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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1 - 상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ㅣ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유럽 대륙을 뒤흔든 추리소설 3부작 가운데 1부작이다. 저자는 총 10부작으로 밀레니엄을 기획했지만 3부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후 심장마비로 급사했다. 라르손이 이 작품을 쓴 것은 40대 후반이었고, 그때까지 그는 기자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장르문학 마니아이기도 했다. 2005~2007년에 걸쳐 출간된 기자 출신 무명 작가의 데뷔작이자 유작인 이 소설은 프랑스에선 130만부가 팔리고 1,2,3부가 동시에 베스트셀러1 10위권안에 40주 이상 랭크될정도로 인기있었던 소설로 스웨덴 인구의 31%, 노르웨이 인구의 22%, 덴마크 인구의 15%가 이 책을 봤다. 이탈리아, 영국 등 전유럽에서 하나의 ‘신드롬’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는 무척 독특한 범죄소설이다. 작품 속에서 '밀레니엄'은 1990년에 창립된 스웨덴의 시사경제 월간지의 이름이다.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이 잡지사에서 편집주간으로 근무한다. 저자는 ‘장르소설 분야에서는 희귀하게’, 더구나 기성 작가가 아닌 스웨덴의 대표적인 통신사 TT통신사에서 12년 동안 기자 출신의 무명작가의 데뷔작이자 유작이 이런 경이로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소설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 스웨덴이 배경이다. 주인공은 40대 초반의 이혼남이고 16살 된 딸이 하나 있다. 자신의 원칙을 따르는 정직하고 완고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세워둔 원칙이란 것은 기자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경제기자의 임무는 자본가들을 감시하는 일이다. 그는 자본가들과 여러차례 부딪친다.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데도 미카엘은 자신의 원칙을 버리지 않는다. 말하자면 그는 자본이라는 풍차를 향해서 펜을 들고 돌진하는 현대판 돈키호테 같은 인물이다.자신의 집안 연대기를 정리해서 책으로 집필하고 동시에 40여년 전에 실종된 손녀의 행방을 조사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재벌 총수는 1년간 미카엘의 삶을 사고 싶다면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다. 제안을 받아들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여자 조사원인 또 한명의 주인공 24살의 여성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추적하게 되며 미카엘을 고용한 재벌총수는 리스베트에게도 일거리를 던져준다. 바로 미카엘의 뒷조사를 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은 서로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힘을 합치게 된다.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재벌가의 치욕적인 과거, 경제 비리, 연쇄 살인마의 존재까지 도미노가 쓰러지듯 밝혀진다. 하지만 그 진실은 세상에 결코 발설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실체임이 드러난다.
스웨덴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사건, 그것을 풀어가는 개성적인 인물들이 적절히 뒤섞인 소설이다. <밀레니엄>이 북유럽 최고의 추리문학상인 '유리열쇠상'을 비롯해서 수많은 상을 탔던 작품답게 이야기의 구성력이 뛰어난 작품으로 정교한 플롯과 뜻밖의 반전, 개성 강한 캐릭터 등 연작 추리소설의 기본 요소에 충실하다. 배경에는 복지국가 스웨덴의 추악한 이면, 즉 파시즘, 인종차별주의, 여성학대, 동유럽 여성 인신매매등에 대한 고발이 깔려 있어 복지국가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스웨덴이란 나라에 어두운 구조가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복지가 잘된나라일지라도 사회적인 구조의 모순이 있을 수 있으며 어쩌면 이런 범죄가 파고들기 쉽겠다는 생각도 들게하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