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이 무서운 건 이제 기정사실이다. 특히 영화에 있어서 유명한 감독이나 배우가 나서지 않았을 때의 흥행은 거의 입소문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웰컴 투 동막골』이나 『워낭소리』가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올 여름, 입소문을 타고 흥행을 이어나갈 또 하나의 국산 작품이 탄생했다. 『킹콩을 들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실 예전에 처음 포스터를 접했을 때는 별로 마음이 동하지 않았었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유명한 감독이나 배우가 나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래픽이 화려하다거나 이야기가 짜릿할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 비슷하게 앞에는 조금 웃기며 에피소드 이어지다가 뒤에 가서는 감동으로 바뀌겠지.. 하면서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재밌다, 최고다'라는 말들이 들려오니 자연스레 호기심이 일었고, 직접 눈으로 확인했을 때는 이게 왠일. 펑펑 울어 눈이 퉁퉁 부은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ㆀ
스토리는 진짜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 과 비슷하다. 심지어 구성도 여자 선수들, 남자 감독, 비인기스포츠, 실화 바탕 등 판박이였다. 이 정도면 별 주목을 받지 못할 법한데, 아니었다. <우생순>과는 또다른 매력이 철철 넘쳤다.
인물들이 성인에서 학생으로 설정된 것뿐인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다. 평소 스크린 밖에서는 날씬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배우들이, 작품을 위해 스스로 변신하며 열성을 다하는 모습은 그 어떤 장면보다도 아름답다. 그들의 유머 또한 남다르다. 순박한 소녀들의 통통 튀는 에피소드들은 때로는 사람을 배꼽빠지게 하고, 때로는 눈물을 자아낸다.
또한 주로 인물들 간의 갈등보다는 코치 선생과 선수 학생들의 관계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그 감동과 매력이 배가 된 것 아닐는지. 정말 가족보다도 더 잘 서로 위하고 챙기며 아끼는 모습은 참 흐뭇했다. 하나 되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땀흘리는 과정은 진정 최고의 가치가 무엇인지 잘 보여줬고.
그러기에 여배우들도 가감없이 변신을 했고, 그 결과 참으로 현실적이고도 인상 깊은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세상의 무게, 삶의 무게를 들어올리는 그들의 땀과 노력이 아직도 눈 앞에 어른거리는 듯하다.
+ 조안의 연기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이 작품에서 그녀의 연기는 진짜 빛난다. '영자'로 완벽히 분장하여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 영화 시상식 여우조연상은 떼논 당상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