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개 그림책 도서관
에릭 로만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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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릭 로만 글. 그림 / 김소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소년 거스에게는 엘라라는 오랜 친구같은 반려견이 있었어요.

어느 날 보름달이 뜬 밤, 엘라는 거스에게 자기가 오래 못 살 것 같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함께 있을 거라 약속하지요.

엘라가 죽은 후 거스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지만 꿋꿋이 자기 할 일을 해나갔어요. 

핼러윈 데이엔 해골 분장을 하고 사탕을 얻으러 돌아다녔죠.

어두워져 집으로 오는 길에 공동묘지서 해골군단을 만난 거스는 그들에게 잡아 먹힐 위기에 처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때, 그들 앞에 엘라가 나타났어요.

겨우 개 한마리냐 빈정거리는 해골군단에 거스와 엘라는 온 힘을 다해 가장 큰 소리로 함께 짖고 잠시 후 그들에겐 다른 친구들이 또 찾아온답니다.

 

핼러윈데이에 다시 찾아온 친구 엘라와 엘라의 등에 손을 얹은 거스, 보름달 아래 앉아 있는 둘의 모습이 참 다정하지요?!! 

엘라가 거스에게 죽음을 예견하고 영원히 함께 있을 거라 말하던 밤도 꼭 그 모습이었어요.

"보름달 아래에서 한 약속은 깨지지 않아."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했던 엘라는 거스에게 자기가 죽더라도 언제나 거스와 함께일거라 말합니다.

그리고 약속대로 어려움에 처한 거스를 구하러 가장 먼저 나타났지요.  

아이들에게 반려동물의 죽음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입니다.

작은 곤충 한 마리를 키우더라도 죽었을 땐 꼭 눈물을 보이던데 인간과 교감이 많은 반려동물은 가족이나 친구같은 존재로 그 상처도 깊고 큽니다. 하지만 엘라와 거스는 죽음이 영원한 헤어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를 지켜주는 무한한 사랑과 의지임을 보여 줍니다. 그런 면에서 거스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에게는 이 동화가 어떤 위로가 될거 같네요.

 

이 책에서는 표지서부터 본문까지 파란색이 주조를 이루어요.

쉽게 접하기 어렵던 색인데 차분하면서도 밝지 않은 색이 신비로운 밤의 느낌을 잘 살리는거 같아요.

각 페이지의 검정 틀과 함께 판타지와 공포가 공존하는 시간과 그로 인한 긴장감도 느껴지고요.

해골들이 거스의 주위를 둘러싸고 무덤에서 나오는 장면은 공포스럽지만 이내 춤추고 노래하고 껄껄웃는 해골들은 귀엽기까지 해요.

그리고 개들에 쫓겨 달아나기 바쁜 해골들과 뼈다귀를 물고 집으로 돌아가는 개들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지요.

큰아이가 읽고선 '재밌으면서도 슬픈 이야기'라 하는데 가장 짧으면서도 정확한 리뷰가 아닐까 싶어요..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무섭지 않고 또 유머가 크지만 슬픈 여운이 오래 남으니까요. 

 

며칠 전 핼러윈데이라고 동네서도 꼬마아이들이 유령이나 마녀복장을 하고 돌아다니더군요.

큰아이도 수업시간에 할로윈 파티가 있다며 가면을 챙겨가기에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하나 했는데 하교해 와선 선생님께서 따로 자료를 준비해 알려주셨다고 해요.

아이들에겐 갖가지 유령분장을 하고 사탕파티를 하는 날쯤으로 기억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그 의미를 이해하는 폭도 점점 자라는거 같아요.

[뼈다귀 개]는 핼러윈데이를 배경으로 해서 핼러윈데이의 의미 뿐만 아니라 거스와 엘라의 따듯한 교감을 보여준답니다.

판타지, 권선징악의 메시지까지 잘 어우러져 쌀쌀해지는 날씨에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거 같아요. 

