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나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공원에 들렀다. 잠시 상념에 잠기기 좋았다. 손에 책 한 권 들었더라면 어땠을까…
수백 년 수령을 자랑하는 듯 하늘을 덮고 뻗어있는 가지에서 나뭇잎이 바래서 떨어지는 광경을 보았다. 지난 여름이 짙은 녹음과 함께 거기에 머물렀음을 기억하기에 땅 위에서 나뒹구는 나뭇잎이 저문 여름의 흔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풍경 속 벤치가 놓여 있는 자리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검은 빛 나는 나뭇가지 곁에 나의 그림자도 잠시 드리웠다가 파란 하늘이 그리워 다시 나의 길을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