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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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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 나이 27, 20대 후반이라 해도 할 말 없을 나이다. 4학년이고, 올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 취업이 이제 현실로 다가온 시기인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확실히 알았지만,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 이게 지금 우리나라 20대이자 취업 준비생의 현실인 것. 나 또한 「88만원 세대」라는 책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부제부터가 숨이 막힌다.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이라.. 절망의 시대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희망의 경제학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과연 저자는 지금의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개선할 방안을 어떻게 내놓을 것인가? 독자는 당연히 여기에 초점을 맞춰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책은 먼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적 풍토부터 절망적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대학교는 이미 상아탑의 기능을 상실했고, '좋은 곳으로의 정규직' 취업을 향해 혈안이 된 학생들로 넘쳐난다. 취업 5종 세트가 기본이 된 건 오래 전이고, 고시 및 공무원 시험 등 국가시험에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몰린다. 대학 공부는 뒷전이 되고, 오로지 취업 준비가 대학교 다닐 동안의 목표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현실은 가혹해서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학생들의 희망을 모두 이루어주지 못한다. 몇몇이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가서 떵떵거리고 사는 반면, 훨씬 많은 다른 몇몇은 소위 '비정규직 노동자'로 내몰린다. '88만원 세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가 95%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보면, 눈이 번쩍 뜨이고 침이 마를 수밖에 없다.

과연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책은 '세대간 불균형'의 문제임을 드러내면서 현실을 꼬집는다. 결국은 또 기득권 세력이 문제인 것이다. 이미 성공하여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윗 세대 - 여기에서는 특히 386세대가 두드러진다 - 에서 아랫 세대인 10.20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같이 풀어가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계속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고 그네들을 소비자로만 생각한다거나 심지어 적대시한다는 것이다. 참 슬픈 현실이다.

다른 나라 다른 세대들과 비교하여 보면 더욱 20대가 처한 현실은 참혹하다. 비정규직이 많아도 만족도 높은 일본, 시민단체에 들어가도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북유럽, 최소한 젊을 때는 취직 걱정이 없었던 유신 세대와 386세대..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10.20대에게는 서로 간의 싸움뿐만 아니라 세대 간 싸움까지 해야하는 상황이니, 그야말로 절망이라는 것.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절망만 하고 있을 것인가? 북유럽처럼 소득 수준을 끌어올리고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돌파할 것인가- 아니면 프랑스처럼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에서 조화롭게 나서서 구제할 것인가- 아니면 일본처럼 비정규직에게 높은 임금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할 것인가- 하지만 대한민국인걸. 결국은 다시 '세대간 불균형' 문제로 돌아간다..

참, 공감 간다. 자본주의가 여전히 초강세이고, 신자유주의와 강대국 중심 세계화가 판치는 세상에서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처지는 더욱 비참함을 그야말로 조목조목 경제사회적으로 드러낸 것. 몇몇 어려운 경제적 용어를 건너뛰더래도 지금의 10.20대라면 절절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참, 슬프고 답답하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20대라는 게 슬프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힘든 현실, 취업 공부가 지배하게 된 대학, 피튀기는 경쟁에서 승리한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슬프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할 마땅한 방책을 아무도 못 내놓고 있다는 게 답답하다. 이런 상황이 싫다고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게 답답하다. 

하지만, 세상에 완전한 건 없듯이 이러한 시대 현실도 완전히 절망적이진 않다. 시대의 흐름에 상관없이 꿋꿋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나아가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고, 이러한 10.20대가 처한 현실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며 양보를 행한다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법. 

그래서 공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다.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이것은 모두의 문제요 모두가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해 가야할 때인 것이다. 10.20대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 책의 대상이다. 10.20대의 절망이 깊어지기 전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더욱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보고 성찰하여 실질적 대안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

솔직히 88만원이어도 좋으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만 하면 여한이 없겠다고 생각하는 나는 약간 별종이긴 하지만, 아무튼 현재 10.20대가 처한 현실을 참 유려하게 보여주었다는 데에서, 조목조목 비교와 설명을 통해 대안을 제시했다는 데에서 분명 끌리는 글이었다. 군 입대 전과 전역 후 너무나도 달라진 현실을 체험한 한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 부디 모두의, 그것도 매우 중대한 문제임을 인식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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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세계화, 비판을 넘어 대안으로, 확대개정판
세계화국제포럼(IFG) 지음, 이주명 옮김 / 필맥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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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대, 21세기, 전세계적으로 대세는 '세계화'이다- 이러한 주장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세계화가 모든 세계 사람들에게 좋은 것일까 ㅡ 세계화는 과연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일까?! 물론 완벽한 건 없듯이, 세계화에도 단점은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여기, 세계화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안까지 제시한 책이 있다. '세계화에 관한 국제포럼' 주관자들이 공동으로 써 낸,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이다. 
 