 

 

책 표지를 열면 가장 먼저 뼈다귀를 문 엘라를 만나게돼요.

그리고 바로 뒷장엔 뼈다귀 개가 된 엘라가 있답니다.

트레싱지에 그려진 엘라를 신기해하며 종이를 들춰 보길래 책놀이로 따라해보자 했어요.

 

 

 

 

트레싱지를 사러 갈까 하다가 종이호일이 생각나 꺼내 보았는데 종이질감이나 투명도가 비슷하더라구요.

해골들이 개 짖는 소리를 듣고 달아나는 책 그림을 복사하고 그 위에 종이호일을 올려 그림을 그렸어요.

지금은 해골이지만 엘라처럼 이들도 다른 누군가였을꺼라 하며 상상해보라 했지요.

 

그림을 그리고선 작은 해골은 마법사이고 가운데 해골은 달리기 선수였던 여자아이라 합니다.

마법사는 여유롭지만 마지막 해골은 잡힐까봐 겁이 잔뜩 났다 하네요.  

연필로 그려서 얼굴 색칠이 번질까 싶어 종이 뒷면에 색칠을 하게 했더니 채색한거 보다 좀 가라앉은 색이 나왔어요.

아래 종이엔 해골들이, 위로는 사람들이 달리기경주를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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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태평 금금이의 치매 엄마 간병기 우리 이웃 그림책 2
김혜원 글, 이영경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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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돌아볼수록 미안하고, 고마워요.

암것도 모르던 내가 이제 참말로 우리 어매 사랑한당게요.'

책 첫 장에 쓰여진 작가의 글이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도 이글을 보았는데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마음이 좀 다르다.

누구라도 책을 읽고서 이 글을 본다면 작가의 마음이 더 애틋하고 가깝게 다가올 것 같다. 

작가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간병한 경험으로 쓴 이 이야기는 작가의 실제 삶이기도 하지만 지극정성으로 자식들을 키워주신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계신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어기 충청 전라 어름에 쪼글 할매가 살았는디, 딸도 없이 아들도 없이 영영 혼자라.'

이야기는 충청 전라쪽에 홀로 사는 쪼글할매의 등장으로부터 시작된다.

첫 페이지는 나물을 다듬다 말고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 할머니의 방안 풍경이다.

이 장면을 보자니 문득 <넉 점 반>의 할아버지 가겟방이 생각났다.

이 책을 그린 이영경 작가의 또 다른 그림책이기도 한 <넉 점 반>, 할아버지 방에 비해 할머니의 방안 살림은 휑하고 소박하기만 하다. 

덩그러니 벽에 걸린 효자손이며 요 위에 놓인 베개 하나..

자식 하나 있었으면 하는 할머니의 간절한 마음과 착한 성품을 이영경 작가는 텔레비젼 화면에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와 가축과 온갖 짐승을 챙기는 할머니 모습으로 그려 놓은 것 같다.

 

지성이면 감천이랬든가,,

어느 날 하늘에서 씨앗 하나가 떨어지고 마당에 심으니 커다란 박이 되어 금금이가 태어난다.

금쪽같이 귀하다고 지어진 이름 금금이...할머니는 금이야 옥이야 딸 금금이를 지극정성으로 키운다.

하지만 할매가 쓸고 닦고 힘겹게 일을 할 적에도 금금이는 방안에서 태평하게 놀고 먹는 게 일일뿐.. 나이가 먹어도 좀체 자라질 않는 것은 비단 키 뿐만이 아닐 것이다. 

세월이 흘러 할매가 치매기를 보이기 시작하고 금금이가 할매 대신 어설픈 살림을 시작한다. 

얼마나 어설픈지 밥이 칠층 팔층밥, 숯덩이밥, 떡답, 꼬두밥.. 때때마다 다르고 흰빨래는 검게 빨고 검은 빨래는 희게 빤단다.

