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를 읽다보니 그의 소설을 읽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14권을 완독했을 때의 뿌듯함이란.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소설의 첫 문장을 맞추는 퀴즈가 있었던 것이 생각나서

  그냥 정리해보고 싶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라 겸사 겸사 꺼내서 첫 문장들을 읽었다.

  첫 문장만을 읽었을 때, 읽어보고 싶다는 맘이 드는 책이 3권으로 좁혀졌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풀베개>,<마음>.

  실제로 읽을 때는 첫 문장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막상 적어보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읽고싶은 책들이 많아서 언제 다시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시 한번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할 것같다. 

  리뷰를 쓴 책은 얼마되지 않아 다시 읽으면 꼭 리뷰를 남기는 것을 목표로.

       



1.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아무튼 어두컴컴하고 축축한 데서 야옹야옹 울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히 기억한다.


2.도련님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나는 손해만 봐왔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 2층에서 뛰어내리다 허리를 삐는 바람에 일주일쯤 일어나지 못한 적도 있다.


3.풀베개


산길을 오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지(理智)만을 따지면 타인과 충돌한다. 타인에게만 마음을 쓰면 자신의 발목이 잡힌다. 자신의 의지만 주장하면 옹색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힘들다. 살기 힘든 것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겨 가고 싶어진다. 어디로 옮겨 가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생겨난다.


4.태풍


시라이 도야 (白井道也)는 문학자다. 8년 전에 대학을 졸업한 뒤 시골의 중학교를 두세 군데 흘러 다니다가, 작년 봄에 표연히 도쿄로 돌아왔다.여기서 '흘러 다닌다'는 말은 걸립패가 사용하는 말이고,'표연'이라는 말은 오고 감에 구애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5.우미인초


"꽤 멀군그래. 원래 어디서 오르는 거지?"

한 사람이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며 멈춰 선다.

"어디서부턴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어디서 오르든 마찬가지겠지. 산이 저기 보이니 말이야."

얼굴이나 체격이 네모나게 각진 남자가 대수롭자 않게 대답한다.


6.갱부


조금 전부터 솔밭을 지나고 있는데, 솔밭은 그림에서 본 것보다 훨씬 길다. 가도 가도 소나무뿐이라 도무지 요령부득이다. 내가 아무리 걷는다고 해도 소나무 쪽에서 어떻게 해주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처음부터 아예 우두커니 서서 소나무하고 눈싸움이나 하고 있는 것이 나을 뻔했다. 


7.산시로


꾸벅꾸벅 졸다가 눈을 떠보니 여자는 어느새 옆자리의 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노인은 분명히 두 역 앞에서 탄 시골 사람이다.


8.그후


누군가 문 앞을 바삐 달려가는 발소리가 났을 때, 다이스케(代助)의 머릿속에는 하늘에 걸려 있는 커다란 나막신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발소리가 멀어지면서 나막신은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러자 잠에서 깼다.


9.문


조금 전부터 소스케는 볕이 잘 드는 툇마루로 방석을 내와 마음 편히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으나 이내 손에 들고 있던 잡지를 내던지고 벌렁 드러누웠다.


10.춘분 지나고까지


게이타로는 얼마 전부터 해온 별 성과도 없는 취직 활동과 그 분주함이 다소 지겨워졌다. 원래부터 틑틑하게 생겨먹은 몸이라 그저 뛰어다니는 노력이라면 그다지 힘들지 않을 거라는 건 자신도 잘 알고 있지만, 생각한 일이 뭔가에 걸려 꼼짝 않고 버티고 있거나 또는 붙잡으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쓰윽 빠져나가는 실패가 거듭되다 보니 몸보다는 머리가 점차 말을 듣지 않게 되었다.


11.행인


우메다 역에 내라지마자 나는 어머니가 일러준 대로 곧장 인력거를 잡아타고 오카다(岡田)의 집으로 달렸다. 오카다는 어머니 쪽으로 먼 친척뻘이 되는 사람이다. 나는 그가 대체 어머니와 어떻게 되는 사이인지도 모른 채 그저 먼 친척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12.마음


나는 그 분을 늘 선생님이라 불렀다. 그러니 여기서도 그냥 선생님이라고만 쓰고 본명을 밝히지는 않겠다. 이는 세상 사람들을 의식해서 삼간다기보다는 나로서는 그렇게 부르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13.한눈팔기


먼 데서 돌아온 겐조가 고마고메 안쪽에 살림을 차린 것은 도쿄를 떠난 지 몇 해 만의 일일까. 그는 고향 땅을 밟는 각별함 속에 어떤 쓸쓸함마저 느꼈다. 


14. 명암


의사는 진찰 기구를 넣어 살펴본 후 쓰다를 수술대 위에세 내려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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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8 07: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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