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맨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8
백민석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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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새로 출간된 소설집「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을 시작으로 2016년 장편소설「공포의 세기」를 읽으며 오랜 침묵을 깨시고 돌아오신 백민석작가님의 작품들을 꾸준히는 아니어도 읽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9년 10월 현대문학 월간지에 발표하시고 2020년 7월 25일에 현대문학 핀시리즈 28번째이자 신작 장편소설인 「플라스틱맨」을 조금 늦게나마 작은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보게 되었네요.
이 소설은 「공포의 세기」가 출간되었을 당시인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의 시간적배경이 그려지고 있고 차마 전‘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박근혜와 최순실로 알려진 최서원이라는 가상이 아닌 실존인물이 등장하고 걸스데이의 히트곡 「여자대통령」이 언급 되어 있어서 실제인지 허구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았고 대통령 탄핵에 관한 헌재 결정문을 읊어대는 순간까지도 순조롭게 읽혀졌지만 만장일치로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하지 않는다˝라며 주문을 선고할때부터 다른 의미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허구인 ‘소설‘이라는 것을 인지하였지만 실제로 이게 현실로 이뤄졌다면 너무 두려웠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는 데도 너무나도 두려운 것은 왜일까요?
‘플라스틱맨‘이라고 알프스의 하이디소녀를 꿈꾸던 하 경감이 특별할 것도 없는 흐릿한 인상의 기계처럼 일정한 목소리톤을 지닌 정체모를 남성에게 별명까지 붙여가며 정체를 알아내려고 갖은 고생을 했지만 결국은 경찰을 그만두게 되는 데 그만두고 나서도 플라스틱맨은 계속 USB로 신문사에 방송국에 협박하고 광화문광장이나 서울광장에는 꾸준히 집회를 하고 있으며 폭탄이 터져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상황이 소설 속에 펼쳐져 있어서 그 것을 읽는 저도 불편하고 불쾌했고 답답했어요.
한편으로는 이게 소설일까 현실일까 모호하기도 했는 데 분명 이것이 허구가 가미된 ‘소설‘이지만 코로나로 주춤하긴 했지만 집회는 그동안 꾸준히 하였고 그 이후에 당선된 대통령을 하야를 촉구하고 무능력하다며 분노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폭발까지는 아니어도 사람이 죽고 다치는 사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났을 지도 모르며 앞으로도 이러한 것들이 결코 멈추지 않겠지요.
백민석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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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해적전 소설Q
곽재식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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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작가님의 이름은 몇번 들어봤지만 작품을 접해보지는 않았었네요.
그래서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창비출판사의 ‘소설Q‘ 시리즈 7번째로 출간된 「신라 공주 해적전」이 처음입니다.
사실 읽으면서 제가 유일하게 나름 공들여서 즐겨하는 모바일게임이 있는 데 바로 앙증맞은 쿠키들이 체력이 다할 때까지 주구장창 달리는 「쿠키런 : 오븐브레이크」에서 다리 한쪽이 없는 해적맛 쿠키와 그 쿠키를 구해준 해적이 되고픈 샤벳상어맛 쿠키, 특히 샤벳상어맛 쿠키의 전용 BGM이 있는 데 그게 머릿 속에 재생되더군요.
작가님이 만드신 이야기이지만서도 재밌게 읽었고 그 이야기들이 눈 앞에 펼쳐져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공부만 하고 시골에서 농시만 짓던 한수생이 장보고와 함께 곳곳을 누볏다고 주장하는 장희라는 인물을 만나며 뜻하지 않게 휘말리게 되는 운명과 그 운명을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척척 해결해내가는(?) 장희의 큰그림들(?)이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요즘 같이 어렵고 답답하기만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보기만 해도 시원한 이야기에 푹 빠져 읽었는 데 이야기가 끝나니 다시 춥고 냉정한 현실로 돌아가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곽재식작가님의 책들을 작년부터 구매하기는 했지만 접해보지는 않았는 데 이번을 계기로 하나씩 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193쪽 마지막에 2020년 청권사에서가 뜬금없이 등장하는 데 오타인게 맞는 건가요?
