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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 ㅣ 집요한 과학씨, 웅진 사이언스빅 13
오치 노리코.유재일 지음, 김주영 옮김, 정하진 그림, 아자와 마사나 사진, 김완규 감수 / 웅진주니어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아이들은 동물이나 식물들에 대해서 아주 많이 아는 편이다. 물론 직접 보고 아는 것이라기보다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지만, 워낙에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동물이나 식물에 대해 상세한 것들을 많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곰팡이에 대해서는 직접 접할 기회도 거의 없고, 다루는 책도 그다지 많지 않기에 이 책을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은 여느 자연관찰 책들과는 달리, 곰팡이가 주인공으로 나와 아이에게 곰팡이에 대해 직접 설명해 주는 동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 즐겁게 읽을 수 있으며, 관련 사진들을 많이 싣고 있어서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곰팡이하면 오래된 음식물이나 죽은 물체에나 생기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런 것들은 물론 살아있는 생명체에도 생긴다니 신기했다. 그리고 그 종류 또한 대단히 많아 8만종에 달하 고 있으며, 모양도 가지각색이었다. 또한 우리가 맛있게 먹는 버섯도 곰팡이와 같은 균류에 속하며, 빵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효모도 균류에 속함을 알았다.
처음 곰팡이를 연구할 때는 곰팡이가 식물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세포도 식물 세포와 비슷해 식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곰팡이는 식물과 달리 광합성을 해서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유전자도 동물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곰팡이는 동물과도 달랐기 때문에, 곰팡이, 버섯, 효모를 묶어서 ‘균’ 도는 ‘진균’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보통 균이라고 하면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떠올리지만, 곰팡이는 세균과 달리 고등한 생명체처럼 취급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 곰팡이는 식물도 동물도 아니고 세균과 동물의 중간에 속하는 생물이라고 한다.
이런 곰팡이가 생태계에서 하는 가장 큰 역할은 ‘분해자’로서의 역할이다. 곰팡이는 죽은 생물이나 배설물을 분해해서 필요한 영양분을 얻고 나머지는 자연으로 돌려보내는데, 이런 것을 ‘썩는다’고 하거나 ‘분해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 눈에는 썩는 것처럼 보이는 이 과정이 곰팡이들에겐 다만 먹이를 먹는 과정일 뿐이라고 한다. 만약 이 세상에 곰팡이가 없다면 지구상에는 죽은 물체들과 배설물 천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죽은 물체들과 배설물들을 분해해서 다시 식물이나 곤충이 이용할 수 있는 양분으로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이들 곰팡이 중에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이로움을 주는 곰팡이들도 있다. 우리가 된장, 간장, 치즈 같은 발효 음식을 만들거나 페니실린 같은 의약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곰팡이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을 통해 곰팡이가 무엇이며, 그것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으며,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저마다 존재 의미를 갖고 있음을 알았다.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며 한갓 더러운 세균인 줄 알았던 곰팡이가 세균과는 다른 종류라는 것과 고마운 지구의 청소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책 뒤편에는 앞서 말한 곰팡이의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해 놓아서 다시 한 번 곰팡이의 유용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그와 반대로 예전에는 곰팡이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곰팡이가 일으킨 병 때문에 큰 피해를 입는 사건들이 간혹 있었음도 알 수 있었다.
모든 생태계가 그런 것 같다. 내게 이로움을 주는 것이 있으며 반드시 내게 해가 되는 것 또한 존재하는 것 같다. 곰팡이가 비록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전체 생태계에서 분해자로서 기능하면서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