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가는 기분 창비청소년문학 75
박영란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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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정말 많아졌다. 한동안 넓은 거리에서는 모 제과 체인점점이 블록마다 있다시피 했는데, 지금은 편의점이 그런 양상이다. 나는 아주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있어 피치 못하게 이용해야 할 경우나 택배를 부칠 때에만 편의점을 이용한다. 어쩌다 하면 이용해 보면 도시락도 먹을 만하고 음료도 1+1이나 2+1 행사를 하여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이나 학생들은 편의점을 애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슈퍼보다 다양한 물건을 구비하고 있으면서 한 끼 식사의 해결이나 간식 충족에 더 없이 좋아서인 것 같다. 이 책은 이런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지역 사회의 일원들에 대한 이야기다. 말하지만 편의점이 새로운 마을의 사랑방이 된 셈이다.

어떤 강의에서 들어보니 요즘 카페가 예전의 대청나무의 역할을 하는 거라고 한다. 대청마루에 모여 앉아 나누던 이야기꽃을 이제는 카페에서 피고 있는 것이란다. 그처럼 이 책의 주인공 나는 외할버지가 운영하는 편의점의 야간 알바생이다. 고등학교 중퇴다. 특별히 사고를 치지는 않았지만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 미혼모인 주인공의 엄마는 아들은 부모에게 맡기고 집을 떠났다.

주인공인 야간편의점 알바 일을 하면서 꼬마 수지 모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캣맘,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진다고 해서 훅이라 부르게 된 대학생 형을 통해 서로 돕고 사는 삶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준다,

한 가지 속이 상했던 점은 편의점과 슈퍼의 차이점에 대한 글이었다. 편의점이 매출이 슈퍼보다는 높지만 많은 돈을 프랜차이즈본사에게 지불해야 한단다. 그래서 편의점의 매출은 높아도 순익은 작을 수 밖에 없는 구조란다. 근접해 있는 편의점을 보면서 벌어 먹고 살기 힘들 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진짜 그렇단다. 대기업이나 대형프랜차이즈만 더 키워주는 꼴이다. 편의점이나 슈퍼냐? 시대적 흐름을 거스리긴 어려우나 중소업체들이 클 수 있는 환경이 미래를 위해 필요하겠다. 그런 뒷받침을 위해 국민 모두가 중소기업이나 작은 판매업체의 제품도 애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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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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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은 김애란의 단편 모음집인데, 현재 우리 사회의 우울한 점들을 드러내고 있어 다 읽은 뒤 마음이 너무 무거워졌다.

 '입동'은 어렵게 마련한 새 집에서 행복을 꿈꾸던 부부가 어린이집 차량사고로 아이를 잃은 뒤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나 역시 엄마로서 이런 사건을 겪는다면 정말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부모의 그 가슴 먹먹함을 느낄 수 있어 눈물이 났다.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안전에 대해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찬성과 에반'은 할머니와 사는 찬성이와 찬성이가 키우게 된 개 에반의 이야기이고, '건너편'은 노량진 학원촌에서 만나 동거를 하게 된 남녀가 여자는 원하던 직장에 취업을 하지만 남자는 여전히 취준생으로 머물러 있는 데서 오는 괴리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별한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찬성이의 이야기는 편하게 읽을 수 있었지만, 이수와 도화의 이야기는 요즘 우리 청년들의 취직상을 보여주어서 심란했다. 어쩌면 이수는 도화의 이별통고로 더 성숙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수 언어를 지키기 위한 박물관을 지었지만 오히려 이것 때문에 소수 민족을 말살하게 된 것을 그린 '침묵의 미래'와 내가 모르는 자식의 나쁜 모습을 그린 가리는 손, 기득권자의 편의에 의해 그의 풍경이 될 수 밖에 없는 못 가진 자의 실상을 그린 '풍경의 쓸모'가 수록돼 있다. 그리고 한 아이를 살리려다 죽은 남편에게 미안함도 표시하지 않는 그 아이의 가족을 원망하지만 그 아이의 가족 또한 우로받아야 할 처지임을 공감하게 만드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들어 있다.

  짧은 이야기들이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특히 '입동'과 '가리지 않는 손', 그리고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기억에 남는다. 내게는 이 세 이야기가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게 되는 것의 차이가 극명할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그런 상황에 있다면...가정도 하지 싫은 일이지만 누군가는 겪고 있는 일이다. 우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고, 혹 그런 일이 생기면 모두가 위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아이의 모습의 그 아이의 전부는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가족간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바깥은 여름>은 우리 사회를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한 여름에 누군가는 겨울을 맞이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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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 기담
양진채 지음 / 강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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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기담'이라는 제목 때문에 변사에 대한 기이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기담은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다.

이 책을 읽기 전 이 책이 변사를 주인공으로 하며, 그가 활동했던 일제 시대 때의 인천을 배경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읽고 싶었다.