글은 처음부터 비쥬얼을 보여준다.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이 때, 세계화에 반대하는 현상과 사례들을 제시한 것.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가고 앎이 는다. 세계화 반대를 위한 이런 일도 있구나, 이런 시도가 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반대하는구나.. 하고 알게 된다. 그리고 머리와 가슴이 움직인다. 

먼저 현재 세계화 속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를 언급한다. 결론은 머 뻔하지.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점점 더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세력은 커지고 중소&지역기업들은 망해간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소위 세계화에 앞장서는 '브레튼우즈' 삼위일체- '세계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는 몰매를 맞는다. 그들이 하는 짓은 모두 '세계의 일부'인 강대국과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을 위한 짓이라는 것이다.

이제 저자들은 세계화에 맞서는 개인 및 집단에 눈을 돌린다.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작지만, 하나하나 모여 점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시도들. 분명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대안들 중심에는 '지속가능한' 10가지 원칙이 있다고 주장한다.

1)새로운 민주주의와 책임성 2)부차성 3)생태적 지속가능성 4)공동유산(공동자산) 5)다양성 6)인권 7)일터, 생계, 고용의 보장 8)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안전성 9)형평성 10)예방의 원칙이다. 그 중에서 특히 '부차성'이 돋보이는데, 다름아닌 '지역화'를 옹호하는 것이다. 지역화..세계화와는 대립 개념처럼 보이지만, 그 목적이 같고 지역화의 장점이 많다는 점을 볼 때 분명 매력적이다.

이렇게 에너지, 수송, 제조업, 농업식량, 미디어 분야에서의 대안들을 살펴본 후, 책은 새로운 국제구조를 제시하고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까지를 보여주며 마친다. 매우 완벽한 지침서인 것이다. 우와~ 이렇게 세계화에 맞선 노력이 많이 있고 세계화의 대안은 어떤 것이 되어야하며 어떠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구나..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좀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요조건인 '개발'에 대해 배우고 있는 나에게는 또 던져진 의미이자 과제가 아닐 수 없었다. 하나하나 알고 배우게 되면서 세계화의 맹점이 보이고, 더 나은 세계화가 되었으면..좋겠다 하고 공감을 점점 하고 있는데, 이렇게 떡하니 수많은 그리고 어려운 이야기가 한꺼번에 쏟아져서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또 배운 것! :)

특히 '경제세계화'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고 있는데, 그것은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본다. 좀 더 많은 세계 사람들이 골고루 경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세심히 신경쓰고 고려한 부분은 참 좋았다. 하지만 그 외 정치, 문화, 보건복지 등의 분야에 관한 비판과 대안은 제시가 덜 된 것 같아 아쉬웠던 것. 

그래도 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세계화가 비판받아 마땅한지, 세계화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대안의 세계화를 위해 개인으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 배우고 생각해보게 된 게 어디야..라고 위안을 삼는다. 크게 바랄 것 없이, 이 책을 읽고나서 현 세계화에 대해 비판의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기만 해도 큰 수확일 터. 

나도 그렇고. 예전에는 세계화 - 세계화의 단면인 FTA, IMF 등에 왜 반대를 하는건지,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 확실히 '현재 세계화로는 안된다. 대안의 세계화를 향해 나아가야한다'라고 외칠 수 있는 것. 그렇다고 내가 꽉 막혀 있다거나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세계의 한 시민으로서. 목소리는 낼 수 있지 않은가.

불가능이란 없듯이, 어렵고 힘들어도 하나하나 차근차근 함께 노력하며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작은 노력의 결실들이 모아져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진정한 세계화 ㅡ 더 많은 사람들이 고루 잘 살 수 있는 세계를 위하여! 세계는 소수의 것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기에.. 

