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하마
김선재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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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설집「그녀가 보인다」이후로 약 8년만에 두번째 소설집인 「누가 뭐래도 하마」를 내신 김선재작가님의 작품을 읽어 보았습니다.
표제작인 (누가 뭐래도 하마), (한낮의 디지), (일일시고일), (아무도 모른다)에서는 제대로 된 가족의 보살핌이 부족하여 보호시설에 맡겨진 양을 유조가 데려야 감금하다시피하고(누가 뭐래도 하마) 딸만 다섯이어서 아이를 돌보기 위해 막내딸이 오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한낮의 디지)되거나 매번 엄마가 아들을 내버려두고 돌아서고(일일시고일) 남들보다 발달이 느린 아이를 홀로 방치(아무도 모른다)하는 사연들이 가슴이 아팠고 홀로 남겨진 (죽지 않는 사람들)의 노인이나, 곧 사라질 (남은 사람)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노인, 남편이 언제 돌아올지 기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뻐꾸기시계소리를 들으며 멍하게 있는 (아는 사람)의 아내와 15년만에 1달간 유급휴가를 받았으나 아내없이 홀로 떠나 남겨져버린 (3번 국도)의 남자까지......
하나 같이 홀로 남겨져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거나 맞이할 예정, 혹은 위기에 처해있는 인물들의 모습이 남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뒷표지의 ˝까맣게 잊었던 과거가 낙석처럼 눈앞에 굴러떨어지는 날이 있다.˝(3번 국도, 243쪽)라는 문구가 인상깊게 다가왔던 「누가 뭐래도 하마」를 오랫동안 곱씹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상깊은 겉표지와 속표지또한 말이죠.
김선재시인이자 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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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캐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8
하성란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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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 전후로 캐럴이 울려퍼지지 않았는 지도 기억나지 않았는 데 그 이유가 엄청나게도 비싼 저작권료 때문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았답니다.
사실, 제가 일하는 편의점에도 물론 돈을 내고 트는 배경음악이 있는 데 이게 매우 한정적이고 게다가 값싼 기기였는 지 자주 버퍼링이 심하네요. 예전에는 USB에 노래들을 담아와서 틀어왔는 데(음원사이트 다운로드 150곡씩 구매를 늘상 했었답니다.) 그게 편한 것 같아요.
이런 서두를 하는 이유는 또 하나의 핀시리즈가 마무리 되는 9월 25일에 출간된 정말 오래간만에 만나는 하성란작가님의 「크리스마스캐럴」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주인공의 막냇동생이 황량하기 짝이 없던 버섯모양의 지붕이 기괴하던 리조트에서 10박을 묵었던 이야기와 마트에서 산타모자를 쓰며 일하는 사람 중 정직원과 비정규직, 아웃소싱을 통해 일하는 비정규직이 어떤 사람일까, 또 저작권료 때문에 크리스마스시즌에 캐럴을 틀지 않게 되었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는 이야기가 액자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 사실 저에게도 크리스마스 이브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데요.
1998년 12월 24일에 집을 어지르고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쌍코피가 날 정도로 맞고 결국 내복차림으로 집밖에 쫒겨나버렸고 그런차림으로 있었던 것이 안타까웠는 지 지나가는 행인이 5천원을 용돈으로 주셨고 갈빗집 아주머니가 경찰에 신고하여 아버지가 연행되었던 기억이 있는 데 아버지는 명절 때마다 제가 경찰에 신고했다며 이야기를 단골 레퍼토리로 쓰셨던 기억도 나네요. 그리고 7년 전에도 제가 신고했다고 알고 계시더군요. 당시 초등학교 2학년에 불과하고 숙제와 일기를 제대로 해오지 않아 늘 사랑방에 남아있었고 또한 구구단도 잘 외우지 못해서 역시 사랑방에 남아서 선생님이 퇴근하실 때까지 외우곤 했던 제가 어떻게 신고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 때부터였나봅니다. 조금씩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은.
하성란작가님처럼 저 역시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에는 캐럴이 온 거리에 울려퍼졌으면 좋겠습니다.
하성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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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film 2019-11-1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11월 22일 삼청동 과수원에서 열리는 하성란 작가님 북토크 놀러오세요!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259106/items/3217897?preview=1
 
상냥한 사람
윤성희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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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는 건지만 윤성희작가님의 작품에는 큰 사건이나 아주 중요한 임무나 특징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는 일이 잘 없습니다.
이번에 읽은 신작 장편 「상냥한 사람」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지요.
과거에는 아역배우로 ‘진구‘역을 맡아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자판기에서 업소용 냉장고로 사업을 확장 한 중소기업에 일을 하고 있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박형민이라는 인물이 아역배우로 활동했던 때로 돌아가서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인터뷰하는 프로그램 녹화를 하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요.
사실 다 읽었지만 아역배우였다는 다소 특별했던 과거는 하나의 풍경에 불과하지 않았을 까 생각합니다.
