류가 생기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녹조는 강물에 녹아 있는 용존 산소를 다 마셔 버리고 물고기는 또 질식해서 허연 배를 뒤집고 힘없이 흐느적 거리다가 이내 근육에 힘을 풀고 죽어 가고 있다. 죽은 물고기 사체는 다시 분해되면서 부영양화로 강물을 더더욱 오염시킬 것이 뻔하다. 이렇게 썩어 가는 강물을 바라 보면서 나는 녹색당의 녹색이란 이념의 가치에 회의스럽기까지 했다. 이렇게 보고서도 무관심한 사람들의 천연덕스러움 앞에서 무어라 지껄일 여력이 남아 있겠는가 말이다.

​우리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염을 배출하고 먹고 마시고 싸는 모든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을 강은 고스란히 다 받아 내고 있는데, 태양에서 나오는 빛은 또 왜 그렇게도 수면을 반짝이게 찬란하기도 하는지, 이 삶의 거대한 모순과 처절한 영광은 마치 강이 말하고 있는듯 했다. 인간의 삶에 대한 근원적인 모순적인 형태가 강물에 스며들고 녹아 있는 현실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진실을 목도한다. 그러니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저자는 희망의 끝없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 모순과 부조리함에 대한 저항. 그리고 이 저항의 바탕에 깔려 있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우울과  희망을 크로스하고 있다.

​저자는 지적한다. 지금 이 시대에서 우리가 처한 거대한 국가호라는 세월호, 4 대 강, 메르스 사태, 구제역 등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청한다. 요구가 아니라 요청이다. 그래서 이 책도 요청서나 다름없다. 법적으로 요구서라고 명령할 힘도 없는 일개 개인의 책에서 나타내는 주장이 그래서 요청서로 끝난다.

​우리 사회는 극도의 이기적 사회이다. 개인적인 손해는 사회로 돌리면서 개인적인 이익은 철저히 사유화한다. 손해는 나누려 들고 이익은 나누지 않는다. 기업이 그렇고 개인도 그렇다. 그러니 공동체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고통에 대해서는 나만 아프지 않으면 된다. 이익은 철저히 독점한다. 대기업이 아무리 사기 치고 많이 벌었다 하더라도 법인세를 깎아주게 만들어 놓았던 것처럼 이제는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약탈적 자본 시스템에 점점 길들여져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당장에 이런 현실을 도외시하고 외면할 때 닥쳐올 예언서처럼 저항을 요청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나는 이미 벌써 "세월호, 그날의 기록"이란 책을 구입해두고도, 마음 편히 펼치지를 못 했다. 굳이 펼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나 망가져 있는 국가적 시스템에 대해 그저 다시 한번 더 확인할 용기가 없기 까닭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책도 참 아프게 읽었다. 대체 처음 어디서 부터 인간의 자본적 시스템이 가난한 사람의 행복을 철저히 짓밟고 성장하게 만들었는가?라는 점에서 또 다시 재확인하는 것이 다름 아니었다.

 

 

 
















최근에 읽었던 책들의 모음을 보면 하나의 큰 스펙트럼에서 의미하는 지점이 있다. 전부 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과 모순적 상황. 자본주의에 대한 적패에 이구동성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소 깊든 얕든 큰 맥락은 다 나온 셈이다. 점점 갈수록 살기가 퍽퍽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아우성과 뭐가 다를 바도 없다. 지식인은 지식인대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탄식하고 있고 학교에서 각 기업체 근무하는 사람들에게서 삶에 대한 버거움은 점점 그 농축되어 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하고, 다시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한다. 희망을 꿈꾸지 않는다면 우리 삶에 있어서 시간에 대하여 순교할 자격이 있을까 싶었다. 어쨋거나 살기는 살되, 자식들에게 닥친 미래에 희망을 주지 못하고 낳은 책임은 어떻게 면하고 죽을 것인가. 앞으로도 나는 계속 이런 산문집을 사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숨어 있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교감함으로써 연대하고 지지하고 후원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다 자식들에게 책임을 다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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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한 권 다 읽고나서,  강에 나가 사진 찍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재빨리 간단하게 리뷰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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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6-19 20: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히 활동하시고 재빨리 리뷰도 올려주시니까 북플 이웃으로 호사를 누리네요. 편안한 주말 시간이 되시길! ^^

yureka01 2016-06-19 21:03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책에서나마 그래도 읽고 몇자라도 쓸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

남은 휴일 밤도 온유한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2016-06-20 0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6-20 09:06   좋아요 2 | URL
네^^. 또 한주 달려야 하는 월요일 ㅎㅎㅎㅎ감사합니다..ㅋ

2016-06-20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0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4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4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6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6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님하려고 이 책 읽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궁금하니까요.

