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유령들 -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황여정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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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황석영작가, 어머니가 홍희담작가님이라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글 쓰는 것에 흥미를 느낄 수 밖에 없고 12살 때부터 소설을 쓰셨고 여러번 공모전에 투고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고 여러 출판사에서 작가들의 글을 다듬으며 살아왔던 한국문학 편집자였으나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에 당선되면서부터 비로소 소설가로 살게 되고 글을 쓰게 되실 황여정작가님의 「알제리의 유령들」을 읽으면서 신형철 문학평론가님의 말처럼 줄거리를 정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강력한 무언가가 있는 소설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확신으로 굳혀지더군요. 그런데 그 게 무엇인지는 잘 몰라 황여정작가님을 만나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작가님은 탁오수처럼 ˝자네가 어떻게든 알아내고 싶다는 거, 알아내겠다는 거. 그게 바로 진실이네.˝(166쪽) 이렇게 대답하시지 않을까요.
박형민, 장민선, 한지섭, 백소이.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박현가(태명 징), 한은조(태명 율), 그리고 탁오수, 탁오수의 유일한 진정으로 친구라 부를 수 있던 진정수, 진정수의 딸이자 한은조가 했던 율 수선집을 도맡아하게 된 진영희 그리고 그녀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 김철수, 사랑하던 아내 예니가 죽자 상실감을 느꼈으나 곧 희곡을 쓴 마르크스, 마르크스가 쓴 희곡을 출판사로 가져가 출간하게 한 알제리 출신 독일 작가이자 마르크스가 머물렀던 알제리의 호텔에서 일했던 릴리 뮐러, 그 것을 한국으로 가져와 번역하던 박선우, 그의 선배인 기자 박재기, 그들과 함께했던 박형민, 장민선, 한지섭, 백소이......
「알제리의 유령들」을 읽으며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일 지 판단할 수도 없지만 그 것을 판단하기 보다 그저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게 진실인 지 거짓인 지 그 무엇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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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8-01-10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황석영 작가 따님이라서^^
몹시 궁금했는데 님 글 읽으니 꼭 읽어보고 싶네요.
 
너는 너로 살고 있니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숨 지음, 임수진 그림 / 마음산책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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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투견」을 시작으로
2006년 「백치들」, 2007년 「침대」, 2008년 「철」, 2009년 「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2010년 「물」, 2011년 「간과 쓸개」와「노란 개를 버리러」, 2013년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2014년 「국수」, 2015년 「바느질하는 여자」, 2016년 「L의 운동화」와 「한 명」까지 매년 꾸준하게 작품을 쓰고 발표하신 김숨작가님이 2017년에도 소설집 「당신의 신」과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를 내셨는 데 2달도 채 되지 않아 편지형식으로 이루어진 편지소설 「너는 너로 살고 있니」가 2017년 마지막 달에 출간되었고 저는 2018년 1월에 읽어보았습니다.
편의점아르바이트를 해야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소득이 미미한 연극배우인 선희씨가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경희의 간병인으로 8개월정도 일하면서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소설이 진행되는 데 단어가 아닌 분절음으로 이따금씩 소리를 내는 경희씨와 젊을 때는 유도를 하였으나 사고로 인해 유도를 배우던 제자에게 걸음마를 배우게 된 노인, 6.25때 부산으로 피난을 왔다가 손자를 잃어버리며 그 것이 평생 놓아주지 않는 노인 그리고 그들에게 손과 발, 말동무가 되어주는 간병인들......
김숨작가님의 글과 함께 임수진님의 그림들도 깊은 인상을 주는 「너는 너로 살고 있니」를 읽으며 2018년에 출간 될 김숨작가님의 새로운 작품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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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8-01-09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산책은 정말 표지를 잘 만드는 듯... 님 덕분에 김숨 작가도 곧 만나겠네요.^^
며칠째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보고 있어요!♥

물고구마 2018-01-10 00:37   좋아요 0 | URL
그 전에 「당신의 신」과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를 읽어보시면 될 듯 합니다.

