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이 세상을 바꿨다면? - 석기시대 대발견에 대한 기발한 상상
발데마르 드리헬 글.그림, 이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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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재밌는 이야기다. 벼룩 한 마리 때문에 원시인이 짐승 가죽도 무두질 할 수 있게 되고 동굴에 그림도 그리게 되고 불도 발견하게 되고 결국에는 배우자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재미난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기발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다.

  시작은 이렇다. 옛날 옛날에 울창하고 어두운 숲속에 혼자 살던 원시인이 있었다. 이름도 야호다. 메아리가 붙여준 이름이라고 한다. 이 원시인은 우연찮게 늑대 가죽을 손에 넣게 되는데 가죽이 너무 뻣뻣하고 따끔따끔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찌른 가시를 찾기 위해 털가죽을 뒤적이다가 벼룩 한 마리를 보게 된다. 이 벼룩을 잡기 위해 돌을 집어 들어 쳤는데 벼룩이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그 바람에 계속 가죽에 돌질을 하다 보니 가죽이 부드러워졌다. 그 사이에 가죽은 야호의 수염에 숨는다.

  그 다음에는 또 고깃덩어리를 손질하다 벼룩을 보게 되는데 그 바람에 돌로 돌을 쳤는데 거기서 불이 난 것이다. 그래서 또 불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나중에는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잠시 쉬려고 누웠는데 배 위로 벼룩이 나타나고 또 이 벼룩을 치려다가 데굴데굴 굴러서 바닷가까지 가고 거기서 여자 원시인을 만나게 된다는 얘기다.

  그림도 재밌고 이야기도 정말 재밌다. 역사가 남아있지 않은 선사시대 이야기이기에 어떤 게 사실인지 알 수가 없으므로 이런 다양한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상상의 힘이 위대한 걸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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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7
피터 시스 지음,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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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의 형식이지만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나도 티베트라는 제목 때문에 티베트라는 나라에 대해 알려주는 책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단순한 티베트 문화 소개 책자만은 아니다. 티베트에 대한 소개가 많이 들어 있긴 하지만.

  주인공은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고 몇 년 후에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그가 태어난 바로 다음해에 체코슬로바키아가 소련 공산당에 의해 점령되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체코슬로바키아는 붉은 깃발과 별로 뒤덮였고 철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게 되었다고 저자는 적어 놓았다.

  이 책의 모티브는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저자의 아버지가 중국에 가게 되면서 적은 일기장이다. 저자의 아버지는 영화 제작 부대에 뽑혀서 중국에 가서 영화를 만들고 영화 만드는 법을 가르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는 두 달 일정으로 중국에 가지만 중국인들이 히말라야에 도로를 내는 대대적인 공사를 다큐멘터리로 남기고 싶어 해서 이를 찍으러 동행했다가 길을 잃고는 티베트에 오랫동안 머물게 된다.

  티베트의 숨겨진 도시인 라싸에서 아버지는 소년 라마도 만났고 그로부터 여섯 달 뒤에 라싸로 통하는 도로가 완성되고 중국의 군대가 들어온 뒤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아버지는 그렇게 중국과 티베트에 있는 동안에 꾸준히 일기를 썼는데,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이 일기장을 빨간 상자 속에 넣고 자물쇠로 잠가 버렸다고 한다. 그 속에 중국의 티베트   이 책은 바로 후에 그 일기장을 보고서 쓴 글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작가의 아버지가 쓴 일기 글이 나오고, 그러면서 중간 중간에 티베트에 대한 문화에 대한 설명도 들어 있고 작가가 아버지의 서재에서 느꼈던 심정의 변화,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의 암울한 분위기를 색깔의 변화에 맞춰 적어놓은 글도 있다. 작가의 아버지가 왜 일기를 감춰놓을 수밖에 없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일기를 통해서는 티베트에 대한 문화에 대해 비교적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이 너무나 잘못 하고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된다. 얼마 전에 중국과 티베트의 관계에 대한 방송 보도가 많았기에 더 관심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의 독립을 위해 애쓰고 있고 인도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시적인 상식과 더불어 읽힌다면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고학년 이상은 돼야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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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 권정생 선생님이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 평화 발자국 1
권정생 지음, 이담 그림 / 보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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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왜 곰이와 오푼돌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순박하다는 생각은 든다. 그냥 착한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곰이와 오푼돌이는 6.25 전쟁 때 죽게 돼 치악산 골짜기에 묻힌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의 유령이다. 당시 9살이었던 곰이는 엄마와 아빠와 여동생 옥이와 함경도에게 피난을 오다가 비행기 폭격을 맞게 되는 바람에 죽게 되었다. 그리고 오푼돌이 아저씨는 대동강이 고향인데, 6.25 전쟁 때 인민군이 되어 모란봉 부대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국군과의 전투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 죽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치악산 골짜기에 묻혀서 소쩍새 울음을 들으며 그 전쟁 때문에 누가 희상재가 되었는지를 말해준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전쟁이 일어나야 했는지,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었는지를 ‘해와 달이 된 오누이’라는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들려준다.

