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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 레저는,
뒤늦게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사는 역할을 훌륭히 해냈고,
『다크 나이트』에서 히스 레저는,
모든 사회 부조리를 惡의 이름으로 심판하려는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영화속 무대는 그야말로, 상상하는 모든게 그대로 이루어지는 마법같은 곳. 환상적인 그 곳으로의 여행을 위해, 그는 특유의 말발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상상무대 안 주인공이 되기에 이르는데-
공간 속 그의 모습은 상상으로 인해 자연스레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로 차례차례 바뀌게 되는데, 오히려 그게 더 위트 있고 재미를 선사한 것은 참 아이러니다. 영화 촬영이 끝나기 전 레저가 사망하는 바람에 그의 동료들이 그의 역할을 대신한 것인데, 그것이 오히려 영화의 소재와 맞아떨어져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그의 연기나 기타의 것을 논하기는 불충분해 보인다. 그저 그의 마지막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할 터. 그리고 그보다는 영화 자체의 큰 줄거리와 현실/이상을 넘나드는 세계관이 나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생각해보라.
자신이 상상하는 세계가 그대로 눈앞에 펼쳐진다니!
또한 악마와의 거래를 통해 행복을 좇은 파르나서스 박사가 마지막까지 그와의 거래에서 끊임없는 선택을 하는 모습은, 마치 우리네 인생이 선택의 연속임을 상기시켜 준다. 그렇다. 우리가 어떠한 것을 선택하냐느에 따라, 우리 앞의 세계는 불행한 현실이 될 수도 있고 행복한 상상의 나라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후회는 하지 말자.
상상은 자신이 하는 것이고, 상상의 세계 또한 자신이 상상하는대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
덧.
어쩌면, 미리 상상의 세계를 맛봐버린다면, 현실은 더 힘겹게 느껴질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