꿈꾸는섬 2018-01-09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숨작가님 저도 좋아요.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제대로 읽고 싶은 작가에요.^^

물고구마 2018-01-10 00:38   좋아요 0 | URL
2010년 이전에 출간된 작품과 「한 명」을 아직 못 읽어봤는 데 마저 다 읽어보고 싶네요.
 
투명한 미궁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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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발표한 작품들만 얼핏 알았으며 읽어본 적이 없던 히라노 게이치로작가의 신간 소설집 「투명한 미궁」을 읽어보았음.
표제작 (투명한 미궁)을 포함하여 총 5편의 단편과 사고로 사랑하던 여인이 죽고 혼자 살아남은 극작가가 시간의 흐름이 남들처럼 똑같이 가지 않게 느껴지는 중편 (Re: 요다 씨의 의뢰) 1편이 실려있는 이 소설집을 읽으며 타인이 쓴 글을 한 번만 보고 바로 똑같이 심지어 쓰여져 있지 않은 것도 타인의 글씨체를 똑같이 쓸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우편배달부(사라진 벌꿀)의 능력을 나도 한 번 가져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며 표제작 (투명한 미궁)을 읽으며 얼마 전 CGV에서 보았던 프랑스와 오종감독이 연출한 「두 개의 사랑」이 떠올랐음.
그 밖에도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찾기 위해 하와이로 간 남자(하와이로 찾으러 온 남자), 우연히 비밀기지에서 화재가 난 후에 불에 집착하고 사랑하게 된 남자(불빛 호박),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긴 뜻밖의 유품 때문에 고민에 빠지게 되는 자매들(Family Affair)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음.
히라노 게이치로작가의 장편도 읽어 보아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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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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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동자에 건배」에 이어 읽게 된 히가시노 게이고작가의 신작 「눈보라 체이스」도 역시 흡입력이 강해서 그 자리에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음.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 자신이 잠시 아르바이트 했던 집의 주인인 80대 노인이 살해당하고 그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그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연히 스키장에서 보았던 미모의 여인을 법을 전공한 친구와 함께 찾는 내용인 데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답게 소설에서도 눈이 내리고 설산들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음.
이쯤되면 히가시노 게이고작가는 문학계의 ‘알파고‘라고 칭할 수 있지 않을 까, 이 소설이 설산 시리즈 3번째(일본에서는 4번째 작품이라고 하는 데 나머지 하나도 얼른 번역되어 출간했으면 하는.)라고 하는 데 나머지 2편 「백은의 잭」, 「질풍론도」도 시간나면 읽어보고 싶음.
(다음달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애소설이 출간된다고 하니 또 만날 예정임.)
확실히 리뷰를 남긴 다른 북플친구들처럼 안의 표지가 검은 바탕이라 손 때가 잘 묻겠다 싶어 겉표지를 꼭 붙잡으면서 읽었음. 그런데 표지 디자인은 매력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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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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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때였나 고등학교 1학년 때였는 지는 몰라도 아무튼 그 쯤에 우연히 도서관에서 에쿠니 가오리작가의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를 빌려 읽게 되었는 데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제게 그 책은 매우 자극적(섹스, 불륜 같은 소재가 등장했던 걸로 기억이......)이어서 충격적이었고 더 충격적인 것은 알라딘에서 찾아보기 전까지 이 책이 소설인 줄 알았는 데 알고 보니 에세이여서 더 충격적으로 다가옴.
사실 에쿠니 가오리작가도 기욤 뮈소처럼 꾸준하게 소담출판사에서 책들이 출간되었는 데 그냥 책이 나왔다는 것만 알았고 막상 구매하거나 따로 읽어보지 않았는 데 이번에 신작 장편 「저물듯 저물지 않는」이 출간되어 에쿠니 가오리작가의 소설로는 처음 읽어보게 되었음.
소설 속에 소설,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을 읽을 때는 그래도 집중해서 잘 읽었는 데 막상 느낌을 표현하기가 쉽지가 않았음. 아직 결혼하지 않은 것도 있고 소설 속의 인물들처럼 중년에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는 데 아내 몰래 사랑했으나 불현듯 흔적도 없이 증발한 여인을 찾기 위해 추적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미노루가 전반부에서 읽고 있던 소설이 인상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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