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아내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6
아카바 수에키치 그림, 아가와 수미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옛날 이야기다. 그런데 꼭 우리나라의 옛이야기 같다. ‘은혜 갚은 두루미’라고 이름 지으면 꼭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은혜 갚은 두꺼비’라는 옛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아가씨에게서 밥알을 얻어 먹던 두꺼비가 제물로 지네에게 바쳐진 아가씨를 구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화살을 맞은 두루미가 자신을 구해준 청년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그 총각에게 시집을 간다는 내용이다. 두루미는 가난한 남편을 위해 깃털을 뽑아 아주 멋진 베를 짜서 바치고 이 베를 팔아서 큰돈을 갖게 된 남편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자 두루미는 또 한 필의 베를 짜서 준다. 이것으로 더 큰돈을 벌지만 남편은 더 욕심이 생긴다.

  두루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면서 베를 짜면서 결코 안을 들여다봐서는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에 더 궁금해진 남편은 아내가 베를 짜는 모습을 몰래 보게 된다. 그는 결국 피에 젖은 두루미 한 마리가 깃털을 부리로 뽑아 베틀에 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름다운 베의 비밀을 밝혀지고 아내는 두루미가 되어 떠나간다. 

  사람은 누구나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한다. 게다가 금지된 궁금증은 더 견디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신뢰다. 성경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에서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도 그렇고, 하데스에서 아내 에우리디케를 데려올 때의 오르페우스도 그렇고,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들려준다. 누구와의 약속이었든지 간에 이들이 약속을 지켰다면 결코 불행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도 두루미를 구했던 요헤이가 부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 않아서 아내의 말만 믿었었더라면 아내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작은 욕심 때문에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바로 그런 것을 경계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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