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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 권정생 선생님이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 ㅣ 평화 발자국 1
권정생 지음, 이담 그림 / 보리 / 2007년 6월
평점 :
이름이 왜 곰이와 오푼돌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순박하다는 생각은 든다. 그냥 착한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곰이와 오푼돌이는 6.25 전쟁 때 죽게 돼 치악산 골짜기에 묻힌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의 유령이다. 당시 9살이었던 곰이는 엄마와 아빠와 여동생 옥이와 함경도에게 피난을 오다가 비행기 폭격을 맞게 되는 바람에 죽게 되었다. 그리고 오푼돌이 아저씨는 대동강이 고향인데, 6.25 전쟁 때 인민군이 되어 모란봉 부대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국군과의 전투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 죽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치악산 골짜기에 묻혀서 소쩍새 울음을 들으며 그 전쟁 때문에 누가 희상재가 되었는지를 말해준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전쟁이 일어나야 했는지,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었는지를 ‘해와 달이 된 오누이’라는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들려준다.
떡을 팔고 오는 할머니를 두 마리의 호랑이가 잡아먹고 이 호랑이들은 이 할머니의 손자와 소년인 해순이와 달순이가 있는 집의 앞문과 뒷문에 서서 서로가 할머니가 맞다고 우긴다. 오누이는 어느 쪽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두 문을 열고 결국은 둘 다 호랑이에게 잡혀 간다는 내용이다. 얼마나 바보 같은 오누이였는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줄 뻔히 알면서도 문을 열다니......바로 6.25전쟁도 이와 같았다는 것이다.
아마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전쟁이 없기를 바라면서 권정생 선생님은 이 글을 쓰신 것 같다. 이름 없이 죽어간 많은 전쟁 피해자들을 대신하여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없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