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사 기담
양진채 지음 / 강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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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기담'이라는 제목 때문에 변사에 대한 기이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기담은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다.

이 책을 읽기 전 이 책이 변사를 주인공으로 하며, 그가 활동했던 일제 시대 때의 인천을 배경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읽고 싶었다.

주인공 윤기담이 어렵게 변사가 되어 인기를 얻지만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하게 된 여인 묘화 때문에 더 이상은 변사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그 이후 윤기담은 침묵 속에 살게 되는데, 꼭 묘화로 인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변사라는 직업이 없어지게 된 것도 윤기담을 긴 침묵 속에 빠지게 한다.

이런 윤기담에게 다시 그때를 추억하게 만든 사람은 증손자인 정환이다. 정환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변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어한다. 정환은 기담이 갖고 있던 무성영화 <유랑>의 필름도 복원하고 기담이 변사 일을 할 때를 떠올리도록 <유랑>의 연행(변사가 이야기를 하는 것)도  배워 제대로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인천의 옛모습을 조금이나마 머리에 그릴 수 있어 좋았고, 변사라는 낯선 직업과 그 시절의 영화산업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이 글을 쓴 작가 양진채는 인천 출신인데, 이 책 말미에 인천에 진 빚을 갚은 것 같다는 소감을 적어 놓았는데, 나는 이 말을 인천을 배경으로 한 것 때문에 나온 줄 알았었다. 요즘 인천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는 각광받는데, 책에는 별로 만날 수가 없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책 내용 중에 6.25때 인천상륙작전 중에 연합군이 보안을 이유로 상륙을 위해 폭격을 가하는 지역에 있는 주민들에게조차 대피 명령을 하지 않아서 많은 피해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이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변사라는 직업의 등장과 소멸을 통해 현재의 삶에 전전하는 생활태도를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급변하는 세상인만큼 시대를 바로보고자 더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기담과 묘화의 어긋난 운명을 통해 인간의 운명은 무엇이고 이것을 피할 방법을 없을까도 생각해 봤다.

이 책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거라는데 그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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