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는 없다 1 - 그림과 문학으로 깨우는 공감의 인문학 롤리타는 없다 1
이진숙 지음 / 민음사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구들이랑 전생에 너는 ~~였을거야 라고 우스개 소리를 했던 적이 있다. 한 친구가 나는 전생에 나무였을 거 같단다. ? 거의 움직임이 없는 그래서 체육시간이면 목석같이 앉아서 엄청난 이산화탄소만 내뿜는 내 모습에서 그런 이미지를 떠 올린 걸까? 나도 부여의 공주? 이런거 하고 싶은데.....단테의 신곡에선 자살한 자들은 나무가 된다 고 이야기하려다 말았다.

스스로의 생을 마감한 자들은 의지와 능동성을 빼앗기고, 움직일 수 없는 수동성의 나무가 된다. 너무 많은 자유로 죽음까지 선택하게 한 벌일까.

아래 사이트는 전생 테스트, 선전이 좀 있지만 재미있다. 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절대군주.

https://nelna.shop/nelna-mbti

 

 

자살과 나무. 이런 이야기들이 떠 오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들 중엔 자살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사랑과 죽음과 예술을 다루는데, 죽음에 대한 비중이 크다.)그들의 죽음이 찬양되거나 우상시 되는 것도 올바르지 않지만 그런 이유로 인해 폄하되는 것도 싫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나아질 수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 삶의 의지는 꺾이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예전 사람들이 믿었던 것처럼 예술가들에겐 우울이란 담즙이 몸 속에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책 또는 시와 연계되는 예술작품을 묶어 소개하고 있다.

랭보의 시<감각>과 벨라스케스의 <거울 앞의 비너스>에선 아련한 사랑의 그리움을 이야기한다.

시 속 특정되지 않은 <한 여자>와 흐릿한 거울 속 벨라스케스의 비너스는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 속 옛사랑이 된다. 특정 짓지 않았기에 만인의 연인으로, 그리움을 끌어내는 싯구와 그림을 소개한다.

 

안나 카레니나와 소설 속 그녀를 그린 이반 크람스코이.미지의 여인

 

최근에 읽은 안똔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와 부그로의 소녀들 그림을 통해 사랑의 진부함도 이야기한다. 인간애를 물씬 풍기지만 그 속에 냉소를 숨기고 있는 안똔 체호프, 후속편은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 아닐까라며.

삶과 죽음에 대한 서사시 길가메시는 데미안 허스트와 짝을 이룬다. 그의 방부제 속 상어는 현대의 미이라로, 유명한 스폿페인팅의 약 이름은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진실을 의미한다.

루치안 프로이트(프로이트의 손자)의 그림 속에선 누드 속 중첩된 물감들이 결국은 필연적인 노화와 그런 변화에 대한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그림을 보며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삶이란 이렇듯 고단함 속에도 불쑥 내게 내밀어주는 뜨끈한 감자 한 알 같은 거라고.

 

작가는 사랑과 죽음, 그리고 예술을 이야기한다.

책 속 글귀 중)

타인의 죽음에 대해 냉정한 사회는 철학적으로 빈곤한 사회이며, 비인간적인 사회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돈을 그러 모으고, 영원히 살 것처럼 권력을 휘두르는 오만한 자에게 보내는 삶의 경고가 타인의 죽음이다. 죽음은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고마운 거울이다.”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4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8-18 16: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mini74 2021-08-18 17:22   좋아요 5 | URL
😍ㅎㅎ 고맙습니다 *^^*

scott 2021-08-18 20:28   좋아요 2 | URL
전생 테스트 괜히 했 ㅎㅎㅎ
기냥 전 현생에서 미니님 옆 똘망이랑 ~ʚ(>ᴥ<)ɞ

요 문장 정말 좋네요
[“타인의 죽음에 대해 냉정한 사회는 철학적으로 빈곤한 사회이며, 비인간적인 사회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돈을 그러 모으고, 영원히 살 것처럼 권력을 휘두르는 오만한 자에게 보내는 삶의 경고가 타인의 죽음이다. 죽음은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고마운 거울이다.”]