곽재식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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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물러가고
김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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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여름이 물러가고 난 후에 출간된 김수연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 「여름이 물러가고」를 읽었습니다.
29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연극에 매료되어 자신만의 연극공연을 실행하고픈 규남이 금명제지에서 자신을 동경하고 때로는 애증하는 21살의 군에 아직 입대하지 않은 태성과 함께 이번 봄까지만 일하기로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김수연작가님이 서울예대 극작과를 나온 것(전작인 「브라더 케빈」을 읽었기는 했지만 출간당시에 읽어서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으로 알고 있는 데 제가 몰랐었고 굳이 알려고 하지 않음이 분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인물을 바탕으로 한편의 연극과 규남과 태성이 금명제지에서 피땀흘려 일하고 에어컨도 없는 반지하방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실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펼쳐지는 데 뭐랄까, 규남이라는 29살의 군필에 연극의 심취하여 자신만의 연극을 만들어내고픈 인물이 분명 김수연작가님이 빚으신 허구의 인물이 맞다고 생각이 드는 데 왜 저는 낯설지가 않은 걸까요?
제 주변에는 규남처럼 동경하지만 증오하기도 하는 한창인 21살의 태성과 같은 인물이나 우연한 사고로 만나게 된 규남과 태성과는 전혀 다른 배경을 지닌 한솔이라는 인물도 없이 저 혼자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연극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연극 연자도 모를 정도로 관심이 없기도 하고 연극을 보러 갈 생각도 못했는 데 왜 익숙한 건지 고민을 해보니 한때는 영화를 좋아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끝나고 나서 아니면 하기 전에 극장에 가서 보거나 DVD를 사모으기도 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따로 영화를 전공하지는 않아서 전문적인 용어나 영화계의 인물들을 잘 알지는 못하는 데 왜 그렇게 열광했었을 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영화를 좋아해서라기보다 영화 속의 주인공이나 인물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사실 김수연작가님이 두번째 장편소설「여름이 물러가고」를 출간하지 않았다면 , 첫 장편 「브라더 케빈」으로 지금은 없어진 대학소설상을 수상하시지 않았더라면, 제가 그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김수연‘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일을 없었을 것이 분명하겠죠.
금명제지의 왕주인이 규남에게 계약서를 건너며 헛물 켤 나이는 지났다고 한 말에 저 역시 더이상 마냥 영화나 소설 속의 인물들을 동경할 수만을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분명히 알고 있는 데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수 없는 규남과 미국으로 유학을 간 한솔, 그리고 군에 입대한 태성과 함께 연극무대에 비록 주인공이나 주요 등장인물이 아닌 지나가는 행인이나 배경에 불과하더라도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김수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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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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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작가님의 「폴링 인 폴」, 「참담한 빛」그리고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한 번 읽었던 (시간의 궤적)을 읽으면서 이국적인 느낌을 자연스럽게 받게 되는 데 조금 늦었지만 무덥고 습기찬 여름에 출간된 세번째 소설집 「여름의 빌라」를 읽으면서 제가 가보지도 못한 프랑스나 이탈리아 그리고 캄보디아같은 이국적인 풍경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했습니다.
(시간의 궤적)은 앞서 젊은작가상에서도 한 번 읽었지만 처음에 실린 탓에 구매하고 한 번 읽고 나머지는 손이 가지 않아 읽지 않았다가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와서 한 번 더 읽으니 느낌이 다르더군요.
