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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사람
윤성희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항상 느끼는 건지만 윤성희작가님의 작품에는 큰 사건이나 아주 중요한 임무나 특징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는 일이 잘 없습니다.
이번에 읽은 신작 장편 「상냥한 사람」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지요.
과거에는 아역배우로 ‘진구‘역을 맡아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자판기에서 업소용 냉장고로 사업을 확장 한 중소기업에 일을 하고 있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박형민이라는 인물이 아역배우로 활동했던 때로 돌아가서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인터뷰하는 프로그램 녹화를 하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요.
사실 다 읽었지만 아역배우였다는 다소 특별했던 과거는 하나의 풍경에 불과하지 않았을 까 생각합니다.
분명 아역배우 활동한 그 때의 추억이 어느정도 이야기속에 할애되지만 그 것은 하나의 장치일 뿐 이야기는 형민의 아내, 형민의 아내의 부모와 형민의 부모, 형민의 딸 하영이와 친구 영하, 자살을 시도한 은주, 아내가 살았으나 지금은 형민이 살던 아파트에서 만난 두 할머니, 형민이 다니는 직장 동료들, 형민이 아침에 사먹는 토스트가게 주인부부......
「상냥한 사람」에 등장하는 주연은 분명 과거 아역배우였으나 지금은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고 아내와 이혼하였고 아내를 교통사고로 떠나보내고 딸 하영이도 캐나다에 있는 처제에게로 보낸 박형민이 확실하지만 박형민이 만나는 사람들 또한 형민이에게는 조연이나 지나가는 사람 1,2 같은 엑스트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들의 삶에 있어서는 주연이 아닐까하는 당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제 인생에서는 누구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주연이라는 사실을 「상냥한 사람」을 통해 새삼스럽게 알아갑니다.
세번째 소설집「감기」와 네번째 「웃는 동안」, 다섯번째 소설집 「베개를 베다」를 읽었을 때에 느꼈던 감정이 첫 장편소설이었던「구경꾼들」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다소 밋밋하고 크게 이루어진 사건이나 인물이 없어서 흥미가 생기지 않았는 데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어보면 그 때에 읽었던 느낌과 크게 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윤성희작가님, 이번에 동인문학상 최종심후보에 오르셨던데 수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006/pimg_766112156231847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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