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옷에 숨은 비밀 역사와 문화가 보이는 사회교과서 1
서지원 지음, 강미영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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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전통 의복하면 누구든지 한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복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사실 나도 가끔 무슨 행사 때나 한복을 입다보니 한복을 바르게 입는 법조차 모른다. 치마의 여밈이 왼쪽으로 가야 하는지 옷고름을 어떻게 매는 것이 바른지, 또 노리개는 어떻게 달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나마 동정이나 깃, 옷고름, 대님 같은 한복의 부분에 대한 명칭 정도는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 전통 의상임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 책에 눈에 띄었다.

  의식주는 인간의 기본 생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가 앞에 있는 것은 무얼까? 인간 생활의 기본이 되는 식보다 더 앞에 있다. 아마 발음상의 편리 때문이었겠지만, 내 해석으로는 사람에게는 체면치레가 중요하므로 먹는 것보다 옷치장의 중요성이 더 앞섰을 것 같다. 조선시대 양반의 경우 아무리 배가 고파도 뛰지 가지 않았고 더울 때에도 의복을 다 차려 입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조상들이 입어왔던 의복의 변천사에 대해서는 그리 아는 바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 책을 보게 돼서 즐거웠다. 보통 한복 하면 조선시대 입었던 모양만을 연상하게 되는데, 이제는 사극이 조선시대 일색에서 삼국시대, 고려시대로 다루는 시대가 다양해졌고 그 시대의 의복을 고증에 의해 잘 재현해 보여주기 때문에 그나마 조선 이전의 시대의 복식의 모양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졌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현재 우리가 입는 한복이 조상들의 옷의 원형인 줄 알았다.

  이 책은 구석시시대부터 시작해 신서기,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의 우리 조상들의 의복의 변천사, 옷감의 재료, 가체, 족두리, 노리개, 반지 같은 장신구, 향료와 향냥에 소개, 성별 또는 신분별 의복의 차이 등 의생활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준다.

  자연의 것을 이용해 몸을 대충 가렸던 구석기시대와는 달리 신석기 시대부터 옷을 짜입었다는 이야기하며, 고구려벽화를 통해 고구려인들의 복식사를 알 수 있으며, 고려시대에는 몽골의 침략으로 의복에서도 원나라의 영향을 받았음도 설명해 놓았다.

  또 우리나라 의복사에서 빠질 수 없는 문익점과 그의 장인 정천익, 씨아와 물레, 베틀  같은 실을 뽑고 옷감을 짜는 도구에 대한 설명도 실어 놓았다. 그리고 경남 산청에 가면 문익점이 목화를 처음 재배했던 시배지가 있다고 한다. 꼭 가보고 싶다.

  이 책은 이처럼 정보량도 많고 패션에 대한 이야기라 재미도 있지만 이야기를 풀이하는 과정도 재미있다. 하늘이라는 아이가 방학을 맞이하여 아빠와 함께 광화문에서 밤에 시간 열차를 타고 과거로 문화 체험을 하러 떠나는 양식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시대를 여행할 때마다 열차 시각을 맞추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여주고 시간 열차 이용객이 주의해야 할 사항도 안내해 준다. 그야말로 역사 공부도 하고 상상력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예나 오늘이나 사람들은 의복에 관심이 많았고 화장을 하고 몸에 치장을 하는데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시대는 달라도 패션을 선도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아무래도 조선시대 패션리더는 기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이 책에서도 황진이와 기생의 복식에 대해서도 소개해 놓았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여성이라 할 수 있는 여류문인 허난설헌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가 지은 시도 들어 있다. 재미있고 역사적인 상식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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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우리 춤, 신명 나는 마당놀이 - 우리나라 민속극 이야기
호원희 지음, 이경아 외 그림, 정형호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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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에 갔더니 민속극박물관이 있었다. 큰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예상에 못 미쳐 많이 아쉬웠다. 아마 관람객이 적었던 탓인 것 같다. 관리가 많이 부족했다. 도대체 민속극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가보게 되었는데, 각종 탈춤과 사용되는 여러 가지 탈과 무속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꽃 장식, 불교에서 사용되는 승무나 바라춤에 사용되는 도구 등이 전시돼 있었다. 아마 민속극은 탈춤을 비롯해 남사당패들이 공연하는 놀이 등이 모두 포함되는 모양이다 하고 생각했는데, 그런 궁금증을 자세히 풀 수 있는 책이 있었다. 바로 <흥겨운 우리 춤 신명나는 마당놀이>였다.

