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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세계화, 비판을 넘어 대안으로, 확대개정판
세계화국제포럼(IFG) 지음, 이주명 옮김 / 필맥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현대, 21세기, 전세계적으로 대세는 '세계화'이다- 이러한 주장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세계화가 모든 세계 사람들에게 좋은 것일까 ㅡ 세계화는 과연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일까?! 물론 완벽한 건 없듯이, 세계화에도 단점은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여기, 세계화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안까지 제시한 책이 있다. '세계화에 관한 국제포럼' 주관자들이 공동으로 써 낸,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이다.
글은 처음부터 비쥬얼을 보여준다.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이 때, 세계화에 반대하는 현상과 사례들을 제시한 것.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가고 앎이 는다. 세계화 반대를 위한 이런 일도 있구나, 이런 시도가 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반대하는구나.. 하고 알게 된다. 그리고 머리와 가슴이 움직인다.
먼저 현재 세계화 속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를 언급한다. 결론은 머 뻔하지.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점점 더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세력은 커지고 중소&지역기업들은 망해간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소위 세계화에 앞장서는 '브레튼우즈' 삼위일체- '세계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는 몰매를 맞는다. 그들이 하는 짓은 모두 '세계의 일부'인 강대국과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을 위한 짓이라는 것이다.
이제 저자들은 세계화에 맞서는 개인 및 집단에 눈을 돌린다.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작지만, 하나하나 모여 점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시도들. 분명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대안들 중심에는 '지속가능한' 10가지 원칙이 있다고 주장한다.
1)새로운 민주주의와 책임성 2)부차성 3)생태적 지속가능성 4)공동유산(공동자산) 5)다양성 6)인권 7)일터, 생계, 고용의 보장 8)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안전성 9)형평성 10)예방의 원칙이다. 그 중에서 특히 '부차성'이 돋보이는데, 다름아닌 '지역화'를 옹호하는 것이다. 지역화..세계화와는 대립 개념처럼 보이지만, 그 목적이 같고 지역화의 장점이 많다는 점을 볼 때 분명 매력적이다.
이렇게 에너지, 수송, 제조업, 농업식량, 미디어 분야에서의 대안들을 살펴본 후, 책은 새로운 국제구조를 제시하고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까지를 보여주며 마친다. 매우 완벽한 지침서인 것이다. 우와~ 이렇게 세계화에 맞선 노력이 많이 있고 세계화의 대안은 어떤 것이 되어야하며 어떠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구나..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좀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요조건인 '개발'에 대해 배우고 있는 나에게는 또 던져진 의미이자 과제가 아닐 수 없었다. 하나하나 알고 배우게 되면서 세계화의 맹점이 보이고, 더 나은 세계화가 되었으면..좋겠다 하고 공감을 점점 하고 있는데, 이렇게 떡하니 수많은 그리고 어려운 이야기가 한꺼번에 쏟아져서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또 배운 것! :)
특히 '경제세계화'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고 있는데, 그것은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본다. 좀 더 많은 세계 사람들이 골고루 경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세심히 신경쓰고 고려한 부분은 참 좋았다. 하지만 그 외 정치, 문화, 보건복지 등의 분야에 관한 비판과 대안은 제시가 덜 된 것 같아 아쉬웠던 것.
그래도 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세계화가 비판받아 마땅한지, 세계화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대안의 세계화를 위해 개인으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 배우고 생각해보게 된 게 어디야..라고 위안을 삼는다. 크게 바랄 것 없이, 이 책을 읽고나서 현 세계화에 대해 비판의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기만 해도 큰 수확일 터.
나도 그렇고. 예전에는 세계화 - 세계화의 단면인 FTA, IMF 등에 왜 반대를 하는건지,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 확실히 '현재 세계화로는 안된다. 대안의 세계화를 향해 나아가야한다'라고 외칠 수 있는 것. 그렇다고 내가 꽉 막혀 있다거나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세계의 한 시민으로서. 목소리는 낼 수 있지 않은가.
불가능이란 없듯이, 어렵고 힘들어도 하나하나 차근차근 함께 노력하며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작은 노력의 결실들이 모아져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진정한 세계화 ㅡ 더 많은 사람들이 고루 잘 살 수 있는 세계를 위하여! 세계는 소수의 것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기에..
당연히,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PS) IMF 외환위기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어쩌면 필연적으로 일어났다는 것 - 그것도 경제가 아주 불안정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또 IBRD 총재는 항상 최대주주인 미국이 임명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