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양의 아내 일공일삼 2
아네스 드자르드 글, 윌리 글라조에르 그림, 김경온 옮김 / 비룡소 / 1997년 7월
평점 :
절판


 

  속죄양이라는 제목에서 뭔가 종교적인 의미가 느껴져서 보게 되었다. 고대 유대에서는 속죄일에 양에게 많은 사람들의 죄를 씌어 황야로 내쫓았다고 하는데 이 양을 바로 속죄양이라고 한다. ‘여러 사람의 죄를 한 사람에게 뒤집어 씌운다’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책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책 제목이 된 <속죄양의 아내>는 천둥 번개가 치고 폭풍우가 내리자 반 아이들이 두렵고 불안해진 마음을 풀기 위해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 담임인 슈카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훈계하기 위해 들려주는 이야기다.

  사실 이 때는 여름방학을 얼마 두지 않은 때이고 학기말이라서 아이들 마음뿐 아니라 선생님의 마음마저도 붕 떠서 놀고 싶은 때였다. 그러던 차에 이런 일이 생기고, 선생님은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다 즉흥적으로 이 이야기를 지어낸다. 자신 또한 어려서부터 아직까지 천둥치고 폭풍우 치는 날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동변상련의 마음까지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임시방편으로 지어낸 이야기에 아이들은 푹 빠지고, 끝이 나지 않은 이야기를 다음날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 말을 잊어버렸는데 아이들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결국 선생님을 나머지 이야기도 지어낸다.

  죄를 지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속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속죄양의 이야기다. 그는 연극을 좋아했지만 연극을 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는 속죄양을 직업으로 하면서 연극의 꿈을 나름대로 풀 수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면서 아내도 속죄양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 한다. 남편은 속죄양은 수컷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할 생각일랑 꿈도 꾸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속죄양의 아내는 기회를 만들고, 원하던 일을 하러 가게 되는데,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힌트를 주면 행복한 결말이다.

  하지만 세상일은 속죄양의 아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술술 풀리지는 않는다. 그녀에게는 분명 행운이 따랐다. 또 그녀에게는 천부적인 자질이 있다. 사실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속죄양의 아내’를 통해 작가가 하려고 한 말이 무언지는 잘 모르겠다. 그녀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죄를 뉘우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기쁨을 샘솟게 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사람들이 대하는 게 달라지므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호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니면 속죄양을 사용한다 해도 자신이 지은 죄는 결코 지울 수 없다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또는 이 이야기를 통해 반 친구를 괴롭힌 잘못을 훌훌 털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잘 지내보란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무튼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약한 친구를 괴롭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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