살림솜씨가 나아질 무렵 이번엔 쪼글할매가 흔적없이 사라진다.

할매를 찾아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작은 아이였던 금금이는 할매를 찾아가는 도중 몸과 마음이 훌쩍 자란다.

큼지막하던 신발이 어느새 발에 꼬옥 맞게 그려진걸 보면 빙그레 웃음지어진다.

이것 뿐만 아니라 금금이가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 장면은 처음 쪼글할매가 텔레비젼을 보는 장면과 또 할매가 가래떡을 베고 있는 장면은 금금이가 가래떡을 베고 있는 장면과 오버랩되는데 서로 닮은 이 두 모녀의 모습에서 이영경 작가의 재치가 엿보였다.

 

마침내 낯선 동네서 극적으로 엄마를 찾은 금금이는 엄마를 업고 집으로 돌아간다.

금금이를 업어 키우던 쪼글 할매가 이제는 아기처럼 작아져 금금이의 등에 업혀 있는 장면은 좀 슬프고 아릿했다.

쪼글 할매가 제대로 먹을거 못먹고 힘들게 자식들을 키워낸, 지금은 힘없이 늙은 우리들의 어머니같아서다.

이제 치매인 쪼글 할매는 어린 아기로 금금이는 쪼글 할매의 엄마처럼 할매를 돌본다.

아무 걱정없이 엄마가 해주는 밥먹고 돌봄을 받던 금금이는 엄마를 돌보며 비로소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둥둥둥 우리 어매 어화둥둥 우리 어매 오줌싸서 이쁘고 똥을 싸서 이쁘고,

어매도 나 키울 제 내가 이리 이뻤던가. 똥거름이 풍년이니 올 농사는 풍년일세."라고 말하는 장면엔 울컥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충청 전라 어름에 사는 쪼글할매 이야기는 고향이 서천인 작가님의 입말을 빌어 살아난 듯 하다.

'~는디', '얽어배기 찍어배기', '넌출넌출', '따수워'..

고향이 군산인 나에게는 익숙한 말도 많고 또 자연스레 입말처럼 글이 읽혀져 좀 더 친근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읽다보면 운율에 맞춘 노랫글처럼 글에 장단이 있어 우울함 대신 경쾌한 기분이 더해진다.

옛이야기 그림책을 보는 듯 정겨우면서도 무언가 가슴에 뜨끈한 것이 생겨나는 책이었다.

'치매 엄마 간병기'라는 묵직한 주제는 아이들이 혼자 보아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이 그림책을 보면서 가족과 부모, 그리고 공경과 효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보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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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 딱지와 삼총사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66
신채연 지음, 김효주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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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학원과 태권도를 다니는 동안 집에 돌아오는 아이들 손에는 달란트와 쿠폰이 들려 있었다.

일년에 한두 번, 그동안 모았던 쿠폰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달란트 잔칫날을 아이들은 무척이나 설레며 기다렸다.

엄마 눈에는 그냥 문구점 가서 이삼천 원 실컷 쓰게 하는 거나 비슷할거 같은데 아이들 입장은 그게 아니다.

무슨 훈장이라도 되는 양 몇 번을 세어 가선 전리품마냥 물건을 챙겨오는 아이 표정은 세상 부러울 게 없어 보였다. 

그러니 티라노 딱지와 삼총사 이야기 속에서 아이의 마음과 표정이 절로 느껴졌다.

 

태권도장에 다니는 동민이도 태권도장에서 상으로 주는 참멋쿠폰을 받아 냉장고 쿠폰판에 붙일 때 부자가 된 것 같이 신난다.

열 개를 모으면 학원앞 분식점에서 좋아하는 분식으로 바꿔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가위바위보로 쿠폰따기가 유행하고 동민이와 쌍둥이들도 공룡딱지에 쿠폰을 붙여 딱지치기를 하게 된다.

그런데 동민이가 쌍둥이 남매의 딱지와 쿠폰을 모두 따게 되면서 삼총사의 사이는 서먹해진다.

