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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1990년대 전형적인 중산층 백인들의 마을, 안전을 빌미로 은근히 인종차별을 하며, 그럼에도 허드레 일은 훅인들의 손을 빌리는 곳.
교양있는 척 허세와 위선이 가득한 이 곳에서, 그나마 솔직하고 유쾌한 곳, 바로 호러북클럽이다. 피가 난무하고 연쇄 살인마가 나오는 호러북을 태연히 읽는 엄마들, 어쩌면 그들의 삶은 이미 피투성이다. 사춘기 아이들의 쾅쾅 닫히는 문과 남편의 은근한 무시,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주변의 시선으로 이미 난도질 당해 온 몸이 온 정신이 너덜한 상태인 것. 오늘도 혼자 큰 듯한 딸 아이는 비수를 한 번 찌르고 가고, 남편 또한 무심함을 가장한 칼로 아침부터 찔러댄다. 아들밖엔 모르는 치매 걸린 시어머니는 행동과 말 모든 것이 흉기다.
그런 삶 속에서 호러북은 애교일지도 모른다.
북클럽 멤버로는 패트리샤, 메리엔젤, 키티, 슬리크, 그레이스다
집에서 하는 게 뭐냐는 남편의 잔소리로 한 대 맞은듯 얼얼한 패트리샤.
패트리샤가 뭘 하냐고? 정신나가고 미친 것 같은 사춘기딸과 손 많이 가는 아들에 치매로 한번씩 홀딱 벗고 다니는 남편의 엄마를 돌본다고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정말 가장 통쾌한 부분은 뱀파이어 같은 괴물을 무찌른 부분보다, 패트리샤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할 때다. )
남편들은 그녀들이 무엇을 읽고 무엇을 하든 관심도 없지만, 고전이 아닌 호러북을 읽는다며 한심해한다.
그러다 이 마을에 잘생긴 제임스란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며 그녀들의 남편들과 경제적으로 연대하며 탐욕을 드러낸다. 그런 제임스에 대해 의혹을 품고 조사를 해나가는 패트리샤,그리고 마지막엔 힘을 합치는 북클럽여인들의 이야기다.
제임스의 존재는 무엇일까
마약 ,뱀파이어, 새로운 중독, 악, 불신, 이간질 ,욕망.무엇으로든 치환될 수 있는 그는, 그래서 영원불멸인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독서목록 속 책들이 읽고싶어진다. . 피비린내 나는 , 연쇄살인마가 판치는 그런 이야기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일 수도 있다.
그렇게까지 단언하지 말았어야 했다. 카터는 그걸 퍼트리샤가뭔가를 안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1 "이것도 당신의 그 집착이랑 관련이 있어?" 그가 몸을 숙이고무릎에 팔꿈치를 얹으며 물었다. 또 욱하는 기분에 짐한테 무슨말이라도 했어? 패티, 장담하는데, 당신이 모두를 이렇게 망쳐놓은 거라면…. 당신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가족들에게 고통을99안기는지 털끝만큼도 몰라. 릴런드, 우리, 호스랑 키티…... 카터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제임스에 대해 떠들고 또 떠들었다. 에스크로 계좌, 사라진 돈, 자기자본투자. 그는 더이상 퍼트리샤가 알던 남자가 아니었다. 그녀가 사랑에 빠졌던 커쇼 출신의 과묵한 소년은 죽었다. 이제 그의 자리에는 분개한 이방인이 대신 서 있었다. 1 "카터." 그녀가 말했다. "이혼해줘."
"호이트는 토끼 침이 갈색이 되기 전에 떠났어." 미스 메리가꺽꺽거렸다. "아빠는 마차를 끌고 컬럼비아로 갔지만 호이트한테 물건을 사들이던 사람을 찾을 수 없었지. 우리 돈은 죄다 그드럼통에 묶여 있었는데 커쇼 사람 누구도 아빠가 부르는 값에토끼 침을 사줄 수 없었으니 결국 몇 년 동안 아빠 혼자 마셔치웠지. 엄마는 내 남동생을 잃었고 아빠는 입에 풀칠이라도 하겠다. 고 증류기를 팔았어. 그 양반은 두 번 다시 일하지 않았어. 그제뒷베란다에 앉아서 갈색 토끼 침을 마셨어, 혼자. 아무도 우리집에 얼씬하지 않을 거였으니까. 거기 뭐가 묻혔는지 다 아는 마당에. 마침내 아빠가 헛간에서 목을 맨 건 차라리 자비에 가까웠어. 몇 년 지나지 않아 찾아온 흉년을 두고 그런 말들을 하지. 리언심스의 독이 땅을 망친 거라고, 하지만 나는 늘 알았다. 독은 호이트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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