먼 나라에서 살았고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하면 음. 마음이 울적해지지만 그래도 그 곳에서 점차 적응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져서 안도를 넘어 잠시나마 저에게도 희망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름의 빌라)는 제목만 익히 들어봤지만 읽지 않아도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단편이라 생각이 들었고 읽으면서 역시 예감은 틀리지 않았으며 의외로 (고요한 사건)이 예상과는 다른 이야기였지만 칸딘스키의 작품에서 제목을 따왔다는 것을 알게 되어 검색을 해보았더니 작품의 이미지가 단편 속에 녹아져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폭설)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이 연상이 되었는 데 단순히 모녀간의 관계를 다룬 것만 같은 것이 아니라 이 중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시작점이 되는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은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를 읽고 나서 봤던 동영상이 있었는 데 그 속에서 나온 인물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그 느낌이 단순한 쾌감을 넘어서 인물과 그 인물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흑설탕 캔디)의 할머니같은 분이나 할머니의 대한 추억이 전무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손자들이 학교에 가고 난 후 홀로 공원에서 클래식을 들으며 피아노를 치고 싶어하는 할머니가 1층에 사는 프랑스인 할아버지 집에서 가서 사전의 단어를 찾으며 소통하고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서 저도 모르게 흐뭇하게 읽었습니다.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의 학원까지 빼먹으며 하루 같이 술을 마시고 바래다 주며 타야 할 버스에 올라타자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고 묻던 남학생의 입술에 입맞춤을 할 때 남학생이 느꼈던 감정을 저도 느낀 것 같아 싱숭생숭했어요.
(아주 잠깐 동안에)라는 단편은 매우 현실적인 단편이었는 데 사랑하는 아내가 자신을 위해 요리를 하며 기다리고 있기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과 어려움에 처한 노인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마음이 충돌하고 노인 대신 자신이 리어카를 끌고 가는 아주 잠깐 동안에 벌어진 사고로 인해 결국 노인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가지면서도 이직을 하고 승진을 하며 6년간 살았던 낡은 아파트에서 벗어나 이사를 하고 또 임신했던 아내가 출산을 하고 또 둘째까지 낳으며 살아가는 그저 평범할 수도 있는 일상을 그려내고 있는 이 단편이 제일 인상깊게 다가온 것은 아마도 너무나도 현실적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 뒷면에 나와있는 인생의 여름 안에서 마주하는 불가해라는 축복이나 눈부신 궤적이라는 의미를 알지는 못하지만 단편 하나하나가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파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제 마음에도 파동을 일으켰던 「여름의 빌라」를 한동안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백수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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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고 있잖아 오늘의 젊은 작가 28
정용준 지음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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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지금도 조금씩 정확하게 말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글을 쓸 때에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 없는 데 그 것을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어렵더군요. 예를들어서 제가 어제 읽은 정용준작가님의 세번째 장편소설이자 오늘의 젊은작가 28번째인 「내가 말하고 있잖아」의 무연 : 24번처럼처 마마마말을 심하게 더듬거나 하이 : 24번처럼 말문이 막혀 기절하거나 자신의 딸에게만큼은 되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언어교정원 스프링에 다니는 모티브 : 용감한 아저씨처럼 말을 말을 더듬거리지도 않지만 무언가 제 머릿 속에 알맞는 표현을 찾느라 한 문장으로 나오지 않고 조금씩 끊어서 사람들에게 말을 하더군요.
˝오늘은 손님이 오셨는 데 글쎄 예약했던 (생각중) / 도시락 (생각남) 을 찾으러 오셨어요.˝ 이런식으로 끊어서 말을 하다보니 말하는 저는 답답한 데 다행히 제가 일하는 편의점의 사장님은 찰떡같이 알아들으셔서 다행이긴 했습니다.
말더듬는 다는 것을 알면서도 뻔뻔하게 책을 읽으라고 시키는 국어선생님이나 집에 기생하며 담배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는 쓰레기에게 분노하고 복수를 다짐하는 ‘무연 : 24번 : 엄마 : 용복이‘ 처럼 저도 분노하여 어떤 대상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노트 : 아르페지오‘, ‘하이 : 24번‘과 같은 조력자가 제 주위에는 없고 워낙 우유부단한 성격에 실행에 옮기지 못할 것 같아요.
사실 이 소설이 지금부터 20년전에 열 넷에서 열 다섯살이 된 말을 심하게 더듬는 중학생이 ‘스프링‘이라는 언어교정원을 다니며 성장해가는 이야기인데 1999년, 2000년, 밀레니엄이라는 시간적인 배경을 짐작할 만한 단어들이 없었다면 현재에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하기에는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래도 읽으면서 과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정용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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