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물러가고
김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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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여름이 물러가고 난 후에 출간된 김수연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 「여름이 물러가고」를 읽었습니다.
29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연극에 매료되어 자신만의 연극공연을 실행하고픈 규남이 금명제지에서 자신을 동경하고 때로는 애증하는 21살의 군에 아직 입대하지 않은 태성과 함께 이번 봄까지만 일하기로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김수연작가님이 서울예대 극작과를 나온 것(전작인 「브라더 케빈」을 읽었기는 했지만 출간당시에 읽어서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으로 알고 있는 데 제가 몰랐었고 굳이 알려고 하지 않음이 분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인물을 바탕으로 한편의 연극과 규남과 태성이 금명제지에서 피땀흘려 일하고 에어컨도 없는 반지하방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실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펼쳐지는 데 뭐랄까, 규남이라는 29살의 군필에 연극의 심취하여 자신만의 연극을 만들어내고픈 인물이 분명 김수연작가님이 빚으신 허구의 인물이 맞다고 생각이 드는 데 왜 저는 낯설지가 않은 걸까요?
제 주변에는 규남처럼 동경하지만 증오하기도 하는 한창인 21살의 태성과 같은 인물이나 우연한 사고로 만나게 된 규남과 태성과는 전혀 다른 배경을 지닌 한솔이라는 인물도 없이 저 혼자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연극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연극 연자도 모를 정도로 관심이 없기도 하고 연극을 보러 갈 생각도 못했는 데 왜 익숙한 건지 고민을 해보니 한때는 영화를 좋아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끝나고 나서 아니면 하기 전에 극장에 가서 보거나 DVD를 사모으기도 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따로 영화를 전공하지는 않아서 전문적인 용어나 영화계의 인물들을 잘 알지는 못하는 데 왜 그렇게 열광했었을 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영화를 좋아해서라기보다 영화 속의 주인공이나 인물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사실 김수연작가님이 두번째 장편소설「여름이 물러가고」를 출간하지 않았다면 , 첫 장편 「브라더 케빈」으로 지금은 없어진 대학소설상을 수상하시지 않았더라면, 제가 그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김수연‘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일을 없었을 것이 분명하겠죠.
금명제지의 왕주인이 규남에게 계약서를 건너며 헛물 켤 나이는 지났다고 한 말에 저 역시 더이상 마냥 영화나 소설 속의 인물들을 동경할 수만을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분명히 알고 있는 데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수 없는 규남과 미국으로 유학을 간 한솔, 그리고 군에 입대한 태성과 함께 연극무대에 비록 주인공이나 주요 등장인물이 아닌 지나가는 행인이나 배경에 불과하더라도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김수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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