  요즘은 역사책이 정말 잘 나온다. 역사적인 흐름을 시대별로 알려주는 책들도 재미있게 나오지만 이와 같은 주제 역사서들이 아주 재미있고 생각지도 못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 매우 즐겁다. 역사에 관한 궁금증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풀 수 있게끔 다양한 주제의 역사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도 재미있다. 무턱대도 역사적인 이야기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특별활동을 하려고 연극부에 들어간 아이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 아이들이 민속극이 무엇이란 것을 배우고 직접 한 편의 민속극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한 편의 동화로 들려주면서 중간 중간에 설명을 삽입해 놓았다. 그래서 더 쉽고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다.

  본격적인 내용에서는 연극의 시작, 처용무에서 탈춤까지 우리나라 민속극의 역사, 우리나라 탈춤의 종류,  탈춤의 구성과 춤거리, 탈춤을 구분하는 마당, 과장, 경의 의미, 탈춤의 풍자와 해악, 탈춤에 쓰이는 탈, 탈춤의 등장인물, 탈춤의 무대, 탈춤의 춤사위와 장단 등 아주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탈춤을 한두 번 들어봤는데 탈을 쓰고 하므로 무슨 이야기인지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알아들을 수가 없었는데, 책에 줄거리와 등장인물별 대사도 조금씩이나마 나와서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어 좋았다.

  안동에 가면 탈박물관이 있는데 그곳에서 안동의 명물 하회탈을 비롯해 세계에서 수집한 많은 각국의 민속탈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왜 그런 탈을 쓰고 연극을 했는지를 몰랐는데 그에 대한 이유가 책에 실려 있다. 그리고 탈이 ‘가면’을 뜻할 뿐 아니라 그야말로 ‘탈나다’라는 단어에서처럼 병이나 잘못되어진 것을 막기 위해, 즉 탈이 방지하고자 했던 조상들의 염원이 담긴 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 탈춤과 별산대놀이 등에 관한 정보가 가득해서 한 권쯤 소장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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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숨어 있는 옛 그림 숲 - 어린이 옛 그림 산책 3 시공주니어 어린이 교양서 23
최석조 지음 / 시공주니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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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처럼 우리나라 조상들의 미술 작품에 대한 설명을 담은 이런 책들이 좋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조상들의 그림도 감상하고 여러 화가와 미술 기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아한다. 설명하는 말투도 이야기하듯이 부드럽고 친절해서 더 좋다.

  이 책은 그림의 소재에 따라 ‘숲속은 언제나 별 천지’, ‘숲속에 세운 동물의 왕국’, ‘도란도란 속삭이는 이야기 숲’, ‘숲이 깊으면 산을 이루고’의 4단원으로 나눠서 그림을 싣고 있다. 소개된 작가들은 모두 조선시대 화가들이다.

  ‘숲속’을 담은 그림으로는 김득신이 오동나무에 걸린 푸른 달빛을 그린 <출문간월도>, 김정희가 제자인 이상적과의 정을 보여준 <세한도>, 화려함 속에 감춰진 눈물까지 보여주는 심사정의 <딱따구리>, 매화꽃이 만개한 모습이 꼭 크리스마스 때 눈이 오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전기의 <매화초옥도>를 소개해 놓았다. 