당연히,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PS) IMF 외환위기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어쩌면 필연적으로 일어났다는 것 - 그것도 경제가 아주 불안정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또 IBRD 총재는 항상 최대주주인 미국이 임명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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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수명을 결정한다
마이클 마멋 지음, 김보영 옮김 / 에코리브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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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회가 발달하고 개발도상국들의 위상도 점점 높아짐에 따라, 인간은 '삶의 질'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보건'에 관련된 문제이다. 웰빙 바람은 진작부터 불었고, 수명도 길어지고 있으며, 노년층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현대인들의 중요 관심사인 '건강'과 '수명'. 이러한 관심사에 관해 '마이클 마멋'이라는 학자는 당당하게도 '사회적 지위'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는 「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수명을 결정한다」라는 책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이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건강과 수명을 결정하는 게 바로 '사회적 지위'라고 본다. 즉,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건강해지고 수명도 늘어난다는 것. 이러한 현상을 그는 '지위 신드롬'이라고 보았다. 물론 현대인들이 더 건강해지기 위해, 더 오래 살고 싶어서 사회적 지위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일차적인 목표는 '돈'이지 머. 다만 건강과 수명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일 게다. 하지만 그게 어딘가, 누구는 더 건강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고, 누구는 더 오래 살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데.

그러면서 조목조목 실례와 조사, 그리고 비교 연구 등을 통해 왜 자신의 주장이 옳은지를 설명한다. 그래서 읽다보면 약간 지루한 감도 있는게, 자신의 그러한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실려 있는 매우 방대한 통계와 설명, 사례들, 근거들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이야기는 하나로 연결된다 -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게 좋다라고.

그의 의견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한다. 교육을 더 받고, 사람들에게 좀 더 높임을 받으며, 스트레스를 덜 받고, 건강과 관련된 매체나 물품들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들이 분명 더 건강하고 오래 살 게다. 그렇지만 약간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돈도 잘 벌고 잘 나가는 사람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살기까지 한다니, 너무하지 않은가. 장수국가 일본은 참 좋겠다-

그나마 '개발'과 관련하여 눈에 띄었던 부분은 인도의 '케랄라 주'. 참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자유로서의 발전」에서도 독특한 곳으로 소개되더니, 여기에서도 긍정적인 곳으로 소개된 것. 빈곤의 측면에 있어서는 다른 곳보다 더 빈곤하지만, 보건의 측면에서는 더 건강하고 사망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매우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렇게 개발에 있어서도 '빈곤 퇴치'의 측면에만 치우칠 게 아니라 '빈곤 퇴치'와 '보건 개발'을 동시에 행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는지.

또한 외로운 사람들, 경제적 위기를 느끼는 사람들, 스트레스를 더 받는 사람들, 사랑을 덜 받고 자라나는 사람들이 덜 건강하고 덜 산다는 주장도 흥미로웠다. 반면 상을 받은 사람들, 안전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 상대적 빈곤에서 상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덜 산댄다. 머, 결국에는 이거네. 어릴 때부터 화목한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고 자라나고, 훌륭한 교육을 받고 자라나서 반듯한 직장을 가지고 결혼 생활도 잘 꾸리고, 직장 생활도 훌륭히 해내어 승승장구하어 승진하면, 이렇게 해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 최고로 건강하고 오래 살게 되는 거네. 말이야 좋지...... 그게 쉬운가?!

암튼 동의는 하면서도 마음으로 와닿지는 않은 것 같다. 머, 그래도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 수 있는 비법은 발견했으니까.ㅋ 수명은 별로 욕심 없는데 더 건강하고 싶은 건 누구나의 바람일듯! 진짜, 더 건강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지위 높이기 위해 용써야하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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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빈곤, 누구의 책임인가? - 세계의 빈곤 World Poverty 아주 특별한 상식 NN 2
제레미 시브룩 지음, 황성원 옮김 / 이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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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교류나 협력, 통상 및 봉사 등 국제 분야에 관심 있는 나. 특히 GSU 활동을 통해 '개발'에 대해 알고 싶은 나의 눈에 띤 책이 있으니, 바로 「세계의 빈곤, 누구의 책임인가?」이다.