미미 2021-08-18 16:5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앗 퀴즈 너무 좋아요!!! 나가려던 참에 앉아서 바로ㅋㅋㅋㅋㅋ 절대군주 찌찌뽕!ㅋㅋ✌현생은 소확행 즐기는캔디~♡ 저도 좋아하는 작가들이 자살을 많이 했더라구요. 나무로 환생한다는것 그럴듯하게 느껴져요!🤗

mini74 2021-08-18 17:18   좋아요 5 | URL
절대군주들이 누가 있나 떠올라눈데 영 ㅠㅠ 미남은 없네요 ㅠㅠ ㅎㅎ

붕붕툐툐 2021-08-18 17:2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생에 워커홀릭 사업가래요. 너무 열심히 일하다가 결국 과로사했다는데~ 그래서 현생엔 띵가띵가 놀고만 싶은 걸까용?
불교에서는 식물로는 환생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도 전 나무가 되고 싶어용~ ‘채식주의자‘ 생각나네요~^^

mini74 2021-08-18 17:33   좋아요 7 | URL
과로사라니ㅠㅠ 넘 슬픈데요 ㅎㅎ 툐툐님 현생은 진짜 진짜 신나고 즐겁기를 ㅎㅎㅎ

얄라알라 2021-08-18 18:58   좋아요 4 | URL
툐툐님께서 매일 올려주시는 문구들과 ˝워커홀릭˝은 상극의 느낌인데요?^^ 글로 상상하는 툐툐님은 여유로움과 바운더리 없는 인간애^^ 워커홀릭과는 아주~~~!

새파랑 2021-08-18 17: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생은 워커홀릭 사업가~!! 안나카레니나의 저 표지가 진짜 안나를 상상하고 그린 그림이었군요 ㄷㄷ 너무 멋있어요 ㅋ

mini74 2021-08-18 17:55   좋아요 7 | URL
전생은 워커홀릭 현생은 독서홀릭
오~저 랩하는거 같지 않나요 ㅎㅎㅎ

새파랑 2021-08-18 18:04   좋아요 6 | URL
🤣 라임이 예술이네요. 전생에 랩하는 절대군주? ㅎㅎ

페넬로페 2021-08-18 17:5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미니님은 그림을 좋아하고 식물에도 관심이 많으니 나무를 닮았다는 친구의 말이 맞을것도 같아요~~
길가메시와 데미안 허스트!
그 연관성이 궁금한데요^^

mini74 2021-08-18 17:58   좋아요 6 | URL
죽음과 영생에 대한 갈망이 닮았다고 합니다. ㅎㅎ 좋게 해석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페널로페님 글 읽으니 전생에 나무하고 싶네요 *^^*

레삭매냐 2021-08-18 17: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좀 뜬금 없지만...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쟁여
두고 여적 안 읽고 있네요...

더 오래 전에 산 원서로도 있
습니다 넵.

mini74 2021-08-18 18:03   좋아요 5 | URL
롤리타는 없다인데 매냐님은 갖고 계시군요 ㅎㅎㅎ 이 책 2편에 작가가 롤리타는 없고 그저 소아성애자에 의한 피해자만 있을뿐이란 의미에서 제목을 지으셨어요. 저도 롤리타 있어요 ㅎㅎ

coolcat329 2021-08-18 18: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살한 이들은 나무가 되는군요. 천국에 못 간다는 말은 참 듣기싫었는데 나무가 된다니 자살한 이들의 고통을 위로하려는 말같아 좋네요.
타인의 죽음은 늘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거같아요.

근데 저도 절대군주라네요 ㅋㅋ
저희 집 남자들은 아 맞네! 하겠지만 저는 ㅠㅠ

mini74 2021-08-18 18:54   좋아요 5 | URL
단테 신곡엔 지옥의 나무들이 자살한 자들이라고 ㅠㅠ 저희 집 남자들도 동의할 듯 합니다. 전 민주주의의 화신인데 말입니다 ! ㅎㅎ

coolcat329 2021-08-18 19:22   좋아요 3 | URL
앗 지옥의...! ㅠㅠ

Falstaff 2021-08-18 19: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콧 페인팅....은,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없는 남자> 책 표지하고, 같다는 게 아니고요, 무지 비슷하네요.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랜만에 듣는 그림입니다. ㅎㅎㅎㅎ

mini74 2021-08-18 19:18   좋아요 6 | URL
검색해 보고 왔어요. 분위기가
비슷하네요 전 르네마그리트의 골콩드랑 더 닮은 거 같아요 *^^*저 땡땡이그림이 1억에서 20억까지. 지금은 더 올랐을 듯합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1-08-19 0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길가메시가 데미안 허스트와 어떻게 연결되지 하다가 설명들으니까 이해가 가네요. ^^
요즘은 예술에 관한 책도 이렇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들이 많네요.
아 그리고 저도 신하들의 반란으로 죽는 전제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