  ‘동물’을 그린 그림으로는 조선에서 가장 잘 생긴 까치를 그린 조속의 <매작도>, 발톱이 사납고 눈매도 매서운 독수리를 그린 장승업의 <호취도>, 호랑이 털에서 꼼꼼하고 섬세한 나노의 예술을 보여준 김홍도의 <송하맹호도>, 귀신을 몰아내고 복을 불러오기 위해 그린 작가 미상의 <까치 호랑이> 작품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

  ‘이야기 숲’에서는 금빛 상자 속에 숨겨진 보물을 그린 조속의 <금궤도>, 예찬이라는 결벽증이 있었던 원나라 화가를 그린 장승업의 <고사세동도>, 안평대군이 꿈에 다녀온 복사꽃 마을을 그린 안견의 <몽유도원도>, 신선을 그린 김홍도의 <군신도>를 설명한다.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단원이다. 서양에만 신화를 그린 그림이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금궤도>처럼 김알지의 신화를 그림으로 그린 것도 있고, 동양의 이상향이라 할 수 있는 도원을 그린 것도 있었고 중국의 신선을 그린 것도 있었다.

  ‘산’을 그린 그림으로는, 추운 겨울날 그린 여름 풍경을 그린 심사정의 <강상야박도>, 빈산에 꽃 핀 모습을 그린 최북의 <공산무인도>, 바위에 빼앗긴 화가의 마음이 엿보이는 강세황의 <영통동구도>, 아픈 친구를 걱정하는 슬픔에 봉우리를 어둡게 칠한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소개한다.

   이밖에도 이 책은 이들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관련된 작품들에 대한 사진과 설명을 싣고 있어서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귀양지에서 불태운 예술혼, 서툴지만 정다운 그림 민화, 바람처럼 살다 간 천재화가 장승업, 산수화를 그릴 때 사용되는 화법인 준법에 대한 설명 등 조선시대 미술과 화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다수 제공한다. 특히 화가적인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눈을 찔렀고 ‘북(北)’이라는 이름 때문에 칠칠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붓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생관’을 호로 삼았던 최북의 초사와도 볼 수 있어 아주 좋았다. 최북은 아주 궁금했던 화가다. 또 안견, 정선, 김홍도와 더불어 조선 4대 화가로 꼽히는 장승업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전에도 우리나라 그림을 소개하는 책들을 몇 권 보았지만 볼 때마다 새롭고 더욱 더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앞으로 박물관에 가면 회화관부터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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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양의 아내 일공일삼 2
아네스 드자르드 글, 윌리 글라조에르 그림, 김경온 옮김 / 비룡소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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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죄양이라는 제목에서 뭔가 종교적인 의미가 느껴져서 보게 되었다. 고대 유대에서는 속죄일에 양에게 많은 사람들의 죄를 씌어 황야로 내쫓았다고 하는데 이 양을 바로 속죄양이라고 한다. ‘여러 사람의 죄를 한 사람에게 뒤집어 씌운다’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책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책 제목이 된 <속죄양의 아내>는 천둥 번개가 치고 폭풍우가 내리자 반 아이들이 두렵고 불안해진 마음을 풀기 위해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 담임인 슈카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훈계하기 위해 들려주는 이야기다.

  사실 이 때는 여름방학을 얼마 두지 않은 때이고 학기말이라서 아이들 마음뿐 아니라 선생님의 마음마저도 붕 떠서 놀고 싶은 때였다. 그러던 차에 이런 일이 생기고, 선생님은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다 즉흥적으로 이 이야기를 지어낸다. 자신 또한 어려서부터 아직까지 천둥치고 폭풍우 치는 날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동변상련의 마음까지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임시방편으로 지어낸 이야기에 아이들은 푹 빠지고, 끝이 나지 않은 이야기를 다음날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 말을 잊어버렸는데 아이들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결국 선생님을 나머지 이야기도 지어낸다.