 

한 세상 태어나서

수도와 고행(고생이 아닌 고행)의 업장을 안고

성직자로 살아간다는 것과,

세속의 인연의 업을 모두 내려 놓고

법문에 입문하는 것으로써 새롭게 태어나

승려로 자신을 세우는 길이,

어떤가 보고 싶었습니다.

 

머리를 깍고 가사 장삼을 걸치는 모습 정도는

전혀 관심도 없습니다.

 

절집에서 매일 먹는 사찰요리가 어쩌니 저쩌니하는

따위의 요리도 궁금하지가 않았습니다.

 

이런 껍데기를 따지는 거야 꼭 승려가 아닌,

가짜들도 다 사기치듯이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전혀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절 집에 들어 가려면 무슨 공부를 하며

어떤 수행을 하고 어디서 무엇을 배우고 익혀,

소위 말하는 정진을 하고 참선으로

상좌 스승에게서 받은 화두하나 선문으로 받고

끝없이 자신 가슴의 벽에 다 스스로

호통치고 있는 것은 무엇이라야 할까?

이것이 궁금했다는 말입니다.

 

왜 살생을 금하고 고기를 먹지 않는 계율이 생긴 것인지,

왜 술을 마시지 않고, 금욕으로 자신의 욕구를 끝없이 잠재우는 것인지,

현대의 도시의 삶에서 그런 것들이

한번쯤은 자신의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고,

 

따라서 완벽하게 금욕의 성직자 생활을 고스란히 모방할 수는 없더라도

조금이나마 내 삶의 지표로 반영될 수 있다면

약간만이라도 내 사유의 지평을 넓혀

새로운 이정표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는 점입니다.

 

이것이 우리들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들에 대해서

책으로 간접적으로마 들여다보고자 함인 이유일 것입니다.

 

비오는 날이나, 눈내리는 날에 산사에 가서

낙숫물이 대웅전 처마에서 뚝뚝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요?

 

법당에서 나오는 염송 한자락이 빗소리에 섞여 만나는

소리를 들어 들어 본 적이 있는가요?

 

그런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소리들을

사진으로 담아 본 적이 있는지요?

 

낙숫물이 흐르고,

소리가 흐르고,

시간이 흐르고,

세월에 내가 흐르고,

스님의 불법이 흐르고,

부처님의 자비가 흐르는듯이,

그렇게 묻혀서 흐르는 것들이

그렇게도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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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조계종 싸이트에 보면 승려가 되기 위해서는 계를 받아야 하는데,

절집에서 행자 생활 한다고 다 계를 받을 수 없습니다.

공부 무지하게 해야 하고 시험쳐서 승과를 통과해야 됩니다.

 

물론 가짜 행색 걸치는 거야 얼마든지 가능하죠.

그런데 모습만 가지고는 택도 없습니다.

 

그런데,

승려되는 길이 결국 공부하는 길이더라구요 ..ㅎㅎㅎ

공부 못하면 승려 못된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물론 사진찍는 것도

스님처럼 득도의 길로 가는 듯이 찍고 싶어서 이 정도는 읽어가며

사진 찍어야 겠으니까요.


이책은 다 읽고 나서 재대로 리뷰로 쓰겠습니다.

요즘 읽기 바쁘니 쓸 시간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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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6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6-16 23:18   좋아요 2 | URL
이 책 저자인 스님도 박사학위가 4개더군요.
공부를 얼마나 한건지...놀랍더군요.....

네 내일은 금요일..일주일 참 금방금방이네요..ㅎㅎㅎ
편한한 밤 되시길!~~~~

2016-06-16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16 2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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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14: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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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0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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