거기다 분식점에서 참멋쿠폰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동민이는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 깨닫는 시간을 갖는다.

 

처음 동민이는 참멋쿠폰을 모으기 위해 태권도에 열심이고 쿠폰 모으는 재미를 느끼지만 딱지치기로 쿠폰을 쉽게 얻게 되면서 태권도에 불성실해진다. 하지만 이내 직접 노력해서 쿠폰을 얻었을 때와 다른 기분을 느끼면서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동화에서는 '진정한 성취감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결과보다 소중한 것이 과정에 있음을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끌어간다. 

한편 동민이가 처음 쿠폰을 모으려했던 이유는 삼총사가 함께 맛있게 분식을 사먹으려 했던 것인데 쿠폰이 오가는 딱지놀이로 인해 친구관계가 불편하고 어색해진다. 그리고 늦게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지만 전과 같은 관계를 회복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의 교우관계는 사소한 것으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때론 서운해하거나 멀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의도하지 않았던 갈등이 일어났을 때 먼저 손을 내밀어 화해하려는 동민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기 맘처럼 쉽게 다가오지 않고 새침한 모습을 보이는 친구에게 끝까지 자기 진심이 닿게 노력하는 동민이에게서 진짜 용기란 무엇인지 느껴졌다.

동민이와 삼총사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생활 속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사소한 갈등이라도 고민하고 속상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른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삼총사 엄마들이 제안한 새로운 참멋쿠폰처럼 자연스럽게 아이들 사이를 다시 돈독하게 다져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이며 딱지와 쿠폰이 등장한다.

저학년 또래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것들이라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친근감을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동민이를 통해 친구 사이에 무엇이 소중하고 또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하는지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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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나중에 할게!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64
박혜숙 지음, 심윤정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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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를 높게 쳐들고 꿈속을 헤매는 남자아이 모습이 꼭 아침잠 많은 우리딸을 보는 것 같다.

날씨가 추워지니 그렇잖아도 늦잠꾸러기인 딸아이 기상시간이 점점 늦어진다.

"5분만 더, 1분만 더"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느라 등교시간에 쫓기고 결국은 내 잔소리도 늘어진다.

빨리 밥먹고, 빨리 양치하고, 빨리 옷입고, 빨리빨리~~

 

아이들과 책을 보다보면 우리집 이야기인거 같아 공감가고 친근해지는 책들이 있다.

이 책에서도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생활 그리고 심리가 그대로 잘 드러난다.

아마 아이들 키우는 집이라면 하루에도 여러 번 이 말이 들릴 법 한데..

"알았어 나중에 할게", "조금만 이따가"

책 속 주인공 오미루의 말에 아니나 다를까, 미루 엄마 입에서도 "빨리빨리" 폭풍잔소리가 쏟아지고 있어 웃음이 났다.

거기다 주인공 오미루는 얼마나 미루기를 잘하면 이름도 '미루'냐고.. 딸아이 말에 한 번 더 웃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미루는 그야말로 미루기 대장이다.

늘 꾸물거리고 무슨 일이든 미루다 결국은 대충해버리고 마는 게 다반사다. 

정리정돈은 커녕 학교 숙제나 준비물도 안챙기기 일쑤이고 그러니 자연 말썽이 생긴다 .

미루네 엄마는 미루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이런 습관이 점점 심해지고 행여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미움을 살까 걱정이다.

엄마의 제안으로 게으름을 고치는 학원에 다니게된 미루는 첫날부터 버스를 놓치고 반대로 게으름뱅이로 만들어주는 학원에 가게 된다.

학원에서 최고의 게으름뱅이가 되는 방법들을 배우고 그곳에서 우등생까지 되지만 미루는 자신의 게으름때문에 집과 학교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그것이 좋지 않은 것임을 스스로 느끼게된다.      