주인공 윤기담이 어렵게 변사가 되어 인기를 얻지만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하게 된 여인 묘화 때문에 더 이상은 변사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그 이후 윤기담은 침묵 속에 살게 되는데, 꼭 묘화로 인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변사라는 직업이 없어지게 된 것도 윤기담을 긴 침묵 속에 빠지게 한다.

이런 윤기담에게 다시 그때를 추억하게 만든 사람은 증손자인 정환이다. 정환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변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어한다. 정환은 기담이 갖고 있던 무성영화 <유랑>의 필름도 복원하고 기담이 변사 일을 할 때를 떠올리도록 <유랑>의 연행(변사가 이야기를 하는 것)도  배워 제대로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인천의 옛모습을 조금이나마 머리에 그릴 수 있어 좋았고, 변사라는 낯선 직업과 그 시절의 영화산업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이 글을 쓴 작가 양진채는 인천 출신인데, 이 책 말미에 인천에 진 빚을 갚은 것 같다는 소감을 적어 놓았는데, 나는 이 말을 인천을 배경으로 한 것 때문에 나온 줄 알았었다. 요즘 인천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는 각광받는데, 책에는 별로 만날 수가 없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책 내용 중에 6.25때 인천상륙작전 중에 연합군이 보안을 이유로 상륙을 위해 폭격을 가하는 지역에 있는 주민들에게조차 대피 명령을 하지 않아서 많은 피해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이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변사라는 직업의 등장과 소멸을 통해 현재의 삶에 전전하는 생활태도를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급변하는 세상인만큼 시대를 바로보고자 더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기담과 묘화의 어긋난 운명을 통해 인간의 운명은 무엇이고 이것을 피할 방법을 없을까도 생각해 봤다.

이 책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거라는데 그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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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자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9
제임스 프렐러 지음, 김상우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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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의 주제 중 주류를 이루는 것의 하나가 왕따 문제이다. 이 책 역시도 그 주제이다.

이 책의 주인공 에릭은 정신질환을 가진 아빠가 사라진 지 오래 되어 가정이 경제적으로 궁핍해지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온다. 전학 간 학교에서 에릭은 그리핀이라는 아이가 할렌백이라는 아이를 괴롭히는 것을 목격한다. 그런데 그리핀은 그것은 장난이었다고 말하고 할렌백 역시 그리핀에게 강렬하게 저항하지 않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리핀이 자신을 친구로 대하자, 그리핀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았음에도 큰 저항없이 그리핀과 어울려 다닌다.

 

그런데 어느날 그리핀이 할렌백을 도를 넘게 괴롭히고, 자기 집에 놀러 왔다가 아빠의 CD와 여동생의 돈을 훔쳐간 것을 보고 그리핀에게 맞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까지의 방관자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그리핀의 본모습을 폭로하려 하지만 이번에는 할렌백이 그리핀의 편에 서서 에릭을 곤경에 빠뜨지리만 잘 헤쳐 나온다.

 

에릭에게 아쉬운 점은, 처음부터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할렌백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던 점이다. 자신이 피해를 입게 되자 그제서야 그리핀에게 적극적으로 대항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습일 게다. 나 역시도 그랬을 것이다. 에릭과 같은 반의 학생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할렌백에게도 안타까운 점이 많다. 주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면 더 일찍 문제가 해결됐을 것이고 그리핀을 교정할 시간이 더 빨랐을 것 같다. 물론 방관자들을 욕하기 전에 그리핀 같은 가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교육하는 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왕따 이야기가 너무 많아 싫증이 난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 그만큼 심각한 문제라는 증거다. 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이들이 자꾸 나올까? 무엇이 문제일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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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지음, 윤광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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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라는 책이 워낙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구본형 작가에 대해서는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 대해 무척 감상적인 기대를 했었다. 왜 그런 기대를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책은 내 생각에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직업인으로서의 나를 깨우치게 하는 내용과 일반 생활으로서의 나를 바꾸도록 하는 촉구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사실 전편은 그다지 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직업인으로서의 자세야 익히 알고 있고, 이 책에서 주장하듯이 '1인 경영인'으로서의 마음자세로 일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 전편보다는 자신의 욕망과 재능을 분석해 보고 묘비명도 적어 봄으로써 그야말로 자신이 '잘 할 수 있으면서도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하는 후반부가 훨씬 마음에 와닿았다. 그동안 두 아이 키우면서 살다보니 나보다는 가족 위주로 살았고 그로 인해 쌓인 욕구불만이 요즘에서야 불쑥불쑥 튀어올라 화나게 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라도 나를 분석해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면서 노후를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자기 분석의 중요성을 진작 알았더라면 보다 더 나를 위해 행복하게 살았을 것 같다.

 

그리고, 새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사회 생활을 현명하고 즐겁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초판이 IMF사태가 일어난 1999년에 나왔다고 하는데, 이 때 이미 기업의 변화와 그에 대처하기 위한 직업인에 자세한 대한 이런 고찰이 나왔다니 저자의 혜얀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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