분명 아역배우 활동한 그 때의 추억이 어느정도 이야기속에 할애되지만 그 것은 하나의 장치일 뿐 이야기는 형민의 아내, 형민의 아내의 부모와 형민의 부모, 형민의 딸 하영이와 친구 영하, 자살을 시도한 은주, 아내가 살았으나 지금은 형민이 살던 아파트에서 만난 두 할머니, 형민이 다니는 직장 동료들, 형민이 아침에 사먹는 토스트가게 주인부부......
「상냥한 사람」에 등장하는 주연은 분명 과거 아역배우였으나 지금은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고 아내와 이혼하였고 아내를 교통사고로 떠나보내고 딸 하영이도 캐나다에 있는 처제에게로 보낸 박형민이 확실하지만 박형민이 만나는 사람들 또한 형민이에게는 조연이나 지나가는 사람 1,2 같은 엑스트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들의 삶에 있어서는 주연이 아닐까하는 당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제 인생에서는 누구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주연이라는 사실을 「상냥한 사람」을 통해 새삼스럽게 알아갑니다.
세번째 소설집「감기」와 네번째 「웃는 동안」, 다섯번째 소설집 「베개를 베다」를 읽었을 때에 느꼈던 감정이 첫 장편소설이었던「구경꾼들」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다소 밋밋하고 크게 이루어진 사건이나 인물이 없어서 흥미가 생기지 않았는 데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어보면 그 때에 읽었던 느낌과 크게 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윤성희작가님, 이번에 동인문학상 최종심후보에 오르셨던데 수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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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언니에게 소설Q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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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2008년 7월 14일이 그저 그런 하루로 기억될 수도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거나 좋은 일이 있어서 기뻤던 하루로 기억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 이제니의 언니인 이제야만 빼고요.
그날 지각하지 않았더라면, 편의점에 가지 않았더라면, 음악을 크게 듣지 않았더라면, 어둡고 으슥한 폐공장에 가지 않았더라면, 담배를 피우지 않았더라면, 승호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당숙이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최진영작가님의 신작 「이제야 언니에게」를 읽으면서 피해를 당했지만 바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잘 알고 있는 당숙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이유로 묵인하고 서둘러서 합의하던 어른들의 모습이 너무 무섭고 이 글을 읽는 저 또한 너무나도 무섭고 제야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집단따돌림을 당했는 데
(물론 제야가 당한 것에 비하면 제가 당했던 고통과 같거나 더 어떻다고 이야기 할 수 없겠지만) 솔직하게 원인은 제게 있었지만 저나 그 피해를 주었던 친구들은 그 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몰랐으니까......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지는 와중에 담임을 맡으셨던 선생님은 제게 이 것도 하나의 추억이 되지 않을 까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생각납니다.
추억이라는 것이 좋았거나 즐거웠던 것도 있겠지만 두 번 다시는 기억하기 싫고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때가 생각나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떠오르게 되고 그 이후로 사람들을 정면으로 쳐다볼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추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제야에게도 그 것을 추억이라고 부를 수가 없지요.
어쨌든 포기하고 싶어도 끝내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던 제야에게 저 또한 편지를 써보고 싶어요.
깨달았다는 것은 이미 늦었다는 뜻이었다(186~187쪽).라는 말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진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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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2019-10-06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리뷰에 뒷면 사진 까지 어우 친절하셔라😀😊☺
 
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다산책방 테마소설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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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를 읽었을 때에만 해도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장르를 정확히는 페미니즘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소설의 내용으로만 여기고 읽었는 데 이번에 그 후속으로 출간된 「새벽의 방문자들」을 다 읽어 보았는 데 확실히 「현남 오빠에게」를 읽었던 2017년 11월에서 시간도 다루는 범위도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첫 소설집이 나올 예정인 표제작이기도 한 장류진작가님의 (새벽의 방문자들) 속 상황이 저에게도 닥치면 성별을 막론하고 무섭고 빨리 이사가고 싶을 것 같습니다. 이 것이 새벽이든 대낮이든 간에 말이죠.「집 떠나 집」으로 인상적이었던 하유지작가님의 (룰루와 랄라)까지 앞서 읽었는 데 위계질서가 이상하게 잡혀있는 곳에서 통쾌하게 사이다 한바탕 들이붓던 인물이 인상깊었습니다.
정지향작가님의 (베이비 그루피)에서 ‘그루피‘라는 단어가 이렇게 좋지 않았구나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아버린 제 자신이 창피했었고 박민정작가님의 (예의 바른 악당)을 읽을 때에는 직접적이지 않고도 상처를 받을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집에서 다소 의외라고 생각이 들었던 시인이기도 한 김현작가님의 (유미의 기분)을 읽으면서 여러번 놀랐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김현진작가님의 (누구세요?) 또한 기발하기도 하면서도 좀 답답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현남 오빠에게」를 읽었던 2017년 11월에서 약 2년이 다되어가는 2019년 10월이 되었지만 저는 사실 ‘페미니즘‘이 정확히 무엇인지 부끄럽게도 알 지 못합니다. 하지만 성별이 무엇인가를 떠나서 모두가 평등하고 존중받았으면 하는 마음은 2017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좋은 글을 읽게 해주신 6분의 작가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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