 

미루를 보자면 아이들의 깨달음은 엄마의 잔소리가 아니라 커가면서 스스로 겪는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 같다.

이 책은 아이들의 성장이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경험하고 깨달아가는 과정임을 말해준다.

친구들에게 게으름뱅이라 놀림을 받고 최고의 게으름뱅이가 되기위해 애쓰던 미루도 결국은 그것이 자신을 망치는 병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고쳐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아홉 살, 또래 아이의 생활과 생활습관을 잘 표현하고 미루의 관점에서 쓰여진 글이라 편하게 읽혀졌다.

그림이 많은데다 주인공의 행동이나 표정그림들이 익살스러울 만큼 재밌게 표현되어 그림책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론 미루보다 미루엄마의 마음을 공감하며 보았던 책.

그래서 이 책에서 웃음 뿐만 아니라 게으름보다 좋은 부지런함도 찾았으면 하는 게 솔직한 엄마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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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3D The Collection Ⅱ
마리옹 바타유 지음 / 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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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리옹 바타유'..

먼저 본 [10]과 이 책을 만나면서 알게된 작가지만 그의 이름이 익숙해질만큼 그의 작품들은 기발하고 세련된다.

우선 두 권 모두 정열적인 느낌을 주는 빨강색의 표지를 썼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 책도 [10]과 같은 스타일의 팝업북이다.

숫자 대신 알파벳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앞의 10보다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빨강, 검정, 흰색이 조합된  책 제목이 돋보이는데 책표지 속에 알파벳들이 본문의 그림이란 걸 나중에 알았다.  

A부터 Z까지 알파벳 순서대로 각각의 글자들은 팝업형식을 만나 다른 조형적인 이미지를 선보인다.

평면의 종이가 오리거나 붙인 장치를 이용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흥미롭다.  

무턱대고 한 번 해보고 싶단 생각이 불끈 들 정도로 말이다.

 

글자들은 팝업으로 올라오거나 장치를 통해 움직이며 모양이 바뀌기도 한다.

표지를 열면 가장 먼저 'A'가 도드라져 나오는데 검정색 지면에서 하얗게 돋아 올라오는 글자가 마치 건축물 모형처럼 보였다. 

'B'는 양쪽 면을 완전히 펼 때 오른쪽 페이지로 슬며시 밀려 나오고  'C'와 'D', 'E'와 'F'는 한 페이지에서 각각 번갈아 모습을 나타내는가 하면 페이지 한 장을 경계로 장치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작가의 치밀함이 느껴졌다.

이 외에도 서로 글자 형태가 비슷한 경우 가령, 'i'와 'j', 'O'와 'Q' 'P'와 'R'은 한 페이지에서 동시에 실려 있기도 하다. 

'V'와 'W'는 비치는 종이를 덧대어 거울효과를 이용해 만들었고 'M','N','Z'는 세로로 우뚝 세워진다.

회전하는 두 동그라미가 있는 'S'와 가느다랗게 오려 모양을 꾸민 'U'는 알파벳들 중에 가장 으뜸!!

어떻게 만들었을까 요리조리 살펴 보느라 오랫동안 우리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비슷한 구성이 겹치기도 하지만 일단은 다른 책들과는 확연한 다름을 가진 책이다.

색과 모양에서 느껴지는 생동감도 즐겁다.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이해의 폭은 다 다르겠지만 이 책은 읽는 책이기도 하면서 보는 책이라 하고 싶다.

우리가 알파벳이란걸 인지하면서 글자를 하나하나 읽어가지만 우리의 시선은 알파벳이 가진 조형적인 형태에 시선이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구조나 장치에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이냐 예술작품이냐 별다른 경계는 없다. 그냥 보는 이의 눈높이대로 보고 즐기면 되는 것.

마리옹 바타유의 치밀함과 기발함에 여느 부자가 부럽지 않을 만큼 그림책을 보는 기쁨과 소장한 기쁨을 누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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