책은 우선 현재 전세계에 빈곤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가 그 실태를 보여주고, 또한 빈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에 대해 과연 좀 더 현실적인 정의는 어떤 것인지를 제시하며, 어떻게 빈곤해지는지, 또 이러한 빈곤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등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빈곤' 문제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역시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그 동안 많이 몰랐구나.. 하는 것이다. 정말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진리이듯이, 우선 알아야 어떻게 대처를 하든 방법을 찾든 할 게 아닌가. 그 동안의 막연한 '빈곤'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점 사회가 발전하고 세계화를 외치며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커져만가는 현대 사회에서 왜 빈곤은 끊이지 않는가 등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빈곤'하면 단순히 '가난함'이나 '살기 힘듬', '고통', '절망' 등만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좀 더 살펴보면 빈곤의 뒤에는 반드시 빈곤을 바탕으로, 빈곤을 뒤로 하고, 빈곤을 짖밟고 부유해진 '부유한' 사람들이 있고, 더욱 가관인 것은 빈곤한 사람들은 더욱 빈곤해지는 반면 부유한 사람들은 더욱 부유해진다는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격차가 점차 심해지는 현대 사회의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빈곤에도 절대적 의미와 상대적 의미가 있다고.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도 느낌이기 때문에 다분히 상대적이다. 부유한 사람도 자신보다 더욱 부유한 사람과 비교하거나 원하는 것, 욕심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빈곤하다고 느낄 수 있고, 반면 보기에는 가난해보여도 소박하고 검소한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ㅡ 특히 토착민이나 원주민들에게 빈곤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의견에 무척 동감이 갔다. 그러니 그 누가 과연 함부로 '빈곤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현대에 만연한 빈곤의 정의에 대한 반성도, 빈곤이 생기게 되는 원인도,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주체도 바로 '부유한' 자들에게 모아진다. 이제 빈곤에서 벗어났으니, 빈곤 타파를 위해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해야 할지어다. 빈곤이라는 것을 애초에 모르고 태어났을지라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얼마나 현재 빈곤 문제가 심각하고 세계화는 이러한 빈곤 문제를 배제한 채 나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부유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나 그래도 빈곤 해결을 위해 애썼다고 생각하는 주체들은 불편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게 이 책을 잡은 것부터가, 불편해하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닐는지. 시작이 반이다'라고, 시작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빈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대한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진정한 세계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을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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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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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바뀌는 순위들이 있다. 빌보드 차트, 박스오피스, 베스트셀러 순위 등.. 나는 예전에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았는데,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제목을 가진 책이 있었다. 바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세계일주에 관한 내용이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바로 저자가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긴급구호에 힘쓴 내용이 실감나게, 피땀 어린 듯 서려 있는 것이다.

저자 '한비야'는 이 책 이전에도 유명했나보다. 세계일주를 하고 쓴 책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부터 중국에서 지낸 생활담을 쓴 「중국견문록」까지. 분명 매력적인 책임에 분명하다. 아무튼 나는 그 동안 이 분에 대해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그녀가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됨과 동시에 세상이 알려지면서 알게 되었다. 나도 무척 관심있는 '봉사'와 관련된 이야기라 더욱 기대를 갖고 보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그녀는 역시 소문대로 대단했다. 세계일주도 부럽지만 긴급구호를 하면서 정말 열정을 내뿜고 가슴 뜨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또 글까지 잘 쓴다는 게! 정말 좋아 보였던 것. 물론 저자 자신은 일하랴, 글쓰랴 힘들었겠지만-_-; 이 작품 하나의 여파가 장난 아닌 걸 보면, 분명 그녀도 보람을 느낄 게다.

아무튼 저자는 월드비전에 급작스레 스카웃되어, 긴급구호 현장에 뛰어든다. 평소부터 그녀가 해보고 싶었던 것.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지. 그래서 아프가니스탄·말라위·잠비아·이라크·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네팔·팔레스타인, 그리고 쓰나미 참사 현장에 북한까지 두루 다니면서 도움을 주는 데 여념 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 현장에서 신참이라 잘 모르지만, 실수하지만 굴하지 않고 하나하나 계획대로 해 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해지고 마치 내가 도움을 준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그녀가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분명 글로써만 그러한 현장이 있구나, 정말 그렇게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지구상에 엄청 많이 있구나, 그러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많은 곳에서 노력을 하는구나.. 하고 깨닫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동감이 모이면 크게 불어나듯이, 그녀의 책이 베스트셀러에까지 올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것만도 고무적이다. 그녀가 참 대단하고 느껴지는 또 하나의 대목이다.

막연하게, 나도 한비야 씨처럼 세계를 누비면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 내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을 해봐야지.. 하고 마음도 먹어본다. 우선 당장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국제교류 혹은 국제봉사니까 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좀 더 공부해야겠다. 이번 책을 통해 더욱 확실히 마음을 다질 수 있었고 어떤 현장에서 어떠한 일을 하는구나 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정말 외국을 나가봐도, 이렇게 최빈국의 사정이 어떠한지 나와 있는 책을 읽어봐도 한국이 최고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욕심과 만족은 끝이 없기에 불평도 해보지만, 나는 이미 받은 것이 많기에, 나눠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꼭 나의 몸과 마음을 다해서 도움을 주고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나중에 내가 정말 관련된 일을 한다면, 이 작품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한비야, 그 분이 느끼게 해준 것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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