  죄를 지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속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속죄양의 이야기다. 그는 연극을 좋아했지만 연극을 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는 속죄양을 직업으로 하면서 연극의 꿈을 나름대로 풀 수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면서 아내도 속죄양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 한다. 남편은 속죄양은 수컷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할 생각일랑 꿈도 꾸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속죄양의 아내는 기회를 만들고, 원하던 일을 하러 가게 되는데,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힌트를 주면 행복한 결말이다.

  하지만 세상일은 속죄양의 아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술술 풀리지는 않는다. 그녀에게는 분명 행운이 따랐다. 또 그녀에게는 천부적인 자질이 있다. 사실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속죄양의 아내’를 통해 작가가 하려고 한 말이 무언지는 잘 모르겠다. 그녀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죄를 뉘우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기쁨을 샘솟게 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사람들이 대하는 게 달라지므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호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니면 속죄양을 사용한다 해도 자신이 지은 죄는 결코 지울 수 없다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또는 이 이야기를 통해 반 친구를 괴롭힌 잘못을 훌훌 털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잘 지내보란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무튼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약한 친구를 괴롭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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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마시는 북극곰 - 제5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초록연필의 시 6
신형건 글,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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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는 순간 콜라 회사에서 했던 텔레비전 광고가 생각났다. 아마 시인도 이 광고를 보고 이 시를 생각해 냈을 것이다. <콜라 마시는 북극곰>이라는 시는 바로 그 광고의 뒷얘기 정도에 해당될 것이다. 광고를 통해 콜라 맛을 알게 된 곰이 콜라만을 찾게 된다는 얘기다. 콜라 맛에 길들여져 몸이 망가져 가는 것을 모르는 북극곰처럼 당장의 편리함을 위해 자원을 마구 낭비해서 지구가 망가져 가는 것을 모르는 인간들에게 경고하는 시였다.

  이밖에도 이 시집에는 1부 ‘오줌 누다 들켰다’, 2부 ‘떡갈나무에 인사하기’, 3부 ‘귀로 보는 바다’로 나뉘어져 많은 시가 실려 있는데, 이 가운데 2부에서는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시들이 수록돼 있다. 특히 <뉴질랜에서 온 양의 이메일>에서는 양과 소의 방귀나 트림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터무니없음을 꼬집어 놓았다.

  1부에서는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을 둘러보게 하는 시들이 실려 있다. 나도 <쇠똥구리>라는 시의 쇠똥구리가 쇠똥을 굴리는 모습을 지구 한 덩이가 굴러 온다고 표현한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책 뒤에 시에 대한 평을 한 이금이 작가도 그 부분이 좋았다고 적어 놓았다. 아마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한 구석이 많은가 보다.

  또 좋았던 시는 <흙 한 줌>이다. 아빠 심부름으로 아이는 화분에 넣을 흙 한 줌을 가지러 삽을 들고 산에 갔는데, 흙 한 줌 풀 때마다 그 속에 뭔가 생명체들이 들어 있어서 쉽게 흙 한 줌을 못 퍼왔다는 얘기다. 이렇게 세상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많은 생명체들이 저마다 귀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것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고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3부인 ‘귀로 보는 바다’에서는 세상을 온몸으로 느껴보라고 일깨워준다. 바다를 눈으로만 보지 말고, 해를 눈으로 바라보지 말고, 수북이 쌓인 가랑잎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귀로도 듣고 온몸으로도 느껴보라고 말해준다. 그런 거 보면 우리는 점점 더 시각적인 삶만을 사는 것 같다. 듣고 만지고 생각하는 것을 점점 멀리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시인은 앞으로는 온몸을 사용해 세상을 만끽하면서 세상과 공감하면서 살라고 말해준다. 난 특히 <코>란 시의 ‘온몸이 코가 되어 벌름벌름’이란 표현이 좋았다. 온몸으로 세상을 맡으며 살아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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