  떡을 팔고 오는 할머니를 두 마리의 호랑이가 잡아먹고 이 호랑이들은 이 할머니의 손자와 소년인 해순이와 달순이가 있는 집의 앞문과 뒷문에 서서 서로가 할머니가 맞다고 우긴다. 오누이는 어느 쪽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두 문을 열고 결국은 둘 다 호랑이에게 잡혀 간다는 내용이다. 얼마나 바보 같은 오누이였는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줄 뻔히 알면서도 문을 열다니......바로 6.25전쟁도 이와 같았다는 것이다.

  아마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전쟁이 없기를 바라면서 권정생 선생님은 이 글을 쓰신 것 같다. 이름 없이 죽어간 많은 전쟁 피해자들을 대신하여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없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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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아내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6
아카바 수에키치 그림, 아가와 수미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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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옛날 이야기다. 그런데 꼭 우리나라의 옛이야기 같다. ‘은혜 갚은 두루미’라고 이름 지으면 꼭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은혜 갚은 두꺼비’라는 옛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아가씨에게서 밥알을 얻어 먹던 두꺼비가 제물로 지네에게 바쳐진 아가씨를 구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화살을 맞은 두루미가 자신을 구해준 청년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그 총각에게 시집을 간다는 내용이다. 두루미는 가난한 남편을 위해 깃털을 뽑아 아주 멋진 베를 짜서 바치고 이 베를 팔아서 큰돈을 갖게 된 남편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자 두루미는 또 한 필의 베를 짜서 준다. 이것으로 더 큰돈을 벌지만 남편은 더 욕심이 생긴다.

  두루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면서 베를 짜면서 결코 안을 들여다봐서는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에 더 궁금해진 남편은 아내가 베를 짜는 모습을 몰래 보게 된다. 그는 결국 피에 젖은 두루미 한 마리가 깃털을 부리로 뽑아 베틀에 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름다운 베의 비밀을 밝혀지고 아내는 두루미가 되어 떠나간다. 

  사람은 누구나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한다. 게다가 금지된 궁금증은 더 견디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신뢰다. 성경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에서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도 그렇고, 하데스에서 아내 에우리디케를 데려올 때의 오르페우스도 그렇고,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들려준다. 누구와의 약속이었든지 간에 이들이 약속을 지켰다면 결코 불행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도 두루미를 구했던 요헤이가 부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 않아서 아내의 말만 믿었었더라면 아내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작은 욕심 때문에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바로 그런 것을 경계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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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아베 하지메 지음, 위정현 옮김 / 계수나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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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네 부모는 강가에서 호두 씨 하나를 주워다 심었는데 싹이 나서 잘 자랐다. 이 호두만큼 뱃속의아이도 건강하기를 빌면서 부부는 호두나무에다 ‘유다나무’라고 이름도 짓는다. 이 나무에서 아이는 아빠랑 타잔놀이도 하고 이 나무에서 잘라낸 가지로 장난감도 만든다.

  그런데 이 나무가 맺을 첫 열매를 기다릴 때가 되었을 때 할아버지를 여의고 5년째 홀로 사시는 할머니가 다니러 오신다. 유다 아빠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에게 같이 살 것 제안하고 어머니의 방을 만들기 위해 호두나무를 베기로 한다. 유다는 호두나무를 베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서는 1층에 방을 낼 수밖에 없다.

  아빠가 호두나무를 베겠다고 한 다음날 아침 유다는 그 나무에서 호두열매를 줍게 된다. 이 열매를 가지고 할머니는 원래 이 나무의 씨앗을 가져왔던 강가의 호두나무에게도 가보자고 한다. 그러면서 이 열매를 이 나무 근처에 심자고 한다. 그러면 할아버지 나무와 손자 나무가 함께 있게 된다며...... 이 이야기를 듣고 유다는 할머니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호두나무를 베도 좋다고 말한다.

  조부모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요즘엔 핵가족으로 살기 때문에 조부모에 대한 사랑도, 노인에 대한 공경도 아이들이 잘 모른다. 누가 그런 것을 강요하는 적도 몸소 체득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유다의 호두나무처럼 나무마저도 할아버지 나무가 있기에 아버지 나무가 있고 그래서 또 손자나무가 생길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것 또한 조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만으로도 조부모들은 충분히 존경받고 사랑받아야 할 분들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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