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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는 그림 - 찬란한 계절을 사랑하게 만드는 명화 속 여름 이야기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6월
평점 :

6월의 끝자락이 이렇게 더웠었나? 계절감각이 자꾸 떨어진다. 올 4월은 많이 추웠는데. 언젠가는 계절의 오고감에 무감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안되는데, 사소한 변화에도 웃고, 감동받을 수 있는 그런 내가 되고싶다.
친구가 서프라이즈 선물을 보내주었다. 호아킨 소로야의 <해변 따라 달리기, 발렌시아>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너무나 예쁜 책이었다. 소로야의 그림을 볼 때마다 빛을 표현하는 그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말, 서울 오고 가는 KTX안에서 여행하는 기분으로 책을 만났다. 이원율 작가의 그림에 대한 해박한 글은 그다지 많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아름다운 자연,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이 가득했던 그림들은 절로 미소짓게 했다. 여름이란 제목이 들어간 그림이 제법 있어서 여름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었지만 어느 계절에 만나도 좋은 그림들이었다. 작가가 여름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것은 지치기 쉬운 여름을 잘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이지 않을까싶다.
햇살과 함께 나무에 잎들이 무성하게 돋아나고,
마치 빨리 감기한 영화처럼
모든 것이 순식간에 자라날 때
나는 여름과 함께 삶이 다시 시작된다는
익숙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F.스콧 피츠제럴드
작가는 영문과 함께 문학가들의 유명한 말들을 몇 개 인용해두었는데, 피츠제럴드의 이 말이 무더운 여름에 대한 인상을 바꾸기에 도움이 되었다. 더위에 지쳐 무기력해지기 쉬운 마음에 활기를 주는 말이었다. 여름과 잘 지내볼 수 있을 것같은. 화가에 대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아니었다. 곁에 두고 보는 화집으로 생각하면 좋을듯싶다. 내 책장에는 많은 미술책들이 있다. 가끔 아무 책이나 꺼내서 넘겨보는 시간이 정말 좋다. 이 책도 우리 집의 미술관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다.


산책길에 만난 